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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원 '점쟁이들', 95만 관객 뒤 다시 보인다

강예원이 영화 '점쟁이들'에서 맡은 찬영과 코믹 호러 속 존재감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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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원 '점쟁이들', 95만 관객 뒤 다시 보인다

영화 '점쟁이들'은 2012년 10월 3일 개봉한 코믹 호러다. 김수로, 강예원, 이제훈, 곽도원, 김윤혜, 양경모가 한 영화 안에서 각기 다른 결의 인물을 맡았고, 누적 관객 수는 95만3682명으로 알려졌다. 숫자만 놓고 보면 대형 흥행작은 아니지만, 지금 다시 보면 이 작품은 배우 강예원의 장점이 어디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강예원은 이 영화에서 특종을 좇는 기자 찬영을 맡았다. 귀신을 쫓는 점쟁이,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퇴마사, 귀신을 보는 인물들이 한데 모이는 이야기에서 찬영은 관객이 따라 들어갈 입구다. 초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질수록 그의 현실적인 반응이 살아나야 영화의 웃음도, 긴장도 과하게 뜨지 않는다. '점쟁이들'에서 강예원이 맡은 자리가 바로 그 중간 지점이었다.

강예원은 왜 이 영화에서 먼저 보이나

'점쟁이들'의 무대는 수십 년 동안 이상한 일이 되풀이된다는 울진리다. 영화는 이 마을의 비밀을 풀기 위해 전국의 점쟁이들이 모인다는 설정으로 출발한다. 박선생 역의 김수로가 코미디의 큰 리듬을 잡고, 석현 역의 이제훈과 심인 역의 곽도원이 각자 다른 말맛과 표정을 얹는다. 그 사이에서 찬영은 사건을 취재하러 온 외부자이자, 점쟁이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인물이다.

이 배치는 강예원에게 꽤 까다로운 역할을 준다.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이한 설정에 기대는 만큼, 찬영까지 같은 톤으로 과장되면 관객이 붙잡을 현실감이 사라진다. 반대로 너무 차분하게만 가면 코믹 호러의 흥이 끊긴다. 강예원은 이 사이를 오가며 장면의 온도를 맞춘다. 겁을 먹고 휘말리는 순간에는 몸의 반응을 크게 쓰고, 취재 본능이 살아나는 대목에서는 말의 속도를 살려 인물을 다시 앞으로 끌어낸다.

코믹 호러가 배우에게 요구한 균형

코믹 호러는 웃기기만 해서도, 무섭기만 해서도 힘을 얻기 어렵다. 관객이 장르의 약속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배우들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진지하게 통과해야 한다. '점쟁이들'의 공식 예고편에서 먼저 보이는 재미도 여기에 있다. 무속과 과학, 취재와 공포가 한 화면 안에 뒤섞이지만, 각 인물이 자기 목적을 분명히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장면이 완전히 흩어지지 않는다.

강예원의 찬영은 이 장르 안에서 관객의 의심을 대신한다. 그는 점쟁이 무리의 일부가 아니라 사건을 캐러 온 사람이고, 그래서 영화는 찬영을 통해 기묘한 설정을 한 번 더 설명할 시간을 얻는다. 이것은 단순한 보조 역할이 아니다. 장르영화에서 관객이 이야기에 들어오는 문을 누가 여느냐는 작품의 체감 속도를 바꾼다. '점쟁이들'에서 강예원은 그 문을 여는 배우에 가깝다.

95만 관객이라는 숫자가 남긴 자리

'점쟁이들'은 개봉 당시 100만 관객에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같은 시기 한국 극장가에는 사극 대작과 해외 액션물이 강하게 버티고 있었고, 코믹 호러라는 장르는 대중에게 익숙하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선택지였다. 그래서 95만 명대의 관객 수는 실패 한 줄로 정리하기보다, 장르의 한계와 배우 조합의 힘이 함께 보인 결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이 영화가 시간이 지나 다시 언급될 때 눈에 띄는 부분도 바로 그 조합이다. 김수로의 생활형 코미디, 이제훈의 엘리트 퇴마사 이미지, 곽도원의 묵직한 얼굴이 한 화면에 놓이고, 강예원은 그 사이에서 사건을 굴러가게 만드는 현실 쪽 인물을 맡았다. 배우의 커리어를 볼 때도 의미가 있다. 강예원은 이후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친근한 얼굴과 감정 연기를 함께 보여줬는데, '점쟁이들'은 그 두 결이 이미 한 작품 안에서 섞여 있었던 영화다.

지금 다시 볼 때의 포인트

'점쟁이들'을 다시 볼 때 핵심은 공포의 세기보다 인물들의 반응이다. 이 영화는 무서운 장면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작품이라기보다, 이상한 사건 앞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딪히며 웃음을 만드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강예원의 찬영을 따라가면 영화의 리듬이 더 잘 보인다. 취재하러 들어온 사람이 점점 사건 한가운데로 밀려 들어가는 과정이 영화의 안내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강예원의 필모그래피를 넓게 보면 '점쟁이들'은 거창한 대표작으로만 묶기보다, 배우가 코미디와 장르물을 어떻게 함께 다룰 수 있는지 보여준 작품으로 남는다. 2016년 KBS 연기대상 여자 연작·단막극상 수상, 2015년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인기상 수상처럼 강예원은 정극과 예능 양쪽에서 이름을 남겼다. 그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점쟁이들'의 찬영은 그의 얼굴이 왜 여러 형식에서 통했는지 설명해 주는 초기 단서다.

다음에 확인할 지점은 작품 자체보다 강예원의 새 활동이다. 새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가 다시 장르물의 현실감을 맡을지, 혹은 예능에서 쌓은 친근함을 다른 방식의 인물로 바꿔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점쟁이들'은 2012년에 멈춘 영화지만, 그 안의 강예원은 지금의 필모그래피를 다시 읽게 만든다.

By 차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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