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펫푸드 시장, ‘수입산 19.2%’만으로는 모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10월 4일 2025년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을 약 2조4000억원으로 설명하면서도 수입산 점유율 19.2%는 공식 통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가격·품목 기준을 맞춘 실태조사가 산업 지원과 소비자 안전 정책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수출입 자료로 짚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일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을 2025년 기준 17억8300만달러, 약 2조4000억원 규모로 설명하면서도 수입산 점유율을 공식 통계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은 빠르게 커졌지만 어떤 품목이 어디에서 생산돼 얼마에 팔리는지를 같은 기준으로 묶은 통계는 아직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수입액이 수출액의 2배를 넘은 상황에서 정책 성과를 판단할 ‘산업의 계기판’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진 시장, 서로 다른 잣대로 계산한 ‘19.2%’
농식품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민간 조사기관이 추정한 2025년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17억8300만달러다. 같은 해 관세청 수입 통계는 약 3억4300만달러다. 두 숫자를 단순히 나누면 수입산 비중은 약 19.2%가 된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이 값을 공식 수입 점유율로 보기에는 정확도에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분모인 시장 규모가 정부 승인 통계가 아니라 민간 추정치이기 때문이다.
계산식보다 중요한 문제는 두 수치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통관 수입액은 국경을 통과할 때 신고된 가격이고, 시장 규모는 조사기관의 정의에 따라 유통단계의 매출 또는 소비자 판매액을 추정할 수 있다. 관세·물류비·유통마진이 붙기 전 금액을 소비자가격 기준의 시장 규모와 나누면 실제 판매 점유율과 어긋날 수 있다. 조사에 포함한 제품 범위와 환율 적용 시점까지 다르면 오차는 더 커진다. 따라서 19.2%는 현재 공개된 숫자로 얻는 참고치일 뿐, 국산과 수입산의 경쟁 구도를 확정하는 지표가 아니다.
수입 3억4250만달러, 수출의 2.1배
국회에 제출된 농식품부 자료를 인용한 서울신문 보도를 보면 2025년 펫푸드 수입액은 3억4250만달러, 수출액은 1억6050만달러였다. 수입이 수출의 약 2.1배이고 무역수지는 1억8200만달러 적자다. 무역수지 적자는 2015년부터 11년째 이어졌다. 수출액은 2023년 1억4980만달러에서 2024년 1억6010만달러로 늘었으나 2025년에는 1억6050만달러로 증가 폭이 40만달러에 그쳤다.

정부의 해외수출산업화 사업 예산은 2024년 18억4000만원에서 2026년 90억9500만원으로 약 4.9배 커졌다. 지원 규모가 늘었지만 수출액이 정체된 원인을 알려면 기업 수, 품목, 수출국, 기업 규모별 성과를 함께 봐야 한다. 단순한 총액만으로는 지원이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으로 이어졌는지, 일부 기업의 기존 수출을 보조하는 데 머물렀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 지표 | 금액 | 해석할 때 주의점 |
|---|---|---|
| 국내 시장 추정액 | 17억8300만달러 | 민간 조사기관 추정치 |
| 수입액 | 3억4250만달러 | 통관가격 기준 |
| 수출액 | 1억6050만달러 | 통관가격 기준 |
| 무역수지 | -1억8200만달러 |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 |
법은 생겼지만, 통계 설계가 성패 가른다
정부는 2023년 펫푸드·펫헬스케어·펫서비스·펫테크를 4대 주력산업으로 정하고 산업 육성과 수출 확대를 추진했다. 당시에도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내수 중심이고 분류·표시·평가 제도와 기반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2026년 3월에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실태조사와 통계 구축의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제 핵심은 조사 항목의 정합성이다. 우선 생산·수입·유통·소비 단계에서 펫푸드의 범위를 일치시켜야 한다. 개·고양이용 주식과 간식, 건강보조 성격 제품, 처방식 사료를 어디까지 포함하는지 명확해야 연도별 비교가 가능하다. 국내 생산품 중 수입 원료 비중이나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위탁생산처럼 원산지와 브랜드 국적이 엇갈리는 사례도 별도 분류할 필요가 있다.
판매 채널별 자료도 중요하다. 대형마트와 전문점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동물병원, 정기배송에서 거래되는 금액과 수량을 함께 집계해야 가격 상승 때문에 매출액만 커지는 현상을 실제 소비 증가와 구분할 수 있다. 중량·판매량 지표 없이 금액만 보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진 것인지, 반려동물의 실제 먹거리 수요가 늘어난 것인지 알기 어렵다.
소비자 안전과 산업정책을 잇는 데이터
통계 공백은 산업 지원의 효율성뿐 아니라 소비자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국산과 수입산의 점유율, 가격대, 제품 유형, 원료 조달 구조가 드러나야 공급망 충격이나 환율 변동이 사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할 수 있다. 리콜·안전성 검사 결과와 제품 분류를 연결하면 문제가 반복되는 품목과 유통 경로를 더 빨리 찾는 기반도 된다.
다만 무역적자 자체를 곧바로 산업 실패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과 가격의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활동이다. 정책이 확인해야 할 것은 적자 규모보다 국내 기업이 어느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지원 예산이 생산성·안전·수출 다변화로 이어지는지다. 그러려면 같은 정의와 같은 가격 기준으로 반복 측정되는 공식 통계가 먼저다.
농식품부는 연구용역에서 마련한 분류체계를 바탕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통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첫 조사에서는 표본 규모와 조사 기준, 시장 규모 산정 방식, 원자료의 한계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숫자 하나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투입과 수출 성과, 소비자 가격과 안전을 해마다 비교할 수 있어야 2조원대 시장의 성장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참고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국내 반려동물 산업 발전을 위한 통계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2026년 10월 4일), https://www.mafra.go.kr/bbs/home/793/579355/artclView.do
- 농림축산식품부, 「반려동물 먹이(펫푸드), 펫헬스케어 등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2023년 8월 8일), https://www.mafra.go.kr/bbs/home/792/571092/download.do
- 서울신문, 「국내 펫푸드 시장 2.5조 규모인데 수입산 통계는 ‘없다’」(2026년 10월 4일),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6/10/04/20261004500085
- 한국농어민신문, 「펫푸드 육성, 시장 실태 파악부터」(2026년 10월 9일),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7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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