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국판 스페이스X' 도전…독자 우주 인프라 구축으로 주권 확보 나선다
두 남성이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우주가 상상의 영역을 넘어 거대한 산업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국가 간의 체제 경쟁과 군사적 목적에 의해 주도되었던 우주 개발이 이제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 접어들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우주는 이제 제조업의 영역
과거의 우주 산업은 이른바 '올드 스페이스(Old Space)'로 불렸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발사로 시작된 우주 경쟁은 미국과 소련의 체제 및 군사 경쟁을 촉발했다. 당시 미국은 위성을 핵탄두로 전환해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느껴 1958년 나사(NASA)를 창설했으며, 1961년 유리 가가린의 우주 도달 이후 미국 대통령이 달 탐사를 향한 연설을 하는 등 국가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가 중심이었다. NASA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대형 방산 기업이 그 설계에 맞춰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이었다.
'김바비의 바비위키' 영상에 따르면,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유인 달 탐사가 중단된 이후 우주 산업은 '달에 가는 산업'에서 '우주를 사용하는 산업'으로 전환됐다. 위성을 통해 해외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거나, 민간에 개방된 GPS를 통해 자동차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지도, 배달, 물류 관리, 농업 등 일상의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 대표적이다. 우주가 하나의 플랫폼이자 인프라가 된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기업이 등장하며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NASA가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기업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 역할로 전환하면서, 로켓 발사가 마치 '쿠팡의 로켓 배송'처럼 표준화된 민간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 진보를 동반했다. 재사용 발사체의 등장으로 발사 빈도를 높이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고, 반도체와 센서,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위성이 소형화되면서 위성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업'의 영역으로 우주 산업이 확장되었다. 이제 우주는 통신, 데이터, 국방을 아우르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한화, 왜 '스페이스X'가 있음에도 독자 기술 개발에 매진하나
글로벌 선두 주자인 스페이스X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독자적인 우주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주 주권' 확보가 핵심으로 꼽힌다. 영상에서는 스페이스X가 전체 발사의 70% 이상을 자사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사용하며, 향후 몇 년간은 추가 발사 슬롯이 꽉 차 외부 발사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발표한 점을 지적했다.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타국에만 의존할 경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타국의 일정과 승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화그룹은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발사체부터 위성, 데이터 송수신에 이르는 우주 산업의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누리호 엔진 및 체계 종합), 한화시스템(위성 및 우주 통신), 세트렉아이(초고해상도 광학 위성)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종합적인 우주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방산 업종과 우주 산업 간의 높은 기술 연관성은 한화가 이 분야에 뛰어드는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언급되었다. 한화는 자본력과 기술적 유사성을 모두 갖춘 그룹으로서, 카이스트와 함께 미래 우주 인재를 기르는 교육 프로그램인 '우주의 조약돌'을 운영하며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주 기술이 가져올 일상의 변화…정수 기술부터 데이터 플랫폼까지
우주 산업의 발전은 단순히 우주 탐사에 그치지 않고 지구상의 기술 혁신을 견인한다. 영상에 출연한 지웅배 교수는 우주 기술이 인간을 우주로 보내기 위한 과정에서 의외의 일상 기술로 전이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아폴로 시대에 우주인의 식사를 위해 발전된 기술이 레토르트 식품의 기반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향후 NASA가 예산 문제로 겪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 기업이 화성 샘플 채취 미션 등을 지원하는 등 정부와 민간의 협력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향후 달 탐사가 본격화되면 달 남극의 얼음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극도로 미세한 '달 먼지'를 걸러내야 하는 과제가 발생하며, 이는 지구의 정수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 교수는 "우주 산업은 경제와 거리가 먼 분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발생하는 부수적인 결과물들이 우리 삶의 풍요로움을 결정할 것"이라며 우주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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