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엔 배 사고 홍수엔 수레 사라"…사마천이 말하는 부의 3단계와 역발상
스튜디오 책상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세 명의 출연자
거대한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실하게 일하고 절약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역발상'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에 등장하는 다양한 부자들의 사례는 현대의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의 3단계: 노동에서 자산 투자를 거쳐 '때'를 보는 단계로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의 영상에 따르면, 부의 형성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1단계는 빈손일 때 육체적 노동을 통해 취업과 저축으로 종자돈을 마련하는 단계다. 2단계는 어느 정도 재산을 모은 뒤 두뇌와 지혜를 활용해 리스크를 감수하며 자산 투자를 하는 단계다. 마지막 3단계는 '기호쟁시(機好爭時)'의 단계로, 시대적인 거대한 기회가 나타났을 때 그 흐름을 읽고 과감히 베팅하는 단계다. 영상에서는 거대한 부를 이룬 사람들은 대부분 이 마지막 단계에서 성공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때를 보는 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조나라의 '탁씨'가 언급된다. 진나라에 의해 조나라가 멸망하자, 대부분의 국민은 가까운 곳에 정착하기 위해 뇌물을 써가며 머무르려 했다. 당시 조나라 근처에는 '감행'이라는 지역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곳에 남기 위해 수지나 분당 같은 곳에 머물 듯이 뇌물을 주며 정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탁씨는 남들이 모두 가는 길에는 기회가 없다고 판단해 식솔들을 이끌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택했다. 그는 도착한 촉나라에서 철광석을 발견했고,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초입에 철광석 독점권을 확보함으로써 2,000명의 하인을 거느린 거부가 될 수 있었다. 이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 시대적 변화를 포착한 사례로 풀이된다.
"부자는 반드시 기이한 방법을 쓴다"…자신만의 경쟁력 확보
사마천은 「화식열전」을 통해 "부에는 정해진 업종이 없고 재화에는 정해진 주인이 없다"고 강조한다. 영상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농사로 부자가 된 진양, 도박으로 부를 쌓은 환발, 행상과 기름 장사, 심지어 칼을 잘 갈거나 말을 치료하는 기술로 부자가 된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한다. 구체적으로는 옹락성이 행상으로, 옹백이 기름 장사로, 장실한은 음료를 팔아 천만 전을 모았으며, 탁실한은 양의 위장을 말린 음식을 팔아 말을 탄 수행원을 거느릴 정도의 부를 쌓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장리라는 인물은 말을 치료하는 능력이 뛰어나 종을 쳐서 식사를 알릴 정도로 귀족 같은 생활을 했다. 이는 부의 원천이 특정 직업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자필용기승(富者必用奇勝)'이라는 개념이다. 단순히 아끼고 부지런히 몸을 쓰는 '치생지 정도(致生之 程度)'만으로는 큰 부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자가 된 사람들은 반드시 자신만의 기이하고 독특한 방법(기승)을 활용했다는 것이 영상의 설명이다. 즉, 남들이 하지 않는 자신만의 재주나 기술을 철저히 갈고닦아 이를 경쟁력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영상에서는 이를 대학 시절 이란어를 전공해 희소성을 바탕으로 외국계 은행에 취업한 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해당 학생은 이란어 능력을 바탕으로 이태원에서 중동 노동자들의 통역 알바를 하며 수익을 올렸고, 이후 이란산 원유 결제나 외국계 노동자의 자금 송금을 담당하는 외국계 은행에 특채로 입사해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이는 남들이 다 가는 길에는 해답이 없는 경우가 많음을 시사한다.
범려의 역발상 투자: "가뭄엔 배를 사고, 홍수엔 수레를 사라"
역발상 투자의 원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은 월나라의 신하였던 '범려'다. 그는 오나라에 패한 왕 구천을 도와 '와신상담'하며 20년을 기다려 복수에 성공했으나, 이후 '토사구팽'의 위험을 깨닫고 미련 없이 왕을 떠나 자유인이 되었다. 영상에서는 범려가 혈혈단신으로 자유인이 된 뒤 어떻게 부를 쌓았는지 설명하며, 그가 남긴 "가뭄이 들면 배를 사고, 홍수가 나면 수레를 사라"는 격언을 소개한다. 이는 수요가 급감해 가격이 낮아진 시점에 물건을 사고, 수요가 돌아와 가격이 올랐을 때 파는 역발상 원리다. 가뭄 때는 배가 필요 없기에 값이 싸지고, 홍수 때는 수레가 필요 없기에 값이 싸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던 전쟁의 위기 상황에서 과감하게 자금을 빌려줘 큰돈을 번 무염씨의 사례도 언급된다. 결국 부의 핵심은 남들이 두려워하거나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 기회를 발견하고 움직이는 데 있다. 영상은 사마천이 기록한 수많은 부자의 사례를 통해, 단순히 성실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기술을 연마하고 시대의 흐름(때)을 읽어내는 용기가 거대한 부를 만드는 결정적 요인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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