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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3천억 상생안 무산됐다

공정위가 배민·쿠팡이츠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하며 본안 심의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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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3천억 상생안 무산됐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냈던 동의의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가 3년간 3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안을 내놓았지만, 공정위는 사건을 그대로 심의해 위법 여부와 제재 수위를 판단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18일 입장문에서 "시장의 경쟁 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동의의결 신청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왜 중요한가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이 스스로 고칠 방법과 피해 구제책을 내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끝낼 수 있는 제도다. 길게 다투는 대신 시장을 빨리 바로잡자는 취지다. 이번 사건에서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 인하 등을 담은 3년간 3천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 방안을 냈고, 쿠팡도 쿠팡이츠 입점업체 지원에 4년간 6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두 회사의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행위로 영향을 받은 입점업체와 소비자가 많고, 경쟁을 제한한 효과도 컸다고 봤다.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는 빠른 합의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점주 지원을 앞당길 길이 막힌 셈이고, 점주와 소비자에게는 앞으로의 본안 심의 결과가 실제 거래 조건을 바꿀 핵심 절차가 됐다.

쟁점은 가격 맞추기와 배민배달 우대

공정위가 문제 삼은 핵심은 이른바 최혜대우 요구다. 쉽게 말해 입점업체가 다른 배달앱보다 배민이나 쿠팡이츠에서 더 불리한 가격, 최소주문금액, 할인 혜택을 두지 못하게 했는지가 쟁점이다. 공정위는 앞서 두 회사가 이런 조건을 맞추도록 요구했고, 따르지 않은 업체는 멤버십 무료배달 혜택이 붙는 매장에서 제외한 것으로 봤다.

배달의민족에는 추가 쟁점도 있다. 공정위 조사 내용에 따르면 배민은 2021년 6월부터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배달 노출을 키워 가게배달 대신 배민배달 이용을 사실상 유도했다는 혐의, 배민배달이 더 빠른 것처럼 광고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이는 아직 공정위 본안 심의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진 사안은 아니다. 회사도 앞으로 절차에서 입장을 설명할 수 있다.

소상공인 지원은 멈추고, 제재 심의는 이어진다

이번 결정의 의미는 단순히 한 회사의 유감 표명에 그치지 않는다. 배달앱 수수료와 무료배달 경쟁은 음식점의 비용 구조와 소비자의 주문 가격에 바로 닿아 있다. 동의의결이 열렸다면 지원금과 수수료 조정안이 먼저 실행될 수 있었지만, 기각으로 사건은 다시 제재 심의로 넘어갔다.

연합뉴스가 전한 공정위 설명을 보면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은 최혜대우 요구 혐의만으로 배달의민족 약 7천300억원, 쿠팡 약 7천100억원으로 추정됐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민배달 우대와 부당광고 혐의 관련 매출액은 약 7조7천800억원으로 산정됐다고 보도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상생과 동반성장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업주와 고객,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배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제 시장이 확인할 것은 말보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 변화다.

By 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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