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8년 만에 브리더스컵 길 열었다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가 브리더스컵 출전권과 중계 수출로 국제 경마대회로 커졌다.
한국 경마의 대표 국제대회인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가 단순한 주말 경주를 넘어 해외 경마시장과 연결되는 창구로 커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발표를 인용한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마사회는 2024년 4월 브리더스컵사와 협약을 맺고, 그해 코리아컵 1800m와 코리아스프린트 1200m 우승마에게 미국 브리더스컵 월드 챔피언십 자동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 2016년 국제 초청경주로 시작한 지 8년 만에 세계 대회로 이어지는 공식 길이 열린 셈이다.
한일 교류전에서 국제 초청경주로
초안의 출발점이 된 보도처럼 이 대회의 뿌리는 2013년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해 일본 경주마 토센아처가 우승했고, 2014년에는 싱가포르 경주마 엘파드리노가 아시아챌린지컵 정상에 올랐다. 당시 한국 경마는 해외 경주마와 직접 겨루며 수준 차이를 확인해야 했지만, 그 경험이 뒤로 갈수록 국제 초청경주의 토대가 됐다.
지금의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는 매년 9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 경마의 간판 행사다.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2025년 대회는 코리아컵 총상금 16억원, 코리아스프린트 총상금 14억원으로 치러졌고, 두 경주 모두 세계 경마의 국제 등급인 IG3로 분류됐다. 숫자만 보면 상금 규모가 먼저 보이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해외 말과 기수가 한국 무대에 오고 그 경주 실황이 다시 해외로 팔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브리더스컵 출전권이 바꾼 무게
브리더스컵 챌린지 경주 지정은 대회의 이름값을 실제 보상으로 바꿨다.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컵 우승마는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코리아스프린트 우승마는 브리더스컵 스프린트 출전권을 받는다. 브리더스컵은 미국에서 열리는 최상위 경마 대회로, 해외 조교사와 마주에게는 출전권 자체가 이동 비용과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좋은 말을 초청해야 경주의 질이 올라가고, 그래야 중계권과 스폰서십도 함께 설득력을 얻는다.
2025년 결과는 이 변화의 양면을 보여줬다. 아시아경제는 한국마사회 자료를 바탕으로 대회 당일 렛츠런파크 서울에 2만8000여명이 모였고, 마사회가 처음으로 홍콩에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실황을 수출해 123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서 마사회는 전 세계 26개국에 경주 실황을 수출해 연 12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마가 입장권과 마권 매출에만 기대는 산업이 아니라, 영상·데이터·해외 발매와 엮인 콘텐츠 사업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성과만큼 분명해진 숙제
다만 대회가 커졌다고 한국 경주마의 경쟁력이 곧바로 올라간 것은 아니다. 2025년 코리아컵에서는 일본의 딕테이언이 우승했고, 코리아스프린트에서는 홍콩의 셀프임프루브먼트가 정상에 섰다. 한국 경주마는 순위권에서 선전했지만 우승까지는 닿지 못했다. 국제 초청경주의 흥행은 해외 강자를 불러야 가능하고, 동시에 개최국 말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따라붙어야 오래 간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2025년 대회 뒤 한국 경마가 세계 경마의 벽을 다시 확인했다는 취지로 평가하면서도, 인프라와 고화질 중계, 데이터 제공을 해외에 알린 의미를 강조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분명하다. 코리아컵이 브리더스컵으로 가는 문패를 단 데서 멈추지 않으려면 국내 경주마 육성, 국제 등급 관리, 해외 중계 판매가 한 흐름으로 맞물려야 한다. 그래야 9월의 큰 행사가 일회성 축제가 아니라 한국 경마 산업의 수출 상품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