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작지만 강한 보디가드, 볼보 S60 B5
스웨덴에서 온 보디가드. 글 주영삼 기자 / 사진 차이슈 때는 일천칠백육십구년, 프랑스의 공병 대위 ‘니콜라스 조셉 퀴뇨’가 인류 최초의 자동차를 발명했다. 인간을 태우는
스웨덴에서 온 보디가드.
글 주영삼 기자 / 사진 차이슈
때는 일천칠백육십구년, 프랑스의 공병 대위 ‘니콜라스 조셉 퀴뇨’가 인류 최초의 자동차를 발명했다. 인간을 태우는 것이 아닌 무거운 대포를 끌고 다닐 목적으로 만든 차였다. 그 후 영국의 ‘리차드 트레비딕’이 사람이 타고 다니는 승용차를 처음으로 만들었고, 1885년에는 우리가 잘 아는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의 창업주 ‘칼 벤츠’가 바퀴 3개로 움직이는 휘발유 자동차를 발명한다.
최초의 자동차가 발명된 지 어느덧 250여 년이 지났다. ‘차’라는 물건이 생긴 이후로 인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존재로 거듭났다. 이 발칙한 기계는 단순한 탈것에서부터 사람에게 재미를 주고 놀이를 제공하는 단계까지 진화했다. 물론 좋은 영향만 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가장 먼저 자각하고 발 빠르게 대처한 자동차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자동차’다. 볼보는 1927년 자사의 첫 자동차 ‘야곱’을 출시하면서부터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승객을 지키고 보행자를 보호하는 것에 집중했던 볼보. 이제는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별 ‘지구’를 구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냐고.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전 차종 ‘전동화’ 전략으로.
19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겨울을 데려오는 바람은 왜인지 모르게 잔뜩 화가 난 상태다. 얄궂은 날씨에도 태안으로 향했다. 스웨덴의 작은 보디가드 ‘S60 B5’를 만나기 위해서.
예쁘다. 그리고 단단해 보인다. 근데 신사답고 남성적인 이미지다. 이 녀석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우람한 몸매는 아니지만 믿음직스럽고 신뢰가 간다. 이유가 뭘까? 조목조목 살펴보았다. 먼저 녀석의 얼굴을 보면 볼보 브랜드 고유의 아이언 마크가 새겨진 직사각형의 그릴이 균형 잡힌 크기로 자리 잡고 있다. 양옆으로는 볼보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토르의 망치’ 모양의 헤드 램프가 위치한다. 안개등과 프론트립은 볼보의 라인업 중 가장 스포티한 모델답게 날렵함을 느끼도록 디자인됐다.
옆에서 살펴보면 후륜구동과 같은 실루엣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간다. 전면 오버행이 짧고 전륜구동 차량에서 볼 수 없는 ‘긴 프레시티지 라인’을 가지고 있어 늘씬하고 잘 달릴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이는 SPA 플랫폼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라인이다. 또한 요즘 추세인 패스트백 디자인을 취하지 않고 정통 세단형 트렁크 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촌스러운 느낌이 없다.
안정감을 주는 전면부와 스포티한 측면에 반해 뒷모습은 아쉬웠다. ‘ㄷ’자 형태의 리어램프가 자리 잡고 있으며 범퍼에는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듀얼 머플러가 적용됐다. 아쉬운 부분은 뒤에서 바라볼 때 차량의 하부가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범퍼를 내렸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베이지 색상과 블랙 컬러가 조합된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시선을 빼앗는다. 물론 내장재가 고급스럽지는 않다. 플라스틱과 우레탄 그리고 가죽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다. 스티어링 휠은 3포크 형식이며 좌우로 스위치가 배열돼 있다. 버튼을 누르는 감도 썩 괜찮은 편이다. 아쉬운 점은 최상위 모델인 ‘인스크립션’ 트림임에도 패들시프트가 없다는 것이다. 패들시프트같은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아도 인테리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못내 아쉬웠다.
계기판은 시인성이 뛰어난 12.3 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센터페시아에는 9인치 터치스크린이 위치하는데 터치감도 괜찮고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사실 1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볼보의 상징인 ‘크리스탈 기어노브’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는 물론이고 촉감도 좋아서 집으로 가져가고 싶을 정도다.
운전석에서 2열로 자리를 옮겨 살펴보았다. 178cm인 필자 기준으로 운전석을 세팅하고 2열에 앉을 시 충분한 레그룸이 확보된다. 헤드룸 역시 3박스형 세단이기 때문에 넉넉하다. 다만 볼보의 S90 라인업부터 도입된 SPA 플랫폼 때문에 전륜구동 차량임에도 2열 중간이 높게 솟아있다. 2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공조 장치다. 운전석과 조수석 각각 따로 설정할 수 있으며 B 필러 부분에도 송풍구가 추가돼 있어서 시원하거나 따뜻한 바람을 얼굴로 맞을 수 있다.
외모 평가는 이쯤에서 끝내고 달려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녀석에는 ‘B5’라는 볼보의 신규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된다.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루어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 m의 성능을 발휘하며 여기에 전기 모터 10마력 그리고 4토크를 추가해 시스템 합산 출력은 총 260마력이다. 시동을 걸기 위해 기어 레버 뒤에 위치한 ‘엔진 시동’ 다이얼 조그를 돌렸다.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시동이 걸린 것을 알아챌 만큼 조용했다.
악셀 페달에 발을 올려놓자 차량은 스무드하게 나아갔다. 페달은 오르간 타입인데 부드럽게 답력이 세팅돼 있어 운전하기 편한 편이다. 천천히 속력을 올려 100km 정도의 속도에 도달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있지만 ‘D 세그먼트’ 기준으로는 준수한 편이다. 조용하고 운전하기 편한 스타일의 차량이라서 그런가? 얼마 지나지 않아 졸음이 찾아왔다. 필자는 잠을 깨기 위한 방법으로 급가속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밟았다. 이런 소리도 낼 수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엔진음은 커졌고 260마력의 힘을 폭발시키며 속도 게이지를 끌어올렸다.
그제서야 전기모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S60에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은 정차 시와 급가속 시 전기모터의 힘을 사용한다. 그전까지는 알아채기 힘들었지만 급가속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확실히 체감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풀 악셀 시 2단계에 걸쳐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첫 번째 딜레이는 과급기 차량의 숙명인 터보렉이고 두 번째 딜레이는 엔진이 최대 출력을 뽑아낸 뒤, 1초 정도 뒤에 터지는(?) 전기 모터다. 조금 예민한 사람이라면 거슬릴 수 있다. 아. 이 녀석의 제로백은 6.7초이고, 연비는 11.6km/l인데 실제로도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었다.
서스펜션 세팅은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이다. 노면의 상태를 정제해서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좌우로 스티어링 휠을 흔들 경우 약간의 롤은 발생한다. 승차감을 위해 하체 세팅을 소프트하게 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불안감을 주지는 않는다. 또한 코너에서 거칠게 잡아 돌려도 리어가 무섭게 흐르지 않는다. 생긴 건 스포티하게 생겼지만 성격은 그러하지 않다.
브레이크 성능은 긴급상황으로 인하여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S60의 편안한 승차감이 운전할 때 가져야 하는 긴장감을 앗아갈 무렵, 때마침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놀란 필자는 한 템포 늦게 강력한 브레이킹을 시도했다.
강한 제동과 함께 ABS가 작동했고, 운전자의 위험한 상황을 인지한 녀석은 갈비뼈가 부서질 정도로 무식하게 안전벨트를 조여 주었다. 마치 위험에 빠진 ‘여배우’를 감싸 안는 보디가드와 같았달까? 또한 부드러운 하체 세팅임에도 불구하고 노즈 다이브 현상도 없었다.
S60의 매력에 빠져 자율 주행 시스템도 테스트해 보았다. 조작 방법은 스티어링 휠 왼쪽에 위치한 조그 스위치를 통해 빠르고 쉽게 실행할 수 있다. S60의 자율 주행 시스템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첫 번째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고 두 번째는 ‘파일럿 어시스턴트’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아쉬웠다.
차량의 간격을 유지하며 잘 달리고 잘 서지만 차간 유지를 위해 브레이크를 작동할 경우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했다. 파일럿 어시스턴트의 경우 차선 중앙에 맞춰 곧잘 갔지만, 교차로에서는 운전자의 조작이 확실히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수 있는 시간이 짧은 편이다.
헤어질 시간이 됐다. S60에서 내리면서 볼보가 말하는 ‘안전’ 그리고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어떻게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을까. 30m 높이에서 자사의 차량을 떨어뜨리는 테스트를 하는 것도, 보행자를 위해 전면 디자인을 설계하는 것도 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전 차종 ‘전동화’를 시행하는 것도… 전부 '사람 중심'이라는 철학에서 기반한다. 2040년 기후 중립을 선언하는 것이 목표라는 볼보. 그 첫걸음에 ‘S60 B5’가 있다. 이 작은 보디가드가 지구환경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볼보 S60 B5
전장X전폭X전고 4,760X1,850X1,430mm / 축거 2,872mm / 엔진 2.0 하이브리드
배기량 2,000cc / 출력 250ps / 토크 35.7kg·m / 미션 8단 자동변속기
구동방식 FWD / 연비 11.6km/l / 가격 5,410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