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 '한란', 처음 북미 관객 만난다
김향기 주연 '한란'이 뉴욕아시안영화제에 초청돼 제주4·3 전시와 함께 소개된다.
김향기 주연 영화 '한란'이 제25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북미 관객을 처음 만난다. 하명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1948년 제주를 배경으로, 토벌을 피해 한라산으로 숨어든 어머니와 마을에 남겨진 딸의 생존을 따라가는 영화다. 이번 초청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해외 영화제 상영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다룬 제주4·3의 기억을 뉴욕 현지 전시와 함께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편의 독립영화가 역사와 관객을 잇는 방식까지 시험대에 올랐다.
북미 프리미어로 이름 올린 '한란'
'한란'은 7월 1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뉴욕아시안영화제 25주년 프로그램의 한국영화 라인업에 포함됐다. 영화제는 올해 Film at Lincoln Center, SVA Theatre, IFC Center, Anthology Film Archives, 뉴욕한국문화원 등 뉴욕 주요 상영 공간에서 열리며, '한란'은 북미 프리미어 작품으로 소개된다. 한국영화 섹션에는 연상호 감독의 '군체',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 '엽기적인 그녀' 4K 복원판 등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 라인업 안에서 '한란'의 위치는 분명하다. 대형 장르영화나 복원작 사이에서, 이 작품은 제주4·3을 한 가족의 시선으로 좁혀 보여준다. 거대한 사건을 설명하려 하기보다, 산과 바다를 건너 살아남아야 했던 모녀의 하루하루를 따라가며 관객이 역사에 다가갈 문을 만든다. 김향기가 맡은 아진은 딸 해생을 찾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어머니다. 그 선택이 영화의 감정선을 끌고 간다.
전시와 함께 가는 초청, 그래서 더 특별하다
이번 뉴욕 일정에는 하명미 감독과 김향기가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에는 제주4·3평화재단과 연계한 제주4·3 관련 전시도 뉴욕에서 함께 열린다. 상영 후 관객이 작품 속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제주4·3은 한국 안에서도 오랫동안 말하기 어려웠던 역사였고, 해외 관객에게는 더 낯선 이름이다. 그래서 '한란'의 뉴욕 상영은 배우의 해외 일정 이상으로 읽힌다.
제목 '한란'은 겨울에 피는 한라산의 난초를 뜻한다. 작품은 그 의미처럼, 혹독한 시대 안에서도 꺾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라간다. 김향기는 아역 시절부터 감정을 크게 밀어붙이기보다 인물 안쪽의 흔들림을 차분히 보여주는 배우로 성장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관객이 먼저 보게 될 지점은 눈물의 크기가 아니라, 딸을 찾으러 내려가는 한 사람의 숨과 망설임이다.
다음 확인점은 현지 관객의 반응
'한란'은 국내 개봉 이후 독립영화 관객층 안에서 꾸준히 회자됐고, 일본에서는 4월 3일 개봉 뒤 상영관이 45개관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13회 들꽃영화상에서는 촬영상을 받으며 제주 풍경을 기록하는 방식도 평가받았다. 이제 관건은 뉴욕 관객이 이 이야기를 얼마나 자기 자리의 역사로 받아들이느냐다. 영화제 상영과 전시가 함께 열리는 만큼, 현지 질의응답과 관객 반응은 '한란'의 다음 행선지를 가늠할 중요한 장면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