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19 (토)

"버튼 대신 명령어로"… AI 전문가들이 '까만 창' 터미널을 선호하는 이유

터미널 장치와 다양한 데이터 아이콘들이 케이블로 연결된 그래픽 장면

임상우 | 입력 2026.09.19 18:10 | 댓글 0
"버튼 대신 명령어로"… AI 전문가들이 '까만 창' 터미널을 선호하는 이유
터미널 장치와 다양한 데이터 아이콘들이 케이블로 연결된 그래픽 장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Codex, Claude Code, Gemini CLI와 같은 도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최신 AI 도구들이 사용자 친화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GUI)가 아닌, 텍스트 기반의 '까만 창'이라 불리는 터미널(Terminal) 환경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될공학 - IT 테크 신기술' 채널의 영상에 따르면, 일반 사용자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느껴지는 이 환경이 오히려 복합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최적의 작업대가 된다.

앱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구의 조합과 연결성

기존의 소프트웨어는 특정 목적에 특화되어 있다. 지메일(Gmail)은 메일 전송에, 엑셀(Excel)은 계산에 강점을 가진다. 하지만 실제 업무는 여러 앱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예를 들어, 여러 거래처로부터 PDF나 엑셀, 메일 본문 등 서로 다른 양식으로 견적서를 받으면 사람은 파일을 일일이 열어 데이터를 추출하고, 엑셀로 옮겨 계산한 뒤 다시 답장을 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 자동화 방식은 문서 양식이 바뀔 때마다 규칙을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터미널 환경에서의 AI는 이러한 제약을 극복한다. AI에게 파일 검색, 문서 분석, 계산, 코딩 등의 도구를 필요에 따라 조합하여 사용하도록 명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에서는 AI가 사용자의 요청을 분석해 필요한 도구를 고르고, 중간 과정에 필요한 코드를 직접 생성하여 실행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를 '명령어로 프로그램을 불러서 사용하는 방식'인 CLI(Command Line Interface)라고 한다. 개발자용 AI가 이 환경에서 먼저 발전한 이유도 기존 개발 도구를 실행하고, 결과와 오류를 확인하며 즉각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터미널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코드 생성을 통한 데이터 처리와 업무 매뉴얼화

AI는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의 정합성을 맞추기 위한 '계산 도구'로서의 코드까지 작성한다. 영상의 사례에 따르면, 업체마다 가격 표기 방식(단가, 상자 가격 등)이 다를 경우 AI는 문서에서 포장 수량을 찾아내고, 상자 가격을 수량으로 나누어 기준을 맞추는 짧은 코드를 직접 작성해 실행할 수 있다. 여기서 AI는 어떤 값을 넣고 어떤 기준으로 비교할지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실제 계산은 실행된 프로그램이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코드를 파일로 남기면 향후 유사한 업무에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매번 빈손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양식이 바뀌더라도 기존 코드를 수정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AI가 명령을 내린 뒤 오류(예: 파일을 찾을 수 없음)를 받으면, 스스로 폴더를 다시 탐색하거나 열 이름을 수정하는 등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 이러한 모델에 도구와 실행 환경을 결합하고 작업 기록을 관리하는 주변 구성을 '하네스(Harness)'라고 지칭한다.

업무의 반복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규약도 언급된다. 구글 등 외부 서비스의 기능을 AI가 공통된 방식으로 호출할 수 있게 연결하는 규약은 MCP(Model Context Protocol)이며, 반복적인 지침과 보고서 양식, 필요한 코드를 묶어둔 업무 매뉴얼은 '스킬(Skill)'로 정의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다음 달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AI가 일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AI 작업 화면의 진화와 미래의 활용 기준

그렇다면 사용자가 계속해서 까만 창(터미널)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현재 Claude Code 등은 터미널 외에도 데스크톱이나 웹 환경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MCP를 통해 AI가 표나 버튼 같은 조작 가능한 화면을 대화창 안에 띄워주는 방식도 개발되고 있다. 즉, 사용자가 모든 명령어를 읽을 필요 없이, AI가 생성한 결과물 옆에 원문을 확인하는 버튼이 붙거나 특정 조건(예: 배송비 미확인 업체)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인터페이스가 구축될 전망이다.

결국 미래에 'AI를 잘 쓰는 사람'의 기준은 터미널 명령어 숙련도가 아닌, '자신이 반복하는 업무를 어디까지 AI에게 맡길 수 있는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앱에 기능이 없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도구들을 연결해 새로운 워크플로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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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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