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15 (목)
환경산업

폐전기이륜차 회수거점 약 170→220곳…‘몇 대·얼마에’는 아직 빈칸

한국환경공단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5개 기관은 10월 1일부터 폐전기이륜차 회수·재활용 전국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약 220곳으로 늘어난 회수망의 성과를 검증하려면 차량과 교체 배터리를 분리 집계하고 지역별 접근성·대당 순비용·물질 회수율을 공개해야 한다.

한국환경공단과 기후에너지환경부, E-순환거버넌스, 한국전기이륜형자동차협회,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는 10월 1일부터 폐전기이륜차 회수·재활용 전국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공단이 10월 7일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기존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회수 거점 약 170곳에 전기이륜차 판매·정비점 약 50곳을 더해 전국 약 220곳의 회수망을 운영한다. 거점 수만 놓고 보면 약 29.4%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보도자료에는 시범사업의 목표 회수 대수, 대당 처리비, 재활용률 같은 성과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중국의 한 상점 앞에서 전기자전거와 이륜차용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습. 국내 시범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전기자전거와 이륜차용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습. 국내 폐전기이륜차 회수 시범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중국 현지 자료사진이다. 사진: User:Vmenkov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3.0)

회수 접근성은 넓어졌지만, 성과의 분모가 없다

전기이륜차는 자동차처럼 별도의 폐차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소유자가 운행을 끝낸 뒤 정비점이나 판매점, 폐차장 등 서로 다른 경로로 개별 처리해 왔다. 플라스틱 비중이 높고 배터리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아 회수한 자원의 경제적 가치도 낮다는 것이 공단의 진단이다. 폐기물이 흩어지고 회수 유인이 약한 구조에서 평소 이용하던 정비망을 접점으로 끌어들인 것은 현실적인 보완책이다.

이번 사업은 2025년 2월 시작한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등 e-모빌리티 회수·재활용 시범사업의 범위를 전기이륜차까지 넓힌 후속 조치다. 오토바이정비협회가 폐차량을 보관하고 회수를 지원하면 E-순환거버넌스가 전문 재활용업체로 운반한다. 처리업체는 배터리와 금속, 플라스틱을 분리하며 정비 과정에서 나온 교체 배터리도 함께 회수한다. 공단과 정부는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실적관리시스템인 에코에이에스(EcoAS)로 회수·재활용 실적을 확인하고 회수·운반·처리 비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폐전기이륜차 등 회수 거점 약 170곳에서 약 220곳으로 확대
폐전기이륜차 등 회수 거점 약 170곳에서 약 220곳으로 확대

증가율 29.4%는 공단이 밝힌 ‘약 170곳’과 ‘약 220곳’을 이용한 단순 계산이다. 추가 거점 약 50곳은 전체 220곳의 약 22.7%다. 모두 반올림된 수치이므로 정확한 사업 실적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문제는 220이라는 숫자가 회수 능력을 나타내는 투입 지표일 뿐, 실제로 몇 대를 자원순환 경로에 올려놓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 지표는 아니라는 점이다.

차량과 교체 배터리, 단위를 나눠 집계해야

성과 측정의 출발점은 무엇을 한 건으로 셀지 정하는 일이다. 완성차 한 대와 정비 과정에서 빠진 교체 배터리를 같은 ‘건’으로 합치면 실제 폐차량 회수 규모가 부풀려질 수 있다. 차량은 대수, 배터리는 개수와 무게, 금속·플라스틱은 품목별 중량으로 구분해 집계하고 서로 연결되는 식별 체계를 두어야 한다. 그래야 차량 한 대에서 나온 배터리가 별도 실적으로 이중 계산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지역별 접근성도 전국 거점의 총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도권 정비점에 거점이 몰리고 농어촌에서 가장 가까운 회수처까지 이동 거리가 길다면 명목상 전국망이어도 이용 장벽은 남는다. 시도별 거점 수와 평균 서비스 반경, 회수 신청 뒤 실제 수거까지 걸린 시간, 장거리 운반 비중을 함께 공개해야 50곳 추가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

시범사업에서 확인할 역할과 공개 필요 지표
단계공식 역할확인할 지표
접수·보관판매·정비망과 오토바이정비협회가 폐차량 보관·회수 지원차량 대수, 교체 배터리 개수·무게, 지역별 거점, 수거 대기시간
운송E-순환거버넌스가 전문 재활용업체로 운반회당 운송거리, 적재율, 운송비, 안전사고
재활용처리업체가 배터리·금속·플라스틱 분리품목별 투입·회수 중량, 물질 회수율, 잔재물 처리량
검증공단·정부가 EcoAS로 실적 확인, 비용 분석대당·킬로그램당 순비용, 완료율, 중복 집계 여부

표의 ‘확인할 지표’는 정부가 이번 보도자료에서 발표한 실적이 아니라 시범사업의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항목을 정리한 것이다. 공개된 자료는 비용을 분석하겠다고 밝혔지만 분석 주기와 공개 방식, 목표치는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220곳의 회수망이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결론 내릴 근거는 없다.

처리비만이 아니라 회수 자원 수입까지 봐야

비용 분석은 보관, 상차, 운송, 해체, 재활용을 한 덩어리로 묶어서는 안 된다. 고정비와 차량 한 대가 늘 때 추가되는 변동비를 분리하고, 회수한 금속과 배터리 원료의 판매 수입을 차감한 순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대당 비용과 킬로그램당 비용을 함께 제시하면 소형 배터리가 많은 전기이륜차의 특성도 반영할 수 있다. 거점 간 공동 수거로 적재율을 높였을 때 운송비가 얼마나 줄었는지도 정책 설계에 필요한 정보다.

독립 보도인 에너지데일리는 이번 협약에 따른 시범사업 기간을 2027년 9월 30일까지로 전했다. 이 기간에 회수량과 지역별 운송거리, 대당 처리비, 배터리 안전관리 자료가 쌓이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같은 상시 제도를 검토할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공단의 공식 보도자료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을 확정하거나 구체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제도화 가능성과 이미 결정된 정책을 구분해야 한다.

시범사업의 최종 시점까지 기다리지 않고 반기별 중간 실적을 공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회수 신청 대수, 실제 회수 완료 대수, 거점별 평균 처리 기간, 품목별 물질 회수율, 대당 순비용을 같은 기준으로 누적하면 지역과 운영기관 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목표치가 없다면 최소한 전기이륜차 회수와 교체 배터리 회수를 분리한 원자료의 정의와 집계 기준부터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가 찾을 수 있어야 회수망이 된다

공단 보도자료에는 참여 기관과 전체 거점 규모는 나오지만 소비자가 가까운 접수처를 찾을 수 있는 전체 주소 목록이나 표준 인계 절차는 실리지 않았다. 소유권 확인 서류, 배터리가 분리된 차량의 접수 여부, 운반 비용 부담, 방전·파손 배터리 취급 방법처럼 현장에서 반복될 질문을 하나의 안내 체계로 묶을 필요가 있다. 안내가 정비점마다 다르면 제도가 없는 현재의 개별 처리 관행이 이름만 바뀐 채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폐기 경로가 불분명했던 전기이륜차를 기존 정비망과 공식 자원순환 체계로 연결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약 220곳은 출발선이다. 성공 여부는 간판을 단 거점 수가 아니라 실제 회수 완료율, 지역 간 접근성, 대당 순비용, 품목별 물질 회수율이 시간이 지나며 개선되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정부와 공단이 EcoAS에 쌓이는 자료의 정의와 중간 성과를 공개할 때 시범사업은 상시 제도로 이어질 근거를 갖게 된다.

참고자료

#폐전기이륜차 #전기이륜차 #폐배터리 #자원순환 #EcoAS #환경산업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저작권자 ⓒ 트렌드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