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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축제 공식 언어 한국어 선정, 9개 작품 무대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 언어로 한국어가 선정됐다. 9개 한국 공연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현지 언론의 찬사와 예매 열기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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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축제 공식 언어 한국어 선정, 9개 작품 무대

프랑스 아비뇽을 채운 한국어, 순수 예술로 증명한 K-컬처의 깊이

프랑스 아비뇽의 여름이 한국 공연예술로 달궈지고 있다. 지난 4일 막을 올린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은 올해 공식 초청 언어(Guest Language)로 한국어를 선정했다.

아비뇽 조직위는 한국어를 "외부의 압력 속에서도 독창적으로 살아남아 고유한 정체성을 지켜낸 저항과 회복의 언어"라고 정의했다. 2023년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에 이어 올해 한국어가 선택된 배경에는 언어를 세계를 인식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본질적인 틀로 보는 조직위의 시각이 담겼다. 단일 국가가 사용하는 한국어를 지엽적 언어가 아닌, 보편적 가치를 지닌 독립된 문화권의 언어로 인정한 결과다.

이번 축제는 K팝이나 드라마 같은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 순수 공연예술의 깊이를 세계에 알리는 자리가 됐다. 아시아 국가의 여러 작품이 동시에 아비뇽 공식 프로그램(IN)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협력해 준비한 이번 특집에는 연극, 무용,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9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현재 카르므 회랑과 생조제프 극장 등 주요 무대에서는 이진엽 연출의 '물질', 이경성 연출의 '섬 이야기', 허성임 안무가의 '1도씨', 이인보 연출의 '긴: 연희해체프로젝트 1', 그리고 구자하 연출의 '쿠쿠'와 '한국 연극의 역사'가 공연 중이다. 현장에서는 매 공연 예매를 위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다.

이어 구자하 연출의 '하리보 김치', 한강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낭독극 '작별하지 않는다 – 새', 이자람 작·작창의 '눈, 눈, 눈'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이자람의 '눈, 눈, 눈'은 톨스토이의 단편을 판소리로 옮긴 작품이다.

현지 언론 호평 속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Le Monde)는 '빛과 그림자 속의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K팝이나 K뷰티 같은 대중문화 이면에 자리 잡은 한국 사회의 성찰적인 주제의식을 다뤘다. AFP 통신 역시 그간 유럽 무대에 쉽게 소개되지 않았던 한국 공연예술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아비뇽 시가지 곳곳에는 한국 문화의 흔적이 역력하다. 안내 표지판에는 한국어가 병기됐으며, 한국 대표 감독들의 영화 상영과 이우환 작가의 전시, 한식 부스 운영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지난 11월 BBC 시사 팟캐스트에서도 한국 문화의 영역이 넓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한국 예술가들의 실질적인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지난 6일 생루이 회랑에서 네트워킹 행사 '센 코레: 랑데부(Scène Corée: Rendez-vous)'를 개최했다. 전 세계 극장 및 축제 예술감독, 프로듀서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한국 창작진들과 향후 협력 및 해외 유통 방안을 논의했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이번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쏟아지는 관심은 한국 공연예술이 가진 독창적 가치를 국제 무대에서 확실히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국제 협력과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한국 예술가들의 글로벌 진출을 든든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By 남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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