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대신 금 산다"…브릭스 중심 글로벌 외환보유고 재편 움직임
안경을 쓴 남성이 정장을 입고 노트북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국채 비중이 줄고 금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중앙은행들의 자산 구성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대립하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 매수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략 비축유 감소와 유가 상승 압력
'홍춘욱의 경제강의노트' 유튜브 채널의 영상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는 전쟁의 영향과 더불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출연자인 홍춘욱 박사는 지난 여름 유가 상승을 억제했던 주요 요인으로 미국과 중국이 방출했던 '전략 비축유'를 꼽았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전쟁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비축유를 풀어 시장을 안정시켰으나, 현재는 이러한 비축유가 줄어들고 있어 유가 상승을 억제할 수단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 박사는 "유가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각국의 전략 비축유들이 다들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제는 더 이상 원유 가격의 상승을 억제하거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방면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상승의 충격이 죄다 소비자들에게 바로 가게 되는 환경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구리 가격 하락과 반도체 업황 선행 지표
원자재 시장의 또 다른 핵심 지표인 구리 가격의 변동성도 주목할 변수로 지목됐다. 구리 가격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제품 가격과 강력한 선행성을 지니는 지표로 활용된다. 영상에서는 2016년 슈퍼 사이클, 2021년 배터리·바이오·인터넷 사이클, 그리고 최근의 AI 사이클 당시 모두 구리 가격의 하락이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한국의 수출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홍 박사는 최근의 흐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구리 값이 최근에 많이 떨어졌는데,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제품에 대해 상당히 강력한 선행성을 지니는 지표"라며, "최근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와 더불어 구리 가격이 조정을 보이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엔트로피의 암호데이(Armodei) CEO가 AI 개발 일정을 늦추자고 제안하는 등과 관련해 선행 변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미 국채 비중 감소와 브릭스(BRICS)의 금 매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글로벌 외환보유고 내 자산 비중의 변화다. 미국 연준(Fed) 보고서를 인용한 영상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국채(Treasury)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금의 비중은 상승하여 최근에는 미국 국채보다 금의 비중이 더 커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도 문제와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 국채 발행 증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금을 매수하는 주체가 '브릭스(BRICS)' 국가들이라는 점이다. 브릭스는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을 포함하며, 이 중에는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인 국가도 있지만 인도나 브라질처럼 중립적인 '비동맹 진영'으로 분류되는 국가도 포함된다.
홍 박사는 특정 논문을 인용하며 "유엔 총회에서 미국의 안건에 대해 반대하거나 기권한 나라들일수록 외환보유고에서 금을 더 많이 사들인다는 놀라운 발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해 "미국과 반대 진영에 있는 나라들은 미국 달러나 국채를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며 금으로 점점 더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의 제한적 상승과 장기적 관점의 가치
금 매수세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이유는 높은 미국 금리 때문이다. 미국 국채가 5%가 넘는 이자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이자가 없는 금을 보유하는 것은 기회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박사는 금의 매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했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치는 듯한 행동을 하는 점 등 달러의 대체제로서 금이 가지는 선호도는 장기적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단기적 수익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연준의 태도나 제롬 파월 의장의 태도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지금 사면 한 달 뒤에 바로 수익이 난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장기적인 경제 환경에서만 놓고 본다면 금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당히 매력 있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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