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에이버리, 아내와 새벽 화재로 숨졌다
'올 마이 칠드런' 배우 폴 에이버리와 아내 쉴라가 뉴저지 자택 화재로 숨졌다.
미국 드라마 팬들에게 바텐더 휴이로 기억되는 배우 폴 에이버리(Paul Avery)가 아내 쉴라 에이버리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두 사람은 2026년 6월 16일 새벽 미국 뉴저지주 블레어스타운의 자택 화재 현장에서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단순한 부고로만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에이버리는 오래된 주간극의 조연으로 얼굴을 알린 뒤, 지역 신문을 만들고 마을 일에 참여하며 다른 방식으로도 사람들 곁에 남아 있던 인물이었다.
새벽 1시 전후, 블레어스타운 자택에서 벌어진 일
화재 신고는 16일 새벽, 주택 안에 사람이 갇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으로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뉴저지주 블레어스타운 모히컨 로드의 집은 이미 큰불에 휩싸여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집 안으로 들어가 의식을 잃은 두 사람을 밖으로 옮겼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폴과 쉴라는 구조 직후 사망했다. 불은 오전 1시 3분께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화재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기사에서 단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부부가 자택에서 발견됐고, 구조와 응급 처치가 이어졌으며,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 해외 연예인의 사고 소식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번지기 쉽지만, 현재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의 핵심은 한 배우 부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가 남긴 삶의 궤적이다.
'올 마이 칠드런' 휴이, 그리고 '슈퍼맨'의 작은 얼굴
폴 에이버리는 미국 장수 주간극 '올 마이 칠드런(All My Children)'에서 바텐더 휴이를 맡아 약 12년 동안 출연한 배우로 알려졌다. 주인공을 밀어 올리는 화려한 역할은 아니었지만, 낮 시간대 드라마를 오래 본 시청자에게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이런 배역은 작품의 생활감을 만드는 자리다. 바를 오가는 인물들의 대화를 받아주고, 사건이 지나가는 공간에 자연스러운 온도를 더한다. 긴 호흡의 주간극에서는 그런 조연이 쌓여 세계를 만든다.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1978년 영화 '슈퍼맨'도 남아 있다. 크레딧이 크게 부각된 역할은 아니었지만 TV 카메라맨으로 등장했고, '스리스 컴퍼니(Three's Company)', '테일즈 프롬 더 다크사이드(Tales from the Darkside)' 등 TV 작품에도 얼굴을 비쳤다. 배우로서의 활동만 보면 거대한 스타의 이력은 아니다. 다만 에이버리의 부고가 여러 해외 매체에서 다뤄진 것은, 그가 한 작품의 긴 기억과 지역 공동체의 기억을 함께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배우 이후의 삶까지 남은 이름
에이버리는 연기 활동 뒤에도 블레어스타운에서 지역 신문 '리지 뷰 에코(Ridge View Echo)'를 세우고 편집자로 일했다. 베트남전 참전, 조종, 스카이다이빙, 지역 정치와 봉사 활동까지 그의 이력은 한 줄짜리 배우 소개로는 다 담기지 않는다. 특히 말년에는 2018년 뇌졸중을 겪은 아내를 돌보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대목도 여기에 있다. 화면 안팎에서 긴 시간을 보낸 부부가 같은 집에서 함께 마지막을 맞았기 때문이다.
다음 확인 지점은 화재 조사 결과와 장례 일정이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팬들이 다시 찾는 이름은 '올 마이 칠드런'의 휴이일 수 있지만, 폴 에이버리가 남긴 자리는 그보다 넓다. 오래된 드라마의 조연, 지역 신문의 창립자, 아내의 보호자였던 한 사람의 삶이 한밤의 화재로 갑자기 끊겼다. 그래서 이 부고는 할리우드의 짧은 사고 기사보다 조금 더 오래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