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07 (수)
취미/여행

1만5천 원 ‘K-투어 패스’, 부산 여행비 얼마나 줄이나…할인보다 동선이 관건

외국인 개별여행객을 겨냥한 케이-투어 패스가 부산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가격과 혜택의 손익분기점, 부산 관광통계, 전국 확대 전에 확인할 과제를 짚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0월 1일부터 부산을 찾는 외국인 개별여행객을 대상으로 교통 예약과 관광지 혜택을 묶은 ‘케이-투어 패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1만5천 원으로, 부산행 광역 교통수단 예약 때 40% 할인을 받고 부산의 유료 관광지 35곳 가운데 1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겉으로는 할인 상품이지만 정책의 핵심은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경로를 서울 밖으로 넓히는 데 있다. 올해 1~8월 방한객이 1,505만 명으로 역대 같은 기간 최대를 기록한 상황에서, 늘어난 입국 수요가 지역 체류와 소비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시험하는 첫 통합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다 위 광안대교와 부산 해안의 고층 건물들이 보이는 전경
케이-투어 패스 시범 지역인 부산의 광안대교와 해안 도심. 기사 속 특정 시점의 현장은 아닌 자료사진이다. 사진: Busan Tourism Organization / 위키미디어 공용(CC BY 4.0)

1일 구간권과 기간권, 같은 가격이지만 쓰임은 다르다

패스는 두 종류다. ‘패스1’은 부산행 1일 구간권에 공항철도 직통열차 편도 혜택을 결합했고, ‘패스2’는 코레일패스 2~5일권 구매 혜택과 연결한 기간권이다. 둘 다 1만5천 원이지만 서울이나 공항에서 부산으로 한 번 이동하는 여행자와 여러 도시를 철도로 도는 여행자의 선택지는 달라진다.

구매는 온라인여행사 클룩과 웹투어의 ‘홉앤홉’ 앱·웹에서 할 수 있다. 부산행 광역 교통수단을 예약할 때 40% 할인이 적용되고, 구매와 함께 발급되는 입장 바코드로 부산 유료 관광지 35곳 중 1곳을 무료 이용한다. 체험·관광·카페 등 50개 제휴 가맹점의 추가 할인도 포함된다.

실물 카드는 선택 사항이다. 인천·김포·김해국제공항과 서울역·부산역의 키오스크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지하철과 시내버스 결제 및 원화 충전식 체크카드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카드 발급 자체가 부산 시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는 패스 혜택과 충전해 쓰는 교통카드 기능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통만 보면 3만7천500원이 손익분기점

40% 할인만 놓고 단순 계산하면, 1만5천 원의 패스 가격을 교통비 절감액만으로 회수하려면 할인 대상 정상가 합계가 3만7천500원 이상이어야 한다. 예컨대 대상 교통편의 정상가가 5만 원이고 할인율이 전액에 적용된다면 절감액은 2만 원으로 패스 가격보다 5천 원 많다. 반대로 정상가가 3만 원이라면 교통 절감액은 1만2천 원이어서 무료 관광지와 제휴 할인까지 실제로 써야 이득이 된다.

이 계산은 상품 선택을 돕기 위한 산술 예시일 뿐, 모든 노선과 좌석에 동일한 최종 가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출발지·이용일·교통수단·예약 재고에 따라 판매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결제 화면에서 패스 적용 전후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무료 관광지도 여행 동선에서 실제 방문할 곳인지, 운영시간과 휴무일은 맞는지를 먼저 살피는 편이 안전하다.

케이-투어 패스 선택 전 확인할 항목
구분공식 안내 내용여행자가 확인할 점
가격패스1·패스2 각각 1만5천 원교통·무료입장·제휴 할인 총절감액
교통부산행 광역 교통 예약 시 40% 할인출발지와 날짜별 최종 결제액
관광지유료 가맹점 35곳 중 1곳 무료방문 가능 시간·휴무·동선
제휴처체험·관광·카페 등 50곳 추가 할인각 가맹점의 할인 조건
실물카드선택 발급, 충전 후 대중교통 결제무제한 교통권과는 다름

부산 외국인 방문객 343만 명, 41.2%는 다른 지역 거쳐 왔다

부산시가 공개한 2026년 8월 기준 통계를 보면 올해 1~8월 부산 외국인 방문객은 343만4,62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5.9% 늘었다. 8월 한 달 방문객은 50만6,946명이었다. 유입 경로는 김해공항 42.7%, 부산항 16.0%, 다른 지역 경유 41.2%로 집계됐다.

특히 ‘타지 경유’가 10명 중 4명꼴이라는 점은 교통과 관광지를 한 번에 묶은 상품의 정책 논리를 뒷받침한다. 이미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입국한 여행자가 부산을 추가 일정으로 넣는 과정에서 예약과 결제를 단순화하면 이동 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패스 이용자가 기존 부산 방문객에게만 머문다면 지역 분산이라는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부산 방문객의 1~8월 관광 지출액은 8,724억 원, 8월 한 달은 1,302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전국 외국인 관광 분야 카드 소비액은 14조1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5% 증가했다. 방한객 수 확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가운데, 패스의 성패는 판매량보다 추가 숙박일수와 지역 내 소비 증가분으로 판단해야 한다.

2026년 1~8월 방한·부산 외국인 관광 지표, 단위 명·원,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 자료
2026년 1~8월 방한·부산 외국인 관광 지표, 단위 명·원,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 자료

확대 전 확인할 것은 판매량이 아니라 ‘추가 방문’

국적 구성도 서비스 설계에 영향을 준다. 부산의 1~8월 외국인 방문객 중 중국과 대만이 각각 20.9%, 일본이 11.8%로 상위 3개 지역이 53.6%를 차지했다. 구매 화면과 현장 안내, 관광지 바코드 사용법이 최소한 중국어와 일본어로 일관되게 제공되는지, 환불·변경 절차가 여행자에게 명확한지가 이용률을 좌우할 수 있다.

정부는 시범 운영에서 모은 정보를 토대로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내년 예산안에 올해보다 세 배 늘어난 90억 원을 편성해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 확대의 근거가 되려면 패스 구매자가 부산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기존 계획에 없던 관광지를 방문했는지, 혜택이 대형 명소에만 집중되지 않았는지 같은 결과 지표가 공개돼야 한다.

사업자 측에서도 확인할 과제가 있다. 40% 교통 할인과 무료입장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분담하는지, 소규모 제휴업체에 실제 신규 매출이 생겼는지에 따라 지속 가능성이 달라진다. 단기 프로모션으로 판매량만 끌어올리면 이용자는 혜택 종료 뒤 이탈하고, 지역 업체는 할인 부담만 떠안을 수 있다.

케이-투어 패스는 전국 관광카드가 아니라 부산을 대상으로 한 시범 상품이다. 지금 단계에서 ‘지역관광 활성화 성공’을 단정하기보다, 외국인 여행자가 더 적은 검색과 결제로 부산을 선택하게 만드는지 확인하는 실험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여행자에게는 1만5천 원보다 큰 실제 절감액이, 정책 당국에는 부산에서의 추가 체류와 소비가 입증될 때 비로소 두 목표가 만난다.

참고 자료

#케이-투어 패스 #K-Tour Pass #부산 관광 #외국인 관광객 #지역관광 #코레일패스 #인바운드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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