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설계자 원화평, 신작 '표인' 들고 부천 내한
매트릭스 액션 설계자 위안허핑 감독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표인'을 들고 내한해 이연걸의 복귀와 연출 철학을 전했다.
'매트릭스' 불렛 타임 설계한 거장 원화평, 부천 찾았다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1999)'의 상징인 '불렛 타임(탄환을 피하며 몸을 뒤로 젖히는 장면)'을 설계한 홍콩 액션 거장 위안허핑 감독이 한국 관객을 만난다.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작 '표인:풍기대막'을 들고 부천을 찾은 그는 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해외 영화인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위안허핑(81) 감독은 이번 영화제가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무협 액션의 한 획을 그은 자신의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보이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개막작으로 뽑혀 영광이다. 한국 관객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작 '표인:풍기대막'은 수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한다. 현상금 사냥꾼 도마(우징 분)가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인물 지세랑을 수도 장안까지 호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명의 성인 무협 만화가 원작이다. 광활한 사막을 무대로 펼쳐지는 무림 고수들의 대결을 묵직하고 사실적인 액션으로 풀어냈다. 외로운 전사가 어린 아이 소칠을 데리고 다니는 '아들을 동반한 검객' 설정이 특징이다.
그의 커리어는 액션 영화사의 기록이다. 성룡(청룽)을 세계적 스타로 만든 '취권(1978)'을 연출하며 코믹 쿵푸 장르를 개척했다. 무술 감독으로서는 '와호장룡(2000)'과 '매트릭스(1999)'의 액션 장면을 설계했다.
우징의 사실적 액션과 이연걸의 14년 만의 복귀
'표인'은 잔혹할 정도로 사실감 있는 '생존 무협'을 선보인다. 삿갓을 쓰고 허리춤에 장검과 단검, 쇠사슬을 차고 다니는 도마가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서 겉멋을 뺀 백병전을 펼친다. 무술가 출신인 우징이 각종 총과 무기를 소지한 킬러처럼 현대적 액션을 전통 무술에 녹였다.
중화권 최고의 액션 스타 우징이 주연을 맡았으며, 리롄제(이연걸)가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K팝 그룹 세븐틴의 준과 NCT의 윈윈도 출연해 무술 액션을 소화했다.
위안허핑 감독은 이번 신작을 감독 인생 통틀어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꼽았다. 섭씨 40도가 넘는 사막 촬영 환경도 고난도였지만, 이전과 다른 새로운 느낌의 액션을 선보여야 하는 창작의 고통이 컸다. 그는 "상업 영화는 정말 힘들다. 무술 동작을 디자인하는 단계가 가장 어렵다"며 현장에서 배우 우징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액션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배우 맞춤형 액션 설계와 AI 기술에 대한 신중론
배우의 특성에 맞춰 액션을 디자인하는 것은 위안허핑 감독의 연출 특징이다. 그는 청룽에게는 시각적으로 화려하면서도 코믹한 동작을, 리롄제에게는 정통 중국 무술 동작을, 전쯔단(견자단)에게는 모던한 동작이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액션 영화는 액션 연기와 대사가 완벽한 타이밍으로 맞아떨어져야 좋은 그림이 나오는데, 아직 AI는 이 점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만약 3~4년 후에 AI 기술이 기준에 도달하면 그때는 AI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그래픽(CG)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고집도 확고하다. 초능력이 필요한 장면이 아니라면 되도록 CG를 쓰지 않으려 한다. 실제 배우가 몸으로 만들어내는 액션이 자신의 영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20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아야 한다"며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한편,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은퇴는 꿈꾸지 않는다. 30년 전 한국을 자주 방문했던 그는 과거 이병헌의 액션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스케줄 문제로 성사되지 못해 아쉬웠지만, 한국의 탄탄한 시스템과 우수한 액션 배우들을 언급하며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한국 영화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표인'은 지난 2월 중국과 북미 등에서 개봉했다. 글로벌 매출은 2억 1536만 3913달러(약 3297억 원)를 기록했다. 국내 개봉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