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탈을 쓴 늑대, 골프 GTI
ⓒvolkswagen 양의 탈을 쓴 늑대. 설레는 그 이름, 골프 GTI 글 주영삼 빈자의 포르쉐. 핫해치. 아우토반의 혁명. 폭스바겐 소형 해치백 골프의 고성능 버전 ‘GTI’에 붙는 수식어다. 골프 GTI는
양의 탈을 쓴 늑대. 설레는 그 이름, 골프 GTI
글 주영삼
빈자의 포르쉐. 핫해치. 아우토반의 혁명. 폭스바겐 소형 해치백 골프의 고성능 버전 ‘GTI’에 붙는 수식어다. 골프 GTI는 페라리처럼 섹시하지도, 포르쉐처럼 완벽하지도, 람보르기니처럼 아우라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외모는 지극히 평범해 빈자의 포르쉐라는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 도통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976년 처음 세상에 선보인 이후 꾸준히 세대를 거듭하고 있으며,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꼭 타봐야 하는 자동차 리스트에 올라 있다.
전륜구동 펀카의 정석. 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롤 모델로 삼는 해치백. 다가오는 2021년은 골프 GTI가 탄생한지 45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골프 GTI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MK1 GTI (1976-1983)
골프 GTI의 컨셉은 스포티한 섀시에 강력한 엔진을 얹은 경량 콤팩트카였다. 1976년 세상에 선보일 때만 하더라도 시속 182km를 달리는 GTI 모델이, 골프를 대표하는 스포츠카로 발전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8L 엔진을 장착한 GTI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9.2초면 충분했고, 외관은 플레어 블랙 휠 아치, 블랙 플렘리아 윈도, 레드림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GTI만의 외모를 완성했다. 인테리어또한 블랙 스포츠 시트와 스포츠 스티어링 휠, GTI 전용 기어 시프트 레버 노브 등을 적용해 오너로 하여금 실내에서도 일반 골프가 아닌 GTI를 탄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MK2 GTI (1984 - 1991)
골프 2세대 GTI는 107마력에서 160마력까지 다양한 출력을 발휘하는 5종류의 엔진을 탑재했다. 1986년, 16 V 엔진이 적용된 모델은 139마력을 발휘해 최고 속도 208km/h에 달했으며, 1990년 출시된 GTI G60은 더욱 강한 160마력을 발휘해, 핫해치라는 명성에 걸맞은 동력 성능을 보여주었다.
외부 디자인은 1세대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고, GTI 마크가 좀 더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내 또한 1세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시트, 블랙헤드 라이너, 4개 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구성되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MK3 GTI (1991 - 1997)
1991년 GTI 3세대 모델이 세상에 등장했다. 2세대의 상징이던 더블 헤드라이트는 아쉽게도 하나의 헤드라이트로 변경됐다. 파워트레인은 115마력 모델로 처음 시작됐으며 1년 후, 2리터 4밸브 엔진을 탑재해 150마력을 발휘했다.
엔진 마력으로 보면 2세대 모델 대비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포츠카에 걸맞은 섀시로 운동성능은 오히려 증가했다. 또한 이 시기에 골프는 디젤 엔진을 적용한 TDI 모델이 생산되기 시작됐다.
MK4 GTI (1998 - 2003)
1998년 등장한 4세대는 더욱 다양한 엔진이 적용됐다. 170마력을 발휘하는 TDI 엔진부터 2.3 리터 5기통까지 모델까지 선보였다. 또한 이 시기에 3.2리터 엔진을 적용한 R32라는 4륜 구동 핫해치가 탄생하는데, 이는 현재 폭스바겐 고성능 디비전 R의 기원이다.
디자인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GTI 모델을 상징하는 레드 스트라이프의 미적용이다. 물론 폭스바겐은 아쉬운 부분을 BBS 알루미늄 휠과 레카로 스포츠 시트 등으로 달래주었다. 이 시기에 폭스바겐은 GTI 25주년 기념 모델을 3000천 대 출시하는데, 마니아들 사이에서 ‘Jubi-gti’라고 불렸다.
MK5 GTI (2004 - 2008)
2004년 가을, 폭스바겐은 5세대 GTI를 발표하면서 클래식의 부활을 강조했다. "그때는 이미 남성이었던 소년들을 위해"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우리가 아는 그릴 주변에 빨간색 띠를 머금은 GTI를 내놓았다. 디자인은 이전 세대보다 더 유해졌으며, 벌집 모양의 그릴을 적용했다. 또한 새로운 GTI 전용 휠을 장착했다.
파워트레인은 2리터 TFSI 엔진과 6단 DSG 미션을 조합해 200마력을 발휘하였으며, 불과 6.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했다. 또한 최고 속도는 235km/h에 달했다. GTI 30주년을 기념하는 ‘30’ 에디션은 더 강력한 230마력을 발휘했으며, 최고 속도는 245km였다.
MK6 GTI (2009 – 2012)
6세대 골프 GTI는 더욱 강해져 돌아왔다. 차량의 셋업은 독일의 전설적인 레이싱 드라이버 Hans-Joachim Stuck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TFSI 엔진과 6단 DSG 미션이 조화를 이루어 210마력을 발휘했으며, 최고 속도는 240km/h에 달했다.
5세대 모델 대비 가장 큰 발전은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XDS)의 적용이다. 6세대 GTI는 전륜구동 스포츠카의 약점인 언더스티어를 억제하기 위해, 기계식 LSD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XDS를 적용해 코너링 성능을 향상시켰다. 그리고 GTI 35주년을 맞이해 내놓은 ‘35’ 에디션은 최고출력 235마력으로 최고 속도 247km/h, 제로백은 6.6초를 달성했다.
MK7 GTI (2013 - 2020)
GTI 7세대는 2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기본 모델은 220마력, 퍼포먼스 모델은 230마력이다. 섀시에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플랫폼 MQC가 적용돼 이전 모델 대비 최대 42kg가 경량화되었다.
2015년에는 290마력을 발휘하는 골프 GTI 클럽 스포츠가 출시됐다. 시속 100km까지 달리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단 5.9초였다. 그리고 1년 후, 폭스바겐은 310마력을 발휘하는 Golf GTI Clubsports S 모델을 출시해 전륜 구동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MK8 GTI (2020)
8세대 골프 GTI는 2020년에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콤팩트 스포츠카의 전설을 계승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245마력을 발휘하는 엔진과 7단 DSG 미션을 품어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 제로백은 6.3초다. 이런 비약적인 성능 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GTI는 자신을 상징하는 빨간색 띠를 두르고 있으며,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있다.
40년 넘게 이어온 GTI의 혈통은 더 이상 '가난한 자의 포르쉐'가 아니다. GTI를 탄다는 것은 폭스바겐을 소유한 것이 아니며, 골프를 구매한 것도 아니다. GTI는 GTI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