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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중형 세단의 기준,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심심해서 재미없다. 근데 편안하고 믿음직스럽다. 보닛 아래 2개의 모터를 품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만났다. 글 주영삼 ㅣ 사진 차이슈 무대를 옮긴다.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을 들여다보고 싶다. 2020년 혼다 어코드는 미국 시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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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중형 세단의 기준,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심심해서 재미없다. 근데 편안하고 믿음직스럽다. 보닛 아래 2개의 모터를 품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만났다.

글 주영삼 ㅣ 사진 차이슈

무대를 옮긴다.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을 들여다보고 싶다. 2020년 혼다 어코드는 미국 시장에서 19만 9,458대가 판매되며, 토요타 캠리에 이어 중형차 판매 부문 2위에 올랐다. 현대의 쏘나타, 기아의 k5, 스팅어 그리고 제네시스 G70의 판매량을 모두 더해도 넘어설 수 없다. 이 결과는 반일 감정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브랜드의 가치이며, 신뢰라고 봐도 무방하다.

"왜?"라는 의구심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 둔 채, 녀석에 올라탔다. 보닛 아래에는 184마력을 발휘하는 2개의 모터와 2.0리터 i-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 그리고 e-CVT 미션이 들어있다. 이 파워트레인은 이미 CR-V 하이브리드에서도 경험해 보았는데, 차이점은 이 녀석은 시스템 총출력 215마력을 전륜으로만 전달한다. 물론 좀 더 가벼운 몸무게(1,570kg)와 앞바퀴로만 구동하므로 연비(17.5km/l)도 좀 더 준수하다.

엔진 질감은 매우 부드럽다. 시속 40km까지는 2개의 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순수 전기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다.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은 부드러워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간은 보았으니, 녀석을 밀어붙여 보기로 한다. 페달을 깊숙이 밟자 거칠고 듣기 싫은 엔진음이 귀에 마구 꽂힌다. 예상했던 바였다. 무단변속기가 적용된 녀석에게 짜릿한 가속력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스포츠 모드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스티어링 휠이 더 묵직해진다.

크루즈 주행에 돌입한다. 그래 이거지. 무단변속기 차량은 이렇게 부드럽게 몰아야 장점이 드러난다. DCT 미션처럼 울컥거림이 없고, 토크컨버터 방식의 변속기처럼 rpm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는다. 승차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기분 좋은 느낌이다. 전륜에 맥퍼슨, 후륜에 멀티링크를 장착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혼다의 오랜 노하우가 적용된 특유의 서스펜션 세팅으로 편안함과 고속 안정성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또한, 스티어링 휠을 마구 잡아 돌려도 롤을 억제해 바른 자세를 금방 찾으며, 급 브레이킹 시에도 노즈 다운이 적어 믿음직스럽다는 느낌이 단번에 든다. 아쉬운 점은 하부 소음과 풍절음이다. 중형 세단 기준으로 보았을 때,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평균 이상이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의 경우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적용되며, 어댑티브 크루즈 시스템과 차선유지보조 등이 탑재된다. 다만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의 경우 시속 72km 이상에서 작동되며, 차로 중앙 유지 보조가 아니라 아쉬움이 남는다.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어코드와 크게 다른 부분은 없다. 혼다 브랜드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검정 마스크도 여전하다. 물론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답게 그릴 위에 혼다 H 엠블럼을 파랗게 물들였다. 옆모습도 마찬가지다. 쿠페형 스타일이 늘씬하게 이어지는 라인이 제법이다. 아쉬운 건 프런트 오버행이 길어 못난 턱주가리처럼 보인다. 그래도 보다 보면 눈에 익어 강렬한 인상의 죠스가 떠오르기도 한다. 후면은 C자형 테일램프가 전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며, 터보 모델과 달리 머플러 팁은 삭제됐다.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자랑하는 엠블럼도 부착되어 있다.

실내로 다시 들어선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직선과 곡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잘 정돈된 느낌이다. 소재는 플라스틱과 우레탄이 대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블랙 컬러와 짙은 색상의 우드 트림을 사용해 아주 약간(?) 고급진 느낌도 있다.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뛰어나며, 8인치 인포테이먼트 시스템도 조작성과 터치감이 제법이다.

2열의 경우 레그룸은 넉넉하지만, 헤드룸은 그렇지 못한 편이다. 루프에서 트렁크로 매끈하게 이어지는 라인을 핑계로 삼아 용서하기로 한다. 그 밖에 송풍구도 있고, 폴딩도 풀 플랫은 아니지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옵션은 1열 열선·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전동식 시트,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대부분 다 있다.

날이 저물었다. 녀석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다. "왜?"라는 의구심이 조금은 풀렸다. 어디서 어떤 차이가 있기에 미국 시장에서 토요타의 캠리를 제외하고는 적수가 없을까? 필자 나름대로 찾은 정답은 바로 기본기와 신뢰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쩌면 전륜구동 중형 세단의 정석일지도 모른다.

 

 

By cha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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