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방문객 1431만 ‘역대 최대’…1인 소비는 3년 새 17%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 문화관광축제 분석에서 방문객은 1431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1인당 소비액은 2022년보다 17% 줄었다. 외지인 의존도가 높은 지역축제의 소비 구조와 체류·재방문 중심의 정책 과제를 짚었다.
한국관광공사가 2026년 6월 공개한 ‘2025 문화관광축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분석한 문화관광축제 62곳의 방문객은 1431만 명으로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4.8% 늘었고, 2018년 1157만 명과 비교하면 23.7% 증가했다. 그러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3만2415원으로 2022년 3만9128원보다 17% 줄었다. 사람을 모으는 성과와 지역에 돈이 머무는 성과가 엇갈린 셈이다.

총액은 반등했지만 1인당 지출은 장기 하락
2025년 축제 기간 총소비금액은 4639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방문객 증가율 4.8%를 조금 웃돈다. 2024년과 비교하면 방문객과 소비가 함께 회복한 것이다. 다만 시계를 2022년으로 돌리면 그림이 달라진다. 총소비금액은 2022년 4887억 원에서 2023년 4779억 원, 2024년 4403억 원으로 줄어든 뒤 2025년에야 4639억 원으로 반등했다. 지난해 총액은 여전히 2022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방문객 1명당 평균 소비액도 2022년 3만9128원에서 2025년 3만2415원으로 6713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17.2%다. 외지인 1인당 소비는 같은 기간 6만6077원에서 5만3951원으로 1만2126원, 18.4% 줄었다. 고물가로 소비자가 지출 항목을 선별했을 가능성, 무료 프로그램 확대, 당일 방문 비중 등 여러 요인이 섞일 수 있다. 보고서의 결제·이동 데이터만으로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외지인 55.8%가 소비 대부분을 만든 구조
방문객 구성은 외지인 798만 명(55.8%), 현지인 622만 명(43.5%), 외국인 10만9000명(0.8%)이었다. 인원만 보면 현지인도 10명 중 4명꼴이지만 소비 기여도는 크게 달랐다. 외지인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한 비중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95.8~97.3%였다. 2025년 유형별 1인당 소비액도 외국인 7만6091원, 외지인 5만3951원, 현지인 1480원 순이었다.
| 구분 | 방문객 | 비중 | 1인당 소비액 |
|---|---|---|---|
| 외지인 | 798만 명 | 55.8% | 5만3951원 |
| 현지인 | 622만 명 | 43.5% | 1480원 |
| 외국인 | 10만9000명 | 0.8% | 7만6091원 |
외국인 방문객은 2024년 10만2000명에서 2025년 10만9000명으로 늘어 2년 연속 10만 명을 넘었다. 1인당 소비액은 세 유형 가운데 가장 높지만 전체 방문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에 그친다. 외국인 수요를 키울 여지는 크지만, 지금의 지역경제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집단은 여전히 국내 외지인이다.
지출 업종도 편중돼 있다. 식음료가 48.4%, 쇼핑이 35.7%로 두 업종이 전체의 84.1%를 차지했다. 운송은 7.4%, 여가서비스는 4.1%였다. 축제장 안에서 먹고 물건을 사는 소비는 확인됐지만 숙박, 주변 관광지, 지역 문화서비스로 지출이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는 별도의 추적이 필요하다. 총방문객과 총소비만으로 ‘체류형 관광’의 성공까지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몇 명 왔나’에서 ‘얼마나 머물고 다시 오나’로
방문 행태에서도 과제가 보인다. 단일방문자는 72.8%, 재방문자는 27.2%였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9.3%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8.3%로 뒤를 이었다. 20대 비중은 2018년 17.7%에서 2025년 14.3%로 낮아졌다. 방문객 수가 늘어난 사실과 별개로 젊은 층을 다시 오게 만드는 콘텐츠, 세대별 체험 설계가 필요한 대목이다.
공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야놀자리서치가 정리한 전국 지역축제 수는 2019년 885개에서 2025년 1214개로 3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련 예산은 3448억 원에서 6195억 원으로 약 1.8배 확대됐다. 축제가 많아질수록 지자체 간 일정과 콘텐츠가 겹치고 관광객의 시간과 지갑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강해진다.
성과지표도 방문객 숫자 하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첫째, 외지인의 평균 체류시간과 숙박 전환율을 별도로 공개해야 한다. 둘째, 카드 소비가 축제장 안 식음료·쇼핑에 머무는지, 전통시장과 숙박·문화시설까지 확산하는지 상권별로 살펴야 한다. 셋째, 재방문율과 추천 의향을 다음 연도 예산과 연계하면 단발성 동원보다 경험의 질을 높이는 유인이 생긴다.
지자체에는 무료 관람객을 줄이라는 뜻이 아니다. 무료 프로그램은 문화 접근성과 지역 공동체라는 축제의 공익적 기능을 지탱한다. 다만 경제 활성화를 정책 목표로 내세운다면, 무료 공연 뒤에 지역 식당·상점·숙박으로 이어지는 동선과 예약 상품, 야간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외지인 소비 의존도가 96% 안팎인 구조에서는 교통 혼잡만 남기고 소비가 빠져나가는 ‘스쳐 가는 축제’를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1431만 명이라는 역대 최대 기록은 지역축제가 여행 목적지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다. 동시에 3년 새 17% 줄어든 1인당 소비는 다음 정책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사람을 더 많이 세는 데 있지 않다. 방문객이 지역에서 한 끼를 더 먹고, 한밤을 더 머물고, 다음 해 다시 찾게 만드는 경험을 얼마나 촘촘히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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