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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에 퇴직금 포함해 줬는데... 법원 '무효' 판결

매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하는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입니다. 전주지법은 이를 임금으로 판단해 퇴직금 전액 지급을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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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에 퇴직금 포함해 줬는데... 법원 '무효' 판결

'퇴직금 분할 약정', 왜 법적 효력이 없을까

많은 사업장에서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 퇴직금 일부를 포함하는 이른바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곤 합니다. 특히 병의원 업종에서는 근로자가 실수령액을 미리 정하고 세금과 4대 보험료를 사용자가 부담하는 '네트(NET)제' 관행이 존재합니다. 조소영 노무사에 따르면 통상 세전 급여에서 세금을 공제하는 '그로스(GROSS)제'가 일반적이지만, 특정 업종에서는 네트제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와 법리에 따르면,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효력이 없습니다. 이는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했더라도 법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전주지법 판결: 퇴직금 명목의 돈은 '임금'일 뿐

최근 전주지법 민사1부(재판장 김진선 부장판사)는 치과기공소 직원 A씨가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분할 약정의 무효를 판결했습니다(사건번호 2022나39, 53). 당시 사업주 B씨는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해 지급했으므로 이미 지급한 금액을 상계해야 한다"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재판부는 사용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효력이 없으므로,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퇴직금이 아니라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10월 6일, 사장 B씨가 원고 A씨에게 퇴직금 2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퇴직금 명목으로 준 돈,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까?

만약 퇴직금 분할 약정이 실질적인 퇴직금 지급을 목적으로 하여 유효하다고 인정되는 특수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 사용자가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근로자가 얻은 '부당이득'이 됩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과거 지급했던 돈을 돌려달라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행사하여 퇴직금과 상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제한적인 상계는 불가능합니다. 민사집행법과 민법에 따라 근로자의 최소 생활 보장을 위해 퇴직금 채권의 2분의 1은 압류가 금지됩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퇴직금 채권 중 2분의 1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기존에 지급했던 부당이득금과 상계할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형식적 약정'의 함정

법률 전문가들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분할 약정 형태를 취하는 계약에 대해 경고합니다. 근로계약 시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분쟁의 핵심은 약정의 실질입니다. 계약의 목적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인지, 아니면 단순히 '임금의 분할 지급'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약정이 무효라면 지급된 돈은 임금이 되고, 약정이 유효하다면 지급된 돈은 부당이득이 되어 상계 대상이 됩니다.

By 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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