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양세종 '오싹한 연애' 등 영화 IP 드라마
웹툰을 넘어 영화 IP로 확장되는 K-콘텐츠 시장. 박은빈·양세종 주연 '오싹한 연애'와 넷플릭스 '스캔들' 등 리메이크 열풍을 분석한다.
웹툰 넘어 스크린 명작이 드라마로 부활한다
K-콘텐츠 시장의 원천 IP(지식재산권) 중심축이 웹툰과 웹소설에서 영화로 이동하고 있다. '무빙', '중증외상센터', '참교육' 등 웹툰 기반 드라마들이 흥행을 이어가자, 제작사들은 과거 극장가를 풍미했던 영화 IP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가장 먼저 시청자를 찾아오는 작품은 tvN 드라마 '오싹한 연애'다. 이달 18일 첫 방송을 앞둔 이 작품은 2011년 개봉해 손예진과 이민기가 호흡을 맞췄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귀신을 보는 재벌 상속녀 천여리 역에는 박은빈이, 귀신을 무서워하는 검사 마강욱 역에는 양세종이 캐스팅됐다. 영화의 핵심 설정은 유지하되 등장인물의 직업과 관계를 새롭게 변주했다.
넷플릭스도 영화 IP 활용에 적극적이다. 올 3분기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은 2003년 개봉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리메이크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위험한 사랑내기를 다룬 원작의 분위기를 OTT 시리즈 문법으로 재해석하며,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주연을 맡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조각도시' 역시 영화 '조작된 도시'를 원작으로 삼았다. 이 작품은 공개 직후 디즈니+ TV쇼 월드와이드 부문 1위에 오르며 영화 IP의 시리즈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4050 시청층 공략과 IP 다변화 전략
최근 드라마 주요 시청자층이 50대 이상으로 넓어지면서 방송업계는 과거 흥행했던 영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화의 짧은 러닝타임으로는 충분히 담지 못했던 캐릭터와 서사를 8~10부작 이상의 드라마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제작사들에게는 이점이다.
이번 리메이크 흐름의 중심에는 CJ ENM이 있다. '조작된 도시', '오싹한 연애',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모두 CJ ENM이 배급했던 작품들이다. 영화·드라마·OTT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기업 입장에서는 흥행작을 다양한 포맷으로 재활용하며 IP를 확장할 기회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화와 드라마가 별개의 시장으로 움직였다면 지금은 하나의 IP가 극장·OTT·드라마·굿즈·팬 커뮤니티까지 연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2000년대 흥행 영화들은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어 향수와 신규 시청층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은 K-콘텐츠 산업의 IP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원작 드라마의 잇단 등장은 4050으로 확대된 시청자층을 비롯한 IP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며 "웹툰이 주였던 원천 IP 시장이 영화·소설·게임 등으로 다변화되는 가운데 극장에서 사랑받았던 영화들이 OTT 시대의 새로운 서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검증된 IP 선호와 신진 창작자 위축 우려
검증된 IP에 제작 역량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흥행이 검증된 영화, 웹툰, 웹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새로운 이야기 발굴이 더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과거 흥행한 영화들을 드라마로 각색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흥행성 검증이 가치 판단의 우선 순위가 되면서 새로운 IP 개발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