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는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가 아니다
| 내외경제TV=주현웅 기자 | 지방선거가 끝났다. 승자도 패자도 결정됐다. 이제 정치가 향해야 할 곳은 분명하다. 국민의 삶이다. 하지만 선거
| 내외경제TV=주현웅 기자 | 지방선거가 끝났다. 승자도 패자도 결정됐다. 이제 정치가 향해야 할 곳은 분명하다. 국민의 삶이다.
하지만 선거 이후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이전보다 차갑다. 뉴스를 틀면 민생보다 당권 경쟁이 먼저 보인다. 누가 당대표가 될지, 어느 계파가 우위를 점할지, 누가 차기 주자가 될지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반면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와 경기, 청년의 미래,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정치권의 중심 의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20~30세대의 친구들과 정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과거에는 정책을 두고 토론하기도 했고, 선거 결과를 두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화는 다르다.
"또 싸우네.", "도대체 지금 중요한 게 저건가."
정치에 무관심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가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는 답답함이 먼저 나온다.
정치 성향은 달라도 피로감만큼은 비슷하다.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바라보는 시간이 점점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아이돌의 표현을 둘러싼 논란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표현 하나를 두고 정치인의 의견이 이어지고, 언론은 그 반응을 다시 기사화하며 논쟁은 며칠째 계속됐다. 사회적 논란에 의견을 낼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 국민이 가장 궁금한 문제가 정말 이것일까.'
정치권은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언론 역시 논란을 보도할 수 있다. 문제는 우선순위다. 국민이 하루하루 체감하는 경제와 민생보다 정치권 내부 경쟁이나 소모적인 논쟁이 더 큰 비중으로 소비된다면, 정치와 언론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언론인인 나 역시 이 점을 돌아보게 된다. 클릭이 많이 나오는 기사와 국민에게 꼭 필요한 기사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를 중계하는 기사보다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을 깊이 있게 검증하는 기사가 더 필요한 순간도 있다. 언론은 단순히 화제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 지금 가장 중요한 의제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제는 지역 감정과 세대 갈등을 정치의 도구처럼 소비하는 문화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특정 지역을 향한 편견도, 특정 세대를 향한 일반화도 결국 국민을 나누는 일일 뿐이다. 20대와 30대, 50대와 60대가 바라는 것은 생각보다 크게 다르지 않다. 안정된 삶, 더 나은 미래,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다.
정치는 원래 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서로를 향한 공방과 편 가르기가 반복될수록 국민은 정치를 보며 희망보다 피로를 먼저 느낀다. 그 피로감은 어느 한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선거는 끝났다. 국민은 이미 일상으로 돌아갔다. 출근을 하고, 장사를 하고, 아이를 키우고, 월세와 대출이자를 걱정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이제 정치도 선거에서 벗어나 국민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지역감정과 세대 갈라치기가 아니다. 내일의 삶이 오늘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정치가 다시 국민의 삶을 이야기할 때, 국민도 다시 정치를 바라볼 것이다.
주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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