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돋은 돌연변이와 인간의 공존, 영화
박세영 감독의 신작 영화 <지느러미>가 통일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돌연변이 '오메가'와 인간의 갈등을 그린다.
사람의 몸에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돋아난다면 사회는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오는 7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지느러미>는 이 질문을 던지며 관객을 근미래 디스토피아로 안내한다. <다섯 번째 흉추>를 연출한 박세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인 이 작품은 유전적 돌연변이인 '오메가'와 인간이 공존하는 통일 대한민국을 무대로 삼았다.
배경은 4,000km에 달하는 거대한 장벽이 한반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근미래다. 오염된 바다를 막기 위해 세워진 이 장벽 안에서 신체적 변이를 겪은 오메가들은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다. 독성이 있는 지느러미를 가졌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들은 위험한 존재로 분류된다. 정부는 오메가를 감시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며, 죽거나 사살된 이들은 투박한 봉투에 싸여 바다로 던져진다.
4,000km 장벽에 갇힌 디스토피아
서사는 신입 공무원 '수진'(김푸름 분)의 시선을 따라 움직인다. 오메가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임무를 받은 수진은 탈출하는 오메가 '고우'를 목격한 뒤 미행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수진은 오메가 '미아'(연예지 분)를 마주한다. 미아는 인간들 틈에 섞여 낚시터 가게에서 일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인물이다.
영화는 미아가 가진 돌연변이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는 평온한 일상을 비춘다. 독이 든 지느러미로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소리를 질러 인간의 귀를 터뜨리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미아는 그저 낚시터 가게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피아노 학원에 들르는 평범한 젊은 여성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설정은 오메가를 '위협적인 괴물'로 규정하는 사회적 낙인이 허구임을 보여준다.
수진은 미아를 지켜보며 오메가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 오메가를 혐오하는 엄마에게 "그렇게 위험한 것 같지는 않은데"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미행 도중 미아가 결국 오메가로 확정되는 순간, 수진은 자신의 인식을 뒤흔드는 상황에 직면한다.
박세영 감독이 그린 통일과 경계의 상징
박세영 감독은 어린 시절 해외 생활을 하며 접했던 통일에 대한 기대와 한국에 돌아온 뒤 느낀 무관심 사이의 괴리에서 이 영화를 구상했다. 남과 북을 가르는 벽이 아닌 한반도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장벽이라는 설정은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다.
제목인 '지느러미'는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핵심적인 상징물이다. 물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관인 지느러미는 작품의 중심에서 인물들의 바람을 품는다. 박세영 감독은 이 작품의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바로 '지느러미'라고 밝혔다.
이분법적 구도와 사회적 배제
작품은 오메가가 왜 그런 신체적 특징을 갖게 되었는지, 혹은 그들이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합리화 과정을 생략한다. 오메가와 인간이라는 이분법적 상황을 정해진 상태로 관객에게 던져놓는다.
안전을 위해 세웠던 경계가 시간이 흐르며 특정 존재를 배제하는 폭력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사회가 규정한 '정상'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존재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인도적인 행위들을 파고든다. 영화 <지느러미>는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상영 시간은 83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