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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 47년 만에 기타 잡고 ‘저질’ 상처 말했다

심수봉이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서 대표곡에 얽힌 오해와 상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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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 47년 만에 기타 잡고 ‘저질’ 상처 말했다

심수봉이 6월 20일 밤 9시 40분 방송되는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0회에 출연해 대표곡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둘러싼 오래된 상처를 꺼낸다. 이번 회차의 첫 장면을 붙드는 말은 ‘47년 만에 다시 잡은 기타’다. 한 시대를 건넌 가수가 다시 기타를 들고 자신의 노래를 설명하는 순간인 만큼, 단순한 추억담보다 곡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의 오해와 지금의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저질’이라는 말이 남긴 상처

핵심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가 사랑받기 전 먼저 맞닥뜨린 시선이다. 심수봉은 이 노래를 두고 “욕을 많이 먹었다. 얼마 전까지 왜 욕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순진한 줄 알았더니 저질이라고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도 했다. 지금은 세대를 넘어 불리는 애창곡이지만, 발표 당시에는 항구와 이별을 빌린 가사가 엉뚱한 오해를 샀고 그 말은 만든 사람에게 오래 남았다.

이 고백이 가볍지 않은 이유는 심수봉의 음악이 늘 개인의 사연과 대중의 기억 사이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 노래’로만 소비하면 편하지만, 만든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썼고 어떤 말을 견뎠는지를 함께 보면 노래의 결이 달라진다. 대중가요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한 후렴만 남기 쉽다. 이번 방송은 그 후렴 뒤에 있던 사람의 얼굴을 다시 보게 하는 자리다.

항구의 이별에서 시작된 노래

곡의 출발점은 선정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목격한 이별이었다. 심수봉은 가까운 꽃꽂이 선생님의 남편이 외항선을 탔고,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떠나는 남편을 배웅한 뒤 아내가 차 뒷자리에서 오래 울었다고 설명했다. 그 장면에서 남자는 배를 타고 떠나고 여자는 항구처럼 기다린다는 생각이 떠올랐고, 제목과 노래가 이어졌다. 한 줄의 비유가 오해를 낳았지만, 뿌리는 기다림과 헤어짐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심수봉이 자신을 변명하려는 방식보다 노래가 견뎌낸 시간이다. 당시의 말은 날카로웠지만, 노래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세대가 따라 부르며 한국 대중가요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오래 불린 노래는 가수의 의도만으로 살아남지 않는다. 듣는 사람이 자신의 이별과 기다림을 얹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남는다.

20일 방송에서 봐야 할 대목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0회에서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심수봉이 47년 만에 기타를 다시 잡는 장면이 단순한 연출인지, 아니면 데뷔 초 마음과 지금의 태도를 잇는 고백으로 이어지는지다. 다른 하나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둘러싼 오해를 지금의 언어로 어디까지 풀어내느냐다. 곡을 좋아했던 시청자에게는 익숙한 명곡의 뒷이야기이고, 심수봉을 뒤늦게 아는 세대에게는 한 가수가 상처를 통과해 노래를 남긴 과정을 확인하는 방송이 된다.

By 차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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