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협업곡이 스타디움으로…제니·위켄드가 보여준 K팝 ‘롱테일’
블랙핑크 제니가 10월 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더 위켄드의 내한 공연에 게스트로 올라 2023년 협업곡 ‘One of the Girls’를 함께 불렀다. 3년 전 공개된 음원이 대형 공연의 현장 콘텐츠로 다시 작동한 장면은 K팝 협업의 가치가 신곡 홍보 기간을 넘어 투어와 팬덤 교차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블랙핑크 제니가 지난 10월 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더 위켄드의 내한 공연에 게스트로 등장해 2023년 협업곡 ‘One of the Girls’를 함께 불렀다. 더 위켄드의 ‘After Hours Til Dawn’ 투어 한국 일정 마지막 날에 성사된 무대다. 3년 전 공개된 음원이 11만 명 규모의 이틀 공연에서 다시 호출되면서, 협업곡의 경제적 수명이 발매 직후 성적에만 묶이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냈다.

발매 3년 뒤, ‘현장 콘텐츠’로 다시 작동
‘One of the Girls’는 더 위켄드, 제니, 릴리로즈 뎁이 참여한 HBO 시리즈 ‘디 아이돌’의 사운드트랙 수록곡이다. 공식 음원 페이지에도 세 사람이 공동 아티스트로 표시돼 있다. 이번 공연은 화면과 스트리밍 플랫폼 안에 머물던 협업을 실제 공연장의 공동 경험으로 옮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행사 규모도 작지 않았다. 코리아중앙데일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8 더 위켄드가 10월 7~8일 이틀간 열렸고 합계 관객이 11만 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제니는 둘째 날 무대에 올랐다. 주최 측이 사전에 판매한 것은 더 위켄드의 단독 투어였지만, 현장에서는 한국 아티스트와의 기존 협업곡이 지역 관객에게만 가능한 추가 콘텐츠가 됐다.
이 구조에서 오래된 곡은 단순한 ‘지난 히트곡’이 아니다. 투어의 도시별 화제성을 만들고, 서로 다른 아티스트의 팬덤을 한 장면으로 모으며, 공연 뒤 다시 음원을 찾아 듣게 하는 입구가 된다. 발매 당시의 마케팅 비용이 이미 집행된 카탈로그가 새 공연 맥락에서 재활성화되는 셈이다. 다만 공연 뒤 스트리밍 증가분과 음원 매출은 아직 공식 집계가 공개되지 않아 효과의 크기를 숫자로 단정할 수는 없다.
수출 통계가 보여주는 팬덤의 지리적 확장
이 장면을 K팝 전체 산업으로 넓혀 보면 팬덤의 지리적 확장이 확인된다. 관세청이 4월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한국 음반(CD) 수출액은 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9.0%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대상국은 131개국이었고 이 가운데 94개국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 구분 | 수치 | 기준 |
|---|---|---|
| 수출액 | 1억2000만 달러 | 2026년 1분기 |
| 전년 동기 대비 | 159.0% 증가 | 금액 기준 |
| 최대 수출국 | 미국 28.8% | 전체 수출액 비중 |
| 수출 대상국 | 131개국 | 통관 기준 |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전체의 28.8%를 차지했고 일본 25.3%, 유럽연합 16.5%, 중국 14.4%, 대만 6.9%가 뒤를 이었다. 미국과 일본 어느 한쪽에만 기대는 구조가 아니라 북미·아시아·유럽에 팬덤의 구매력이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제니와 캐나다 출신 더 위켄드의 협업이 여러 시장의 청자를 잇는 방식과 맞닿아 있지만, CD 수출 통계와 개별 협업곡의 흥행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볼 수는 없다.
‘신곡 중심’에서 ‘카탈로그 운영’으로
이번 무대가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신곡을 얼마나 자주 내느냐보다 이미 보유한 음악을 어떤 맥락에서 다시 작동시키느냐에 가깝다. 글로벌 협업곡은 공개 때 스트리밍을 모으고 끝나는 상품이 아니라, 월드투어의 지역 게스트와 공연 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짧은 영상, 이후의 음원 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카탈로그 자산이다.
공연 기획사 입장에서는 지역별 협업 파트너를 무대에 세우는 것이 같은 투어의 반복감을 줄이는 방법이 된다. 아티스트에게는 다른 팬덤과 접점을 만들고, 플랫폼에는 오래된 곡의 재발견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관객에게는 해당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라는 희소성이 생긴다. 세 주체의 이해가 겹치는 지점에서 협업곡의 수명은 늘어난다.
반대로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 11만 관객은 이틀 공연 전체 관객 수이지 제니의 출연으로 추가 판매된 수치가 아니다. 1분기 음반 수출액 역시 ‘One of the Girls’ 같은 디지털 음원의 매출을 포함하지 않는다. 공연 직후의 스트리밍 변화, 영상 조회 수, 음원 정산액이 공개돼야 실제 매출 전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지금 확인되는 것은 효과의 규모가 아니라, 3년 전 콘텐츠가 대형 공연에서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돌아온 경로다.
다음 경쟁력은 연결 설계
K팝의 글로벌화는 해외 가수와 함께 노래하는 장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음원 공개, 팬덤의 반복 청취, 현지 공연, 지역 게스트, 다시 온라인 확산으로 이어지는 연결을 설계해야 한다. 이번 고양 무대는 그 순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준 사례다.
향후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쟁력은 발매 첫 주 순위뿐 아니라 카탈로그를 투어와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제니와 더 위켄드의 3년 전 협업곡이 2026년 한국 스타디움에서 다시 살아난 장면은, 글로벌 팬덤 시대의 히트곡이 ‘현재 진행형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참고자료
- Blackpink's Jennie joins The Weeknd on stage in Goyang — Korea JoongAng Daily, 2026년 10월 8일
- The Weeknd to return to Korea for back-to-back concerts in October — Korea JoongAng Daily, 2026년 5월 11일
- 케이(K)-팝 인기에 음반 수출 최대 — 관세청·KDI 경제교육·정보센터, 2026년 4월 28일
- [핌 포커스] K팝 음반 수출 지형 바뀌다…미국, 일본 제치고 1위 — 뉴스핌, 2026년 6월 2일
- One Of The Girls (with JENNIE, Lily Rose Depp) — Spot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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