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수지 소속사 합류, 배우 출연료 순제작비
정부와 BH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숲 등 주요 기획사가 중예산 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출연료 상한 가이드라인 준수에 합의했다.
이병헌·전도연·수지 소속사 뭉쳤다... 출연료 상한 가이드라인 제시
배우 출연료 급등으로 한국 영화 제작 환경이 위축됐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와 주요 매니지먼트사가 상생을 위해 손을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내 주요 매니지먼트사 및 영화 제작 단체들과 '한국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영진위가 추진하는 '중예산영화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의 주·조연 배우 출연료를 순제작비의 10% 미만으로 책정하는 데 매니지먼트사가 협조하는 것이다. 순제작비가 50억 원인 영화가 해당 사업에 선정되면, 주연 배우 1명의 출연료를 5억 원 미만으로 맞추는 방식이다.
협약에 참여한 매니지먼트사 명단에는 한국 영화계 주요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병헌, 고수, 김고은, 박보영, 박성훈, 박진영, 박해수, 이지아, 이진욱, 이희준, 장동윤, 정호연, 주종혁, 추자현, 한가인, 한지민, 한효주가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가 참여했다. 공유, 전도연, 수지, 남지현, 김재욱, 서현진, 이청아, 신은수, 신시아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숲도 뜻을 같이했다. 김소연, 배종옥, 추영우, 김민, 김태우, 이보영, 이상윤, 이세희, 조달환이 속한 제이와이드컴퍼니도 협약에 서명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도 이번 행보에 동참했다.
이번 협약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자율 협약이다. 정부는 협약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민간 주도 자율 협의체를 구성해 제작 환경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치솟는 출연료 부담에 넷플릭스도 움직였다
그간 한국 영화계는 배우 출연료 상승으로 인한 제작비 부담 문제를 겪어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의 등장으로 주연급 배우들의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약 1000억 원, '폭싹 속았수다'는 약 6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하는 이정재의 회당 출연료가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원)에 달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이정재는 이에 대해 "조금 오해가 있다"면서도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역시 자체적인 조치를 추진했다. 지난해 배우들의 시리즈 및 영화 출연료 상한선을 3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 다만 넷플릭스 측은 "출연료는 단순한 회차 수가 아닌, 창작자와 출연진의 실제 투입 시간과 기여도를 반영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며 작품 특성과 역할, 제작 기간에 따라 유연하게 협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제작 환경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중예산 영화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100억 원 규모로 신설된 중예산 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올해 460억 원까지 증액됐다.
적용 범위 한정된 협약... 선정작 배우 소속사 참여 여부도 쟁점
이번 협약의 적용 대상은 제작비 20억 원에서 100억 원 미만의 중예산 영화 지원 사업에 한정된다. 고액 출연료 논란이 주로 수백억 원대 글로벌 OTT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번 협약이 전체적인 출연료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올해 영진위 중예산 영화 지원 1차 선정작에는 송강호, 구교환, 송승헌이 출연하는 '정원사들'과 고현정, 박정민이 출연하는 '당신의 과녁' 등이 포함됐다. 다만 해당 배우들의 소속사는 이번 협약 참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위는 향후 협약에 참여하는 매니지먼트사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정부의 재정 지원과 영화인들의 상생 약속이 상승효과를 발휘해 한국영화가 재도약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