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만으론 부족하다"…AI 투자, GPU·데이터센터 담보 금융 플랫폼으로 돌파구 찾나
정장을 입은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환경에서도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세와 관련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존재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낮은 부채 비율과 데이터센터의 높은 수익성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특히 GPU(그래픽처리장치)나 데이터센터 자체를 담보로 활용하는 새로운 금융 모델이 등장하며 자금 조달의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다.
GPU·데이터센터 담보로 'AI 금융 플랫폼' 등장…자금 조달 방식 다변화
최근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와 GPU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한 수익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GPU나 데이터센터를 담보로 하는 금융 플랫폼 구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상에서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는 "금리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더라도,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당분간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가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기업들은 다소 높은 금리를 감당하면서도 투자를 지속할 동력을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마존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3년이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빠른 수익 회수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담보 금융 플랫폼을 제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해 블랙록(BlackRock)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를 포함한 6개의 글로벌 금융 거물들이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 개발에 관심을 보이며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양해각서(MOU) 단계이지만, 이러한 금융 상품이 본격화되면 자금 조달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일반 기업들과 달리 부채 비율이 낮아 금리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대표는 "구글이 현재보다 2%포인트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수익성이 뒷받침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핵심은 금리 수준 그 자체보다 데이터센터의 수익성과 투자 효율성"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성장률이 금리보다 낮은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일반 기업들은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외에 '신용 스프레드'와 '정부 재정 지출' 주시해야
시장 전체의 흐름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기준금리 지표 하나에 매몰되지 말고, 신용 스프레드(가산금리)와 유동성 공급 경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시장의 불안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시장이 금리 상승을 무시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때 오히려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위기의 전조를 파악하기 위해 신용 스프레드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사모펀드(PEF) 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영상에서는 "사모펀드 규모가 전체 부채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특정 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카나리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2008년 컨트리 파이낸셜 사례와 같이, 특정 부문의 문제가 시장 전체의 신용 위기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전통적인 금리 지표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유동성 공급 경로로 '정부의 재정 지출'을 꼽았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들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며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시장 유동성이 주로 금리에 의해 결정되었지만, 최근에는 각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돈을 푸는 영향력이 커졌다"며 유동성 에너지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국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재정을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장의 에너지가 금리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 정책에 의해서도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AI 수요 지속 여부와 한국 반도체 기업의 과제
AI 산업의 투자 사이클이 언제 종료될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기존의 수요 예측 모델이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AI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GPU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위상과 관련해서는 지배구조 및 주주환원 정책의 개선 필요성이 언급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주주 친화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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