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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13 (화)
사회

독일의 정치·경제 불확실성…남미 파라과이로 향하는 '체계적 이민' 확산

독일의 높은 세금과 과도한 규제, 정치적 갈등에 지친 전문직과 사업가들이 남미 파라과이로 이민을 떠나고 있다. 파라과이는 저렴한 에너지와 기업 친화적 정책을 바탕으로 남미 내 경제 성장률 상위권을 기록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허브로 부상 중이다.

독일의 정치·경제 불확실성…남미 파라과이로 향하는 '체계적 이민' 확산
정장을 입은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손을 흔들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에서 남미의 내륙국 파라과이로 향하는 이민 행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은퇴자들이 저렴한 물가를 찾아 떠났다면, 최근에는 전문직과 사업가 등 다양한 계층이 체계적인 준비를 거쳐 정식 이민을 선택하는 양상이다.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에만 1,132명의 독일인이 파라과이에서 정식 이민 허가를 받았다. 이는 2025년 한 해 전체 이민자 수인 1,600명과 비교했을 때 매우 가파른 증가세다. 현재 파라과이에 거주하는 유럽 출신 중 독일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당시 독일 정부의 강력한 이동 제한과 규제 조치에 반발해 파라과이로 향했던 이들이 단순히 일시적인 반발심으로 떠났다가 돌아왔던 것과 달리, 최근의 이민자들은 매우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정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1년 중 6개월은 세금과 서류 작업"…독일의 규제와 세금 부담

독일인들이 굳이 남미의 파라과이를 선택하는 핵심 원인은 독일 내부의 경제적·정치적 불안정성이다. 이들은 독일의 높은 세율과 과도한 행정 규제, 그리고 사회적 갈등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탈출의 주요 이유로 꼽는다. 특히 중소기업 운영자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독일에는 세금을 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유럽연합(EU)의 강한 규제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가 너무 힘들다며 파라과이의 자유로운 환경을 갈망하고 있다.

실제 사례로 소개된 소프트웨어 전공자 남편과 지리정보시스템(GIS) 전공자 부부의 경험은 독일의 규제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지상 관측 서비스를 위해 창업한 이 부부는 "일 년 내내 일하는데 6개월은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하고, 나머지 6개월은 각종 행정 서류를 처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다 쓴다"고 토로했다. 서류 처리 과정에서 작은 실수 하나만 발생해도 곧바로 고액의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되는 환경이 사업 지속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국 독일에서 회사를 접고 파라과이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자동차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파라과이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거주 허가를 비교적 용이하게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세금 부담이 매우 낮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이민 양상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급여 생활자의 경우 디지털 및 테크 관련 능력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시도하며, 투자자들은 부동산이나 첨단 기술 분야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독일 내부에서는 이처럼 고소득 전문직들이 떠나는 현상에 대해 비아냥거리거나 정치적 비난을 퍼붓는 등 사회적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진영 논리'에 지친 사람들

경제적 요인 외에도 독일 사회의 변화에 대한 거부감도 이민을 부추기고 있다. 과거 독일 사회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타협'을 중시했으나, 최근에는 진영 논리가 득세하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자들은 독일이 과거와 달리 서로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배척하는 분위기로 변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마치 독일이 '대한민국화' 되고 있는 것 같다는 비유로도 표현된다.

이슬람 이주민 관련 갈등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언급됐다. 독일의 기본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규칙을 고수하려는 일부 집단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면서, "차라리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럽 대륙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역시 사람들을 남미로 내모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남미의 새로운 경제 허브로 부상하는 파라과이

독일인들이 떠나온 파라과이는 과거 '남미의 최빈국'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동적인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라과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댄 내륙 국가로, 파라나 강과 파라과이 강이라는 두 개의 큰 강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강들은 내륙 수운으로 연결되어 있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접경 지역까지 상품과 농산물을 수출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파라과이의 GDP는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상승해 명목 GDP 기준 약 7,000달러,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는 약 18,000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경제 성장 지표도 눈에 띈다. 파라과이의 GDP 성장률은 작년 6%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4.5%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는 남미 경제공동체인 메르코르스(Mercosur) 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파라과이의 성장 동력은 풍부한 자원과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다. 광활한 평원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규모의 콩·쇠고기 수출 능력, 그리고 저렴한 에너지가 핵심이다. 특히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력 발전으로 충당하는데, 브라질과 전력을 절반씩 나누어 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타이프(Itaipu) 댐이 그 중심에 있다. 이타이프 댐의 연간 발전 용량은 약 14기가와트(GW)로, 이는 한국의 최신형 원자력 발전소(APR1400, 약 1.4GW) 10기 분량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저렴한 에너지와 땅값, 그리고 기업 친화적인 환경 덕분에 최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는 고층 건물이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독일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겨냥해 독일인들이 선호하는 지형에 땅을 분할해 판매하거나 리조트를 건설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파라과이는 이제 단순한 은신처를 넘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유튜브 「최근 독일인들이 파라과이로 도망치는 이유 [지구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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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임상우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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