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곰표’의 눈물과 오너 일가의 비밀 만찬
| 내외경제TV=정창규 편집국장 | 빛바랜 밀가루 포대 위에서 넉살 좋게 웃고 있는 하얀 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대중 브랜드이자 대한제분의
| 내외경제TV=정창규 편집국장 | 빛바랜 밀가루 포대 위에서 넉살 좋게 웃고 있는 하얀 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대중 브랜드이자 대한제분의 얼굴인 ‘곰표’는 전후(戰後) 허기진 서민의 식탁을 지탱하며 한국 현대사의 고락을 함께해 온 온기(溫氣)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따뜻한 브랜드의 이면에서 흘러나오는 소음은 처연함을 넘어 참담함마저 느끼게 한다. 기업이 존망의 기로에서 비명을 내지르는 와중에도, 보이지 않는 장막 뒤에서는 오너 일가만을 위한 기이하고 풍요로운 ‘밀실의 만찬’이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씻을 수 없는 불명예와 백곰의 한숨
현재 대한제분이 마주한 생존의 위기는 실로 준엄하다. 내수 침체의 그늘은 갈수록 깊어지고, 원재료인 밀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고환율과 고유가라는 쌍둥이 악재의 직격탄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년간 서민 식탁 물가를 볼모로 가격을 사전 모의해 온 담합 행태가 폭로되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무려 18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이는 단순한 재정적 징벌을 넘어, 서민의 기초 식량권을 매개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기업 윤리적 파산 선고에 가깝다. 유동성 위기의 한복판에서 주요 거래처들의 대규모 줄소송까지 예고된 지금, 대한제분은 그야말로 존립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면초가의 폭풍 속에 서 있다.
◆ 존립의 벼랑 끝에서 행해진 ‘합법적 약탈’
기업의 역사에서 비상의 순간은 수장의 그릇과 책임 의식을 증명하는 무대다. 고통의 최전선에 서서 스스로 살을 베어내고 곳간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용단(勇단)이야말로, 기업을 믿고 헌신해 온 주주와 임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시작이다.
그러나 대한제분 오너 일가가 보여준 문법은 상식의 궤도를 완전히 벗어났다. 그들은 기업의 미래보다 ‘총수의 안위’를 먼저 챙겼다.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비상시국에서도 이건영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 연봉 인상을 단행하며 자신의 사적 이익을 가장 먼저 수호했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대규모 적자의 늪에서도 멈추지 않은 ‘배당 폭주’다. 252억 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된 지난해, 대한제분은 불안한 재정을 쥐어짜 주당 4000원의 고배당을 강행했다. 기업의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짜내듯 고혈(膏血)을 빨아올려, 오너 일가는 지분율에 따라 28억 원이 넘는 현금을 유유히 안방으로 실어 날랐다. 곳간을 약탈해 오너가의 지갑을 보전하겠다는 이 초토화 배당 행태를 두고, 시장에서 ‘합법을 가장한 사익 편취’라고 규탄하는 것은 결코 감정적인 과장이 아니다.
◆ ‘디앤비컴퍼니’ 5인 지주사의 기이한 지배력과 설계된 사금고
이 비정상적인 자본 흐름의 최정점에는 기형적 지배구조의 상징이자 비상장사 부동의 지위에 있는 ‘디앤비컴퍼니’가 군림하고 있다. 정직원이 고작 5명에 불과해 실체조차 모호한 회사가, 400여 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상장사 대한제분을 간접 지배하는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이 회사의 존재 방식은 현대 자본주의의 지배구조 설계를 정면으로 조롱한다. 자체 영업으로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이 회사는 오직 대한제분으로부터 매년 수십억 원의 통행세 성격의 배당금을 수령해 연명한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자본은 고스란히 ‘평균 연봉 3억 5120만 원’이라는 디앤비컴퍼니 직원들의 기이한 고액 급여로 둔갑했다. 이는 묵묵히 흑자를 내며 현장에서 땀 흘린 자회사 직원 평균 급여의 5배 이상 높은 수준다. 주주 명단마저 철저히 장막 뒤에 숨겨둔 채 오너 일가의 특수관계인들이 이름을 올려두고 합법을 가장해 세금을 징수하듯 현금을 인출해 가고 있다는 의혹을 거둘 수 없는 이유다.
◆ 도덕성 잃은 자본, 파국으로 가는 기업
기업은 오너 일가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수많은 노동자의 노동 가치와 협력사들과의 신뢰, 그리고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의 애정이 결합하여 숨 쉬는 공적(公的) 유기체다. 현재 대한제분 오너가가 보여주는 행태는 이 공공의 자산에 사적인 폭력을 가하는 파괴적 약탈에 가깝다.
백곰의 웃음 뒤에 은폐된 탐욕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이미 서늘하게 식어 있다. 도덕성이 결여된 자본은 시장에서 결코 오래 지탱될 수 없다. 스스로 탐욕의 만찬 테이블을 걷어치우고 뼈를 깎는 성찰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장과 소비자, 그리고 분노한 주주들의 준엄한 심판이 장막 뒤 가려진 밀실의 문을 가차 없이 깨부술 것이다.
*내외경제TV에서 알립니다. 본 기사는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 및 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정창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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