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벌어도 안 산다, 꼬마빌딩 외면하는 2030
고금리 역마진과 온라인 쇼핑 급증으로 꼬마빌딩 시장이 침체에 빠졌습니다. 2030 자산가들은 관리 부담을 이유로 빌딩 대신 금융 자산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자산가들마저 돌아서는 꼬마빌딩 시장
한때 연예인들의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꼽히며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안겨주던 꼬마빌딩 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 과거에는 강남 역삼동 빌딩을 전액 현금으로 매입해 화제가 되는 등 자산가들의 단골 투자처였으나, 저금리 기조가 끝나며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최근 자본력을 갖춘 2030세대 신흥 자산가들마저 꼬마빌딩을 외면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고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사이, 꼬마빌딩은 수요 절벽을 맞이했다. 실제로 홍대입구역과 역삼동 먹자상권 일대의 중소형 빌딩 매물은 작년과 재작년에 이어 최근까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정은상 NAI코리아 리서치센터장은 "홍대입구역과 역삼동 먹자상권 일대 중소형 빌딩 매물이 늘었다"고 밝혔다.
고금리 역마진과 복잡해진 부동산 정책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도가 떨어진 결정적인 원인은 고금리로 인한 '역마진' 현상이다. 현재 꼬마빌딩 수익률이 1.8% 수준인 물건이 있는 반면, 대출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4~5%대까지 치솟아 임대료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다주택자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 등 복잡해진 부동산 정책도 투자자의 발을 묶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는 "아파트 투자 조건이 세밀해지면서 챙겨야 할 사항이 많아졌다. 꼬마빌딩까지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소비 패턴 변화와 재건축 단지의 상가 기피
온라인 쇼핑 급증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도 상권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2019년 약 136조 6,000억 원 규모였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약 275조 원으로 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로 인해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메인 상권조차 빈 점포가 즐비한 상태다.
이러한 상가 기피 현상은 정비사업 생태계까지 바꾸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대치우성1차, 송파구 잠실우성4차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단지 내 상가를 짓는 대신 상가 조합원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분양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유령 상가'나 미분양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상가 면적을 줄이고 주거 시설을 늘리는 쪽을 택한 것이다.
폭증하는 경매 매물과 세대교체 실패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경매 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상업·업무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7만 92건으로 전년(4만 9,060건) 대비 43% 증가했으며, 올해 4월에는 월간 8,252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대형 상가는 15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의 3.5%인 2,250만 원에 낙찰되었고, 중구 을지로의 한 쇼핑몰 상가 역시 13회차 경매 끝에 감정가 대비 10.8%인 130만 원에 낙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향후 매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꼬마빌딩 소유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955~1959년생 고령층의 상속 및 증여 주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금융 투자에 익숙하고 건물 관리 경험이 없는 2030세대 자녀들은 직접 시설 보수와 임차인을 관리해야 하는 '운영형 자산'인 노후 건물을 물려받기보다 환금성이 좋은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경향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