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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영, 연락처 5천개…24년 무대 힘 보였다

김호영이 ‘백반기행’에서 연락처 5천개와 24년차 뮤지컬 배우의 예능 감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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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영, 연락처 5천개…24년 무대 힘 보였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 연락처 5천개라는 숫자보다 더 눈에 띄는 장면을 남겼다. 지난 14일 방송된 352회 ‘끌어올려~ 텐션 만렙 김호영의 맛의 무대’ 편에서 그는 허영만과 서울의 식당을 찾으며 특유의 빠른 말맛과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함께 보여줬다.

방송의 화제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가 5천개가 넘는다는 고백에서 시작됐다. 김희선, 엄정화 같은 대중 스타부터 41세 차이가 나는 배우 박정자와의 친분까지 언급되면서 ‘인맥왕’이라는 별명이 다시 붙었다. 다만 이 장면이 단순한 숫자 자랑으로만 소비되면 김호영의 진짜 강점은 가려진다. 낯선 사람과 금세 온도를 맞추고, 상대가 던진 말을 곧바로 장면으로 바꾸는 감각이 이번 회차의 핵심이었다.

연락처 5천개보다 컸던 즉석 대응

허영만이 “홈쇼핑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다”고 말하자 김호영은 망설이지 않고 돈가스 판매 상황극을 펼쳤다. 예고 영상에서도 강조된 높은 에너지와 빠른 반응은 식당 탐방이라는 잔잔한 형식 안에서 리듬을 만들었다. 서울중앙시장에서는 허영만을 알아본 시민들의 인사가 이어졌고, 김호영은 옆에서 분위기를 정리하며 즉석 팬 사인회처럼 장면을 이어갔다.

이런 움직임은 예능에서 흔히 말하는 ‘텐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김호영은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했고, 공연 전문 DB에도 ‘렌트’, ‘킹키부츠’, ‘맨 오브 라만차’, ‘아이다’ 등 여러 작품 이력이 남아 있다. 특히 ‘렌트’의 엔젤 역은 20년 넘게 그의 이름과 함께 불린 배역이다. 무대에서 관객의 호흡을 읽어온 시간이 방송의 즉흥 상황에서도 그대로 작동한 셈이다.

예능에서 더 선명해진 배우의 출발점

김호영은 예능, 홈쇼핑, 유튜브까지 활동 폭을 넓혀 왔지만, 그의 말과 몸짓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결국 배우로서 쌓아온 기본기와 맞닿아 있다.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과 장면을 살리는 것은 다르다. 이번 ‘백반기행’에서 김호영은 음식을 소개하고, 허영만의 질문을 받아치고, 시장 사람들의 반응을 연결하면서 한 회차의 분위기를 혼자 튀게 만들기보다 흐름 안으로 끌어왔다.

그래서 연락처 5천개는 결과에 가깝다. 오래 무대에 서며 사람을 만나고, 방송과 홈쇼핑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쌓아온 관계가 숫자로 드러났을 뿐이다. 다음 관전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김호영이 앞으로 어떤 예능에 나오느냐보다, 배우 김호영의 무대 감각이 새 프로그램과 새 캐릭터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살아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By 차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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