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20 (일)

김서준 해시드 대표 "AI 시대, 국가가 AI 인프라 지분 가져 생산물 배분해야"

두 남자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상우 | 입력 2026.09.20 11:01 | 댓글 0
김서준 해시드 대표 "AI 시대, 국가가 AI 인프라 지분 가져 생산물 배분해야"
두 남자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기존 자본주의의 부의 분배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가 전기와 같은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가 AI 인프라의 지분을 보유하고 이를 통해 생산물을 국민에게 직접 배분하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티타임즈TV 영상에 따르면,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AI 시대의 도래로 인해 과거의 성공 척도나 자본주의의 전제가 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성공의 척도가 등수나 등급처럼 존재했지만, 그런 것들이 무의미해지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며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 함수였던 기존 자본주의의 전제마저 깨질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답이 이제 하나가 아닌 것"이라며 "어떤 신이 될 것인가에 대한 자기 선택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금 중심의 재분배 한계... "생산물 자체를 나누는 방식 도입해야"

김 대표는 AI로 인한 부의 재분배를 논할 때 기존의 '세금'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빌 게이츠 등이 제안했던 '로봇세' 개념은 물리적 로봇을 상정했으나, 현재의 AI는 디지털 영역에서 '에이전트' 형태로 훨씬 빠르게 동작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를 뭐 하나 돌리는 것도 아니고 막 백 개, 천 개씩 돌리고 있는데, 에이전트마다 효율이 다르다"며 "에이전트 개수마다 세금을 매길 수도 없고, 어떤 에이전트는 굉장히 효율이 좋고 어떤 에이전트는 효율이 적어서 더 많은 에이전트를 돌려야 하는데, 이를 수학 공식처럼 측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업에 매기는 세금 역시 조세 피난처 등 다양한 루프홀(법적 허점)이 존재한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빅테크 회사들도 다 조세 피난처 같은 데다 돈을 돌리고 있다"며 "결국 세금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식 중 하나로 AI로 인해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순간 자체에 배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대표는 세금을 사후적으로 걷어 뿌리는 방식이 아닌,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순간 생산물 자체를 나누는 방식을 제시했다. 그는 "세금이라기보다는 생산물 자체를 나누는 것"이라며 "국가가 AI 인프라의 지분을 보유하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토큰 자체를 국민에게 배당하는 모델이 공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동의 오일머니를 활용한 기본소득이나 알래스카, 노르웨이의 자원 수익 배당 모델과 맥을 같이 한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인텔 주식의 지분율을 정부가 가져가거나, 오픈AI가 정부에 지분을 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매우 당연한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AI 토큰, 새로운 형태의 '출생신고서 혜택' 될 수도

김 대표는 AI 인프라를 전기나 수도처럼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필수재로 규정했다. AI 사용 여부에 따라 개인의 생산성 차이가 수백 배에서 수천 배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구글 검색만 할 수 있는 사람과 AI를 쓸 수 있는 사람의 생산성 차이가 백 배, 천 배가 날 것"이라며 "마치 국가가 의무 교육을 해주듯이 AI 토큰을 국민들에게 무료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배분되는 방식은 돈이 아닌 '스테이블 토큰'과 같은 연산 토큰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배분 방식이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AI 강국에서 태어나면 더 많은 AI 토큰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출생신고서에 붙는 혜택들로 정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개인이 AI를 활용한 생산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으므로, 국가 차원의 AI 토큰 배분이 새로운 형태의 복지이자 생존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10~20년 뒤 농촌이 100% 자율화되어 쌀이 생산된다면, 국가가 그 생산물 자체를 국민에게 분배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인프라는 현대판 '군비 경쟁'... 한국의 기회와 일본 시장

AI 인프라 확보를 둘러싼 국가 간의 경쟁은 과거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과 유사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국방비가 국가를 지키는 핵심 축이었다면, 이제는 AI 인프라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그중 가장 큰 축 중 하나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가가 AI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가를 지키는 것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한편, 김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일본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포착했다. 그는 "최근 1~2년 사이 일본 VC(벤처캐피털)들 사이에서 한국 초기 기업들에 투자하고 싶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 매우 잘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한국을 대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느끼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캐릭터 채팅 플랫폼 '제타'와 같은 서비스가 일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이 가진 테크 수용 속도와 기질이 일본 시장에서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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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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