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67] 동궁, 기묘한 귀(鬼)의 세계 이야기
귀의 세계에서 기다린 구천(배우 남주혁), 생강(배우 노윤서), 왕(배우 조승우), 대비(배우 장영남), 숙빈 최씨(배우 황영희), 세자(배우
귀의 세계에서 기다린 구천(배우 남주혁), 생강(배우 노윤서), 왕(배우 조승우), 대비(배우 장영남), 숙빈 최씨(배우 황영희), 세자(배우 곽동연) 등의 열연이 지난 1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세상에 공개됐다.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구천의 이름부터 '구천에서 떠도는 이'의 운명이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을 만나 동궁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화부터 현실과 또 다른 세계의 연출은 색감부터 영화 콘스탄틴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의 설정과 맞닿아 있다. 분명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함은 예상과 다른 전개가 아닌 떡밥 회수와 흑막의 등장까지 각종 설정도 묘하게 닮아있었다.
그러나 설정은 비슷하더라도 극 중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는 결이 달랐고, 특히 오랜만에 만나는 남주혁은 적당한 웃음과 액션 그리고 진지함이 묻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구천에 녹아들었다.
캐릭터의 이름부터 이미 구천을 떠돈다는 설정은 숨 가쁘게 달릴 수 있는 8부작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데 확실한 구심점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연못귀신의 존재는 누가 최종 빌런이 될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했다. 예를 들면, 종묘사직을 지키기 위해 궁을 소유하려는 대비의 욕망과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올리려는 숙빈 최씨의 욕망은 대의명분을 앞세운 비뚤어진 욕망으로 분출했다.
특히 옹주는 왕의 피가 섞인 탓에 귀신의 소리를 듣게 됐고, 이는 세자도 마찬가지였다. 구천이 경멸할 정도로 왕과 생강을 경계한 것도 결국 이용만 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버려지는 그들 특유의 못된 심보를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영안군을 살리지 못하면 궁에서 나가지 못하고, 살려도 살아서 나갈 수 없다는 궁지에 몰린 구천의 선택은 생강을 향한 일갈이었다.
어차피 영안군을 구하더라도 내 목숨을 보전받지 못한다면 원귀가 되어 왕을 찾아가겠다는 엄포는 그로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저 구천이 다른 세계, 극에서는 귀의 세계로 설정돼 '현실은 풍수사, 귀의 세계는 귀무자'처럼 활약한다.
흡사 게임처럼 초반은 복숭아 나뭇가지로 연명하는 초보자 검사에 불과했지만, 벼락 맞은 대추나무를 획득(?)하면서 아이템 파밍을 마친 그의 활극도 진일보한다.
다만 이러한 활극도 액션이 감초처럼 사용됐을 뿐 주는 아니었다. 왕과 대비의 암투, 숙빈 최씨의 계략을 눈치 챈 대비와 대안으로 제시한 인하군과 익상군까지 결국 목표는 왕이었다. 이는 최종 빌런으로 설정된 세자도 더욱 사악해진 원귀가 되어 필멸의 의지를 피력한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동궁은 연못귀신의 존재와 탄생 배경을 갈등의 씨앗이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떡밥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화사한 판타지를 동양의 색깔이자 한으로 풀어내면서 한국형 다크 판타지의 궤를 이어가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간만에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등장한 동궁, 관점에 따라 호불호는 존재하겠으나 8부작을 정주행하는 데 있어 쉼 없이 감상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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