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무임수송 39억…서울 지하철 헌법소원이 묻는 ‘누가 내나’
서울교통공사가 2026년 10월 8일 국가유공자 등의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을 국가가 보전하지 않는 현행 법률이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2025년 관련 손실은 39억원이다. 쟁점은 혜택 존폐가 아니라 법률로 부과된 교통복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다.
서울교통공사가 2026년 10월 8일 국가유공자 등의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을 국가가 보전하지 않는 현행 법률이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공사가 제시한 국가유공자 관련 손실은 2025년 39억원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임승차 혜택을 없앨지 여부가 아니라, 법률로 부과된 교통복지 비용을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도시철도 운영기관 가운데 누가 부담할지다.

39억원은 전체 무임수송 손실이 아니다
먼저 숫자의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서울교통공사가 이번 헌법소원의 근거로 제시한 손실은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 등의 무임수송분이다. 공사 설명을 인용한 MBC 보도에 따르면 이 손실은 2022년 30억원에서 2023년 34억원, 2024년 37억원, 2025년 39억원으로 늘었다. 3년 동안 9억원, 30% 증가한 셈이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을 모두 합친 전체 무임수송 손실과는 다른 수치다. 서울시의회가 공개한 2024년 검토자료에는 서울교통공사의 2023년 전체 무임수송 손실이 3,663억원으로 적혀 있다. 같은 해 국가유공자 관련 손실 34억원은 전체의 약 0.9%다. 작은 비중처럼 보이지만, 공사는 국가가 의무를 정하면서 재원을 따로 지급하지 않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

| 연도 | 손실액 | 전년 대비 |
|---|---|---|
| 2022년 | 30억원 | 기준 |
| 2023년 | 34억원 | 4억원 증가 |
| 2024년 | 37억원 | 3억원 증가 |
| 2025년 | 39억원 | 2억원 증가 |
이용 의무는 명확하지만 보조금은 ‘예산 범위’
법률의 문장 차이가 분쟁의 출발점이다. 국가유공자법과 보훈보상대상자법은 일정한 대상자가 국가·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수송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동시에 국가는 서비스를 제공한 자에게 ‘예산의 범위에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통령령과 행정규칙으로 구체화된 무임 이용 의무와 달리, 보조금 지급은 예산 편성을 전제로 한 재량 규정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2023년에는 재해로 부상한 군경과 공무원 등 보훈보상대상자가 무임수송 대상에 추가됐다. 공사 집계에서는 그해 손실이 전년보다 4억원 늘었다. 대상 확대가 공익적 결정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적지만, 추가 비용을 사업자의 운임수입으로 흡수할지 국가 예산으로 분리할지는 법률에 자동 산식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39억원의 액수보다 ‘의무를 만든 주체와 비용을 내는 주체가 달라도 되는가’라는 원칙을 묻는다. 공사는 공공 필요에 따른 재산권 제한에는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1심 재판에서 정부는 서울교통공사가 공기업이어서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부터 문제 삼았다. 헌법재판소가 본안 판단에 들어가려면 이런 청구 적격과 절차 문제도 먼저 넘어야 한다.
같은 선로의 코레일은 왜 지원받나
공사가 평등권 침해의 비교 대상으로 든 곳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32조는 철도운영자가 다른 법령이나 국가정책 때문에 운임을 감면할 때 발생하는 공익서비스 비용을 국가 또는 서비스를 요구한 원인제공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한다. 제33조는 원인제공자와 철도운영자가 보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한다.
코레일 공식 자료도 이 법에 따라 노인·장애인 등의 무임운송과 운임 할인으로 생긴 손실을 정부에서 공익서비스 비용으로 보상받아 왔다고 설명한다. 반면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같은 방식의 의무적 국비 보전 체계 밖에 있다. 공사는 지하철 3호선 오금~대화 구간에서 서울교통공사 열차 운행이 하루 299회, 코레일이 107회인데도 보조금은 코레일에만 지급된다고 제시했다.
다만 운행 횟수만으로 두 기관의 법적 지위와 비용 구조가 같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코레일은 국가 철도망을 운영하고, 서울교통공사는 지방공기업으로 서울시 교통정책과 운임 결정의 영향을 받는다. 헌법재판소가 두 운영자를 본질적으로 같은 비교집단으로 볼지, 철도와 도시철도의 제도 차이를 합리적 이유로 인정할지가 평등권 판단의 관건이다.
민사소송 패소 뒤 헌법재판소로
서울교통공사는 2025년 7월 국가를 상대로 2024년분 손실 약 37억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6년 9월 9일 청구를 기각했고, 보조금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사는 한 달 뒤인 10월 8일 헌법소원을 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국가의 지급 의무나 위헌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헌법소원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보상금 지급 결정과 다르며, 심판 요건을 통과해 본안 판단이 이뤄질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독자는 ‘39억원을 돌려받게 됐다’거나 ‘무임승차가 중단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혜택보다 재원 배분이 쟁점
국가유공자 무임수송은 이동권과 예우를 보장하는 사회정책이다. 운영기관의 손실 역시 회계상 실제 비용이다. 둘을 동시에 유지하려면 복지정책의 수혜 대상과 서비스 기준은 국가가 정하되, 비용은 국비·지방비·운영기관 부담으로 투명하게 나누는 장치가 필요하다.
해법은 헌법재판 결과 하나에만 달려 있지 않다. 국회가 보훈 관련 법률의 ‘지급할 수 있다’를 의무 규정으로 바꾸거나,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의 공익서비스 보상 대상을 도시철도로 넓히거나, 중앙·지방정부가 분담률과 정산 기준을 별도 합의할 수 있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국가유공자분과 고령자·장애인분을 분리해 공개하고, 실제 수송 인원과 적용 운임, 회피 가능 비용을 같은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번 심판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서울교통공사가 기본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는 주체인지, 코레일과 도시철도의 지원 차이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위헌 판단이 날 경우 보상 의무와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다. 39억원을 둘러싼 소송이지만 결론은 전국 도시철도의 교통복지 재원 원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참고 자료
- 서울교통공사 "국가유공자 무임수송 손실 보상해야" 국가 상대 헌법소원 — MBC(2026년 10월 8일)
- 서울교통공사 "국가유공자 무임수송 손실 보상해야" 헌법소원 — 연합뉴스(2026년 10월 8일)
- 서울교통공사, 무임수송 손실 보상 놓고 헌법소원…"재산권·평등권 침해" — 뉴스1(2026년 10월 8일)
- 서울교통공사 '국가유공자 무임승차 손실 배상' 소송서 패소 [종합] — 이투데이·네이트뉴스(2026년 9월 9일)
-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 국가법령정보센터
-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 국가법령정보센터
- 철도산업발전기본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 무임수송(PSO) 손실비용 국비보전 법제화 추진(이사회 보고) — 서울정보소통광장·서울교통공사(2025년 6월 18일)
- 코레일, PSO 정부보조금 삭감에 따른 열차운행 감축 불가피 — 한국철도공사(2016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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