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11 (일)
스타트업

연내 IR 300회, 첫 투자 문턱 낮춘다…성패는 ‘전환율’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10월 1일 생애 첫 투자 유치를 원하는 기술창업자와 팁스 운영사를 연결하는 ‘도전의 IR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내 300회 이상 대면 IR을 열지만, 8월 투자 건수와 시리즈A 투자가 감소한 만큼 성패는 개최 횟수보다 실제 첫 투자 전환율에 달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10월 1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1에서 ‘도전의 IR 퍼스트 밋업’을 열고 생애 첫 투자 유치를 원하는 기술창업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도전의 IR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중기부와 142개 팁스(TIPS) 운영사는 연말까지 300회 이상의 대면 투자설명회(IR)를 열 계획이다. 8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액이 전월보다 늘었지만 투자 건수와 시리즈A 투자는 줄어든 상황에서, 이 사업의 성패는 만남의 횟수보다 첫 투자로 이어진 비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렸다.

창업자가 스타트업 피칭 행사에서 청중 앞에 서서 발표하는 모습
창업자가 투자자와 관계자 앞에서 사업을 설명하는 피칭 행사 모습. 국내 ‘도전의 IR’ 행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startup_mena / Flickr(CC BY 2.0)

투자 제안 500명 넘어…10월·11월 두 차례 운영사별 IR

도전의 IR은 기술과 사업계획은 갖췄지만 투자 네트워크나 정보가 부족한 창업자를 팁스 운영사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생애 첫 투자를 목표로 하는 창업기업 대표나 예비창업자다. 팁스는 민간 운영사가 유망 기술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면 정부가 연구개발과 사업화 자금을 연계하는 민관 협력 방식이다.

운영 경로는 세 갈래다. 각 팁스 운영사가 1대1 미팅이나 공개 피칭을 기획하는 ‘운영사별 IR’,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IR, 지역·분야별 IR이다. 운영사별 IR은 10월과 11월 두 차례 진행된다. 중기부 발표 시점인 10월 1일 기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투자 제안 완료자는 500명을 넘었다.

지역 경로에는 ‘5극 3특’ 권역별 웰컴투팁스와 대구·대전·광주·울산 4개 창업도시 IR이 포함된다. 분야 경로는 방산·미디어·해양·연구개발 등 부처별 창업지원 사업과 연결한다. 모두의 창업 1차 프로젝트의 일반·기술 트랙 2라운드 진출자 중 보육기관이 추천한 약 200명도 연계 IR에 참여한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에는 팁스 선정평가 때 가점 등 우대 혜택을 줄 계획이다.

투자액 17.4% 늘 때 투자 건수는 24.3% 감소

프로젝트가 겨냥한 문제는 최근 투자시장 수치에서 드러난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 자료를 인용한 매경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2026년 8월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105곳이 유치한 신규 투자액은 1조1526억원이었다. 7월 9821억원보다 17.4% 늘었다. 그러나 투자 건수는 같은 기간 140건에서 106건으로 24.3% 줄었다. 시장에 들어온 돈은 많아졌지만 투자를 받은 기회 자체는 좁아진 셈이다.

2026년 7월과 8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시장 주요 지표 비교
2026년 7월과 8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시장 주요 지표 비교
2026년 7월과 8월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시장 비교. 투자액은 17.4% 증가했지만 투자 건수는 24.3%, 시리즈A 건수는 54.5% 감소했다. 시리즈A 감소율은 공개된 건수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출처: 혁신의숲 2026년 8월 통계·매경이코노미.
2026년 7월·8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 지표
지표7월8월변화
신규 투자액9821억원1조1526억원17.4% 증가
투자 건수140건106건24.3% 감소
시리즈A 건수22건10건54.5% 감소
상위 3개 분야 투자액 비중74.3%87.5%13.2%포인트 상승

초기 투자에 해당하는 시리즈A 건수는 22건에서 10건으로 줄었다. 공개된 건수로 계산하면 감소율은 54.5%다. 반대로 시리즈B는 7건에서 15건으로 늘었고, 시리즈C·D 투자액은 724억원에서 297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미 기술력과 성장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기업에 더 큰 자금이 향한 것으로 읽힌다.

업종 쏠림도 커졌다. 인공지능·딥테크·블록체인, 제조·하드웨어, 커머스 등 상위 3개 분야가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7월 74.3%에서 8월 87.5%로 13.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딥테크·블록체인에만 4623억원이 들어가 전체의 40.1%를 차지했다. 투자금 상위 10건의 비중도 62.5%에서 70.5%로 높아졌다.

이 수치는 한 달간 집계이므로 장기 추세로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혁신의숲은 민간 플랫폼 집계여서 공식 벤처투자 통계와 범위가 다를 수 있다. 다만 첫 투자 희망자가 마주한 현실을 보여주는 보조지표로는 의미가 있다. 총투자액만 보면 회복처럼 보이지만, 초기 단계 기업이 투자자를 만날 기회와 실제 자금 배분은 별개일 수 있기 때문이다.

‘300회 개최’ 다음은 첫 투자 전환율

도전의 IR은 투자자 접근성이 낮은 창업자를 기존 팁스 네트워크에 진입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운영사별·지역별·분야별 경로를 병행하면 수도권의 특정 업종에 만남이 몰리는 문제를 줄일 여지가 있다. 공개 플랫폼을 통해 창업자가 직접 제안할 수 있게 한 것도 폐쇄적인 소개 중심 네트워크를 넓히는 장치다.

하지만 300회라는 개최 횟수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창업자가 여러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상담이 곧 투자심사나 투자 집행을 뜻하지도 않는다. 행사 수는 정부가 제공한 활동량을 보여주지만 창업자가 얻은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성과를 확인하려면 단계별 전환율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투자 제안자 가운데 실제 IR에 선발된 비율, IR 이후 투자심사에 들어간 비율, 첫 투자를 받은 기업 수와 투자액, 신청부터 투자까지 걸린 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 지역·업종·창업 연차별 수치를 나누면 기회가 특정 권역이나 인기 분야에 다시 집중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팁스 우대가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도 후속 점검 대상이다. 첫 투자 유치 기업 가운데 팁스 선정평가에 진입한 수,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한 비율, 1년 뒤 후속 투자와 고용 변화까지 추적하면 단순 행사 사업과 성장 지원 사업을 구분할 수 있다. 반대로 투자로 이어지지 않은 기업에는 투자자의 거절 사유를 표준화해 피드백하고, 사업모델 보완이나 다른 운영사와의 재매칭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중기부는 공식 발표에서 투자 성공 기업에 팁스 선정평가 가점 등 우대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첫 투자 이후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가점의 구체적 적용 방식과 첫 투자 성과의 공개 주기는 발표문에 담기지 않았다. 사업이 연말에 300회 개최 목표를 채운 뒤에도 투자 전환과 지역·분야별 분포를 공개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첫 투자 시장이 좁아질수록 창업자에게는 한 번의 만남도 중요해진다. 도전의 IR이 ‘누구를 어떻게 만나야 할지 모르는’ 문제를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는 있다. 다음 과제는 만남을 심사로, 심사를 실제 투자로 바꾸는 과정의 데이터를 남기는 일이다. 연말 성적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는 300회가 아니라 첫 투자에 성공한 기업 수와 전환율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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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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