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방비 100조 투입에도 후티 제압 못한 이유, 험준한 지형과 '신사협정'
사우디의 막대한 국방비 투입에도 불구하고 예멘 후티 세력을 제압하지 못하는 지형적 요인과 후티의 독자적 군사 역량, 그리고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분석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며 군사력을 동원하고 있음에도 예멘의 후티 세력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예멘 특유의 지형적 요인과 후티의 독자적인 군사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박현도 교수는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에 출연해 후티와 사우디의 갈등 구조를 분석했다.
험준한 지형과 지상전의 한계…사우디 공습이 실패한 이유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내전에 개입하며 막대한 군사비와 공군력을 동원해 공습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공습만으로는 후티를 굴복시키기에 한계가 있었다. 박 교수는 사우디가 예멘 국경에서 북쪽으로 80km만 진입하면 예멘을 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실제 예멘의 지형은 매우 험준하여 진입 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상군 투입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험한 지형으로 인한 지상전의 피해 우려가 사우디의 군사 작전에 제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우디는 장기간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2022년 휴전에 들어갔다.
이란의 대리 세력 넘어선 후티, 독자적 결정권과 군사력 보유
후티는 흔히 이란의 지시를 받는 단순한 대리 세력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독자성을 가진 조직이다. 박 교수는 후티가 이란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의사결정권까지 이란이 통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후티는 이란의 요구를 무조건 따르기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측면이 있으며, 종파적으로도 이란 및 헤즈볼라와는 차이가 있는 시아파 분파에 속한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후티는 단순한 반군 수준을 넘어선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후티는 장거리 드론과 미사일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자체적으로 부품을 조립하고 무기를 운용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후티는 예멘의 주요 인구 밀집 지역과 홍해 연안을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하나의 국가에 가까운 세력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후티의 전략적 관계, 사우디를 겨냥한 '신사협정' 가능성
최 최근 후티의 공격이 사우디의 석유 수출과 홍해 물류 통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후티 사이에는 일종의 전략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교수는 후티의 구호가 반미·반이스라엘·반유대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작전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미국과 후티가 오만 등에서 만나 서로의 특정 지점(모카 항구 등)을 공격하지 않기로 하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었다는 정황을 언급했다. 후티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는 대신, 사우디의 석유 수출을 방해하는 항구와 배들을 공격함으로써 이란의 입지를 강화하고 사우디를 압박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후티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는 상황과 맞물려 복잡한 국제 정세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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