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20 (일)

"변호사·의사도 위험"…AI 시대, 전문직 '모 아니면 도' 양극화 온다

빨간 배경 앞에서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를 앞에 두고 말하고 있다.

임상우 | 입력 2026.09.20 08:45 | 댓글 0
"변호사·의사도 위험"…AI 시대, 전문직 '모 아니면 도' 양극화 온다
빨간 배경 앞에서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를 앞에 두고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전문직의 존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고도의 지식과 정보 독점을 바탕으로 부와 명예를 누렸던 전문직군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전문직의 가치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한다.

챗GPT가 변호사 이긴 사건…정보 전달자 시대의 종말

최고의 지식 집단으로 불리는 전문직의 위기는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재테크는 두꺼비 세무사'의 영상에 따르면, 최근 한 일반인이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챗GPT를 활용해 승소한 사례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수임료 갈등으로 시작되었는데, 의뢰인이 챗GPT를 통해 법률적 허점을 찾아내면서 변호사가 패소한 것이다. 영상에서는 이 사건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 변호사들끼리의 싸움에는 다른 변호사들이 나서주지 않는 상황에서 의뢰인이 직접 챗GPT를 활용해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시한 작가는 영상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AI가 대체하기에 딱 좋은 일들이 전문직 업무에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법조문처럼 일반인이 해석하기 어려운 정보를 단순히 전달하거나, 정형화된 서류를 작성하는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 작가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은 AI가 훨씬 잘하기 때문에, 정보를 해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의 전략을 세우고 세부 서류는 AI에게 맡기는 기획형 전문가는 오히려 "원래 열 명의 보조 인력이 필요했던 일을 혼자서 해낼 수 있어 할 수 있는 일이 열 배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부 연합'의 사례로 본 기술 혁명과 카르텔의 한계

기술의 발전이 기존 산업의 기득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다. 이시한 작가는 과거 영국의 '마부 연합'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초창기 자동차 산업이 등장했을 때, 마차 산업을 지키려던 마부 연합은 자동차 운행 시 반드시 조수와 빨간 깃발을 든 인원이 동행해야 한다는 '빨간 깃발법'을 로비해 통과시켰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강력한 규제였으나, 결국 기술의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이 작가는 "결국 마부는 사라졌고, AI는 마차와 자동차가 보급된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며 "기존의 카르텔이나 규제도 결국 효율성을 앞세운 AI의 확산 앞에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이 가져오는 효율성이 기존 직업군이 유지해온 진입 장벽을 빠르게 허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는 버튼을 찾는 것이 어려운 고령층에게도 '말(언어)'을 통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어르신 친화적인 기술'이라는 점이 기술 확산의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되었다.

AI 시대 생존 전략: '단순 업무'는 AI에게, '기획'은 인간에게

그렇다면 AI 시대에 살아남는 직업의 조건은 무엇인가. 이 작가는 직업 전체가 사라지기보다는 업무의 성격에 따라 '대체되는 영역'과 '강화되는 영역'이 나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의 경우, 데이터 수집이나 서류 작업 같은 업무의 약 80%는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상, 전략적 판단과 같은 나머지 20%의 핵심 업무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는다.

이 작가는 "단순히 PPT를 잘 만드는 식의 행정적 기술에 의존하는 사람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AI를 도구로 활용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AI가 할 수 없는 기획과 연결의 영역을 수행하는 전문가는 오히려 과거보다 10배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코딩을 몰라도 말(언어)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며, 결국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활용법과 의지가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전문직의 미래는 AI를 통해 업무의 '턱'을 낮추느냐, 혹은 그 턱을 유지하며 AI를 활용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모 아니면 도'의 양극화로 귀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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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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