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 특사경 추진…기업은 예방 체계도 점검해야
정부가 10월 19일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제76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기술유출 특별사법경찰 권한 도입과 범죄수익 환수 확대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주요 과제를 관련 법 개정안에 담아 이달 중 발의를 추진하고, 연내 발표를 목표로 준비하는 제6차 산업기술보호 종합계획에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10월 19일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제76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기술유출 특별사법경찰 권한 도입과 범죄수익 환수 확대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주요 과제를 관련 법 개정안에 담아 이달 중 발의를 추진하고, 연내 발표를 목표로 준비하는 제6차 산업기술보호 종합계획에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업이 이번 발표를 읽을 때는 앞으로 바꾸겠다는 제도와 이미 지켜야 하는 보호조치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수사·처벌 강화를 기다리는 동안 기술 관리가 저절로 강화되는 것은 아니며, 적발 통계의 변화만으로 유출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특사경 도입은 추진 과제…발표 즉시 시행은 아니다
산업부 보도자료는 특별사법경찰 권한 도입을 정책부처와 조사·수사기관의 협력을 강화하는 과제로 제시했다. 범죄수익 몰수·추징 대상 확대와 기술개발 비용을 손해배상액에 반영하는 방안도 담겼다. 아주경제 역시 이날 보도에서 특사경 도입과 범죄수익 환수 확대가 추진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책 발표, 법안 발의, 국회 심의와 실제 시행은 구분되는 단계다. 이번 발표가 제시한 일정은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의 10월 중 발의 추진이다. 이를 곧바로 새 수사권이 가동됐거나 모든 사건의 배상액 계산 방식이 달라졌다는 뜻으로 소개하면 발표의 범위를 넘게 된다.
해외법인 매각·철수와 외국인의 국내 법인·단체를 통한 인수합병 등으로 심사 대상을 넓히는 방향도 제시됐다. 개별 거래가 앞으로 어떤 기준과 절차의 적용을 받을지는 후속 개정 내용에서 확인할 사안이다. 기업으로서는 거래 일정만이 아니라 관련 법안의 내용과 시행 시점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2024년 계획과 비교하면 집행 수단 구체화가 관건
기술보호 정책은 이번에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다. 산업부의 2024년 12월 27일 발표에서도 제5차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을 통해 기술 지정·관리, 수출·인수합병 심사, 수사·재판 전문성, 대학·중소기업 보안역량 강화를 다뤘다. 당시에도 특사경 필요성에 대한 관계부처 논의가 과제로 제시됐다.
과거 계획과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대책의 평가는 강한 표현보다 후속 제도가 얼마나 구체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정책·정보·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가 사건 대응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업에 필요한 지원이 함께 이어지는지가 확인할 지점이다. 계획에 있던 과제를 다시 언급한 사실과 제도 정비가 완료된 사실을 섞어서는 안 된다.
해외 유출 적발 19건, 전체 발생 규모와는 다르다
산업부는 이번 자료에서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 유출 건수를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 2024년 23건, 2025년 19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연도별 적발 건수이며 2026년 누적 실적을 뜻하지 않는다. 아래 영상과 표도 같은 범위의 수치만 비교했다.
지난해 수치가 전년보다 적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유출 전체가 같은 폭으로 줄었다거나 처벌 강화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적발 건수는 확인된 사건을 집계한 지표이지 모든 미탐지 사건이나 최종 유죄 판결을 포괄하는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 규모나 예방 효과를 논하려면 그에 맞는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 연도 | 적발 건수 |
|---|---|
| 2021년 | 22 |
| 2022년 | 20 |
| 2023년 | 23 |
| 2024년 | 23 |
| 2025년 | 19 |
새 제도와 별개로 기존 보호조치는 남아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산업기술보호법 제10조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관리하는 대상기관의 장에게 보호조치를 규정한다. 보호구역 설정·출입허가 또는 출입 시 휴대품 검사, 해당 기술을 취급하는 전문인력의 이직 관리와 비밀유지 등에 관한 계약 체결이 포함된다. 이 조항의 대상을 모든 기업의 모든 기술로 확대해 읽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기업 내부 점검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기술과 적용되는 보호체계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담당 부서가 어떤 자료와 인력을 관리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면 사후 제재 강화만으로 운영상의 빈틈을 메우기 어렵다. 이는 특정 기업에 새 의무가 확정됐다는 설명이 아니라 예방 체계와 제도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이 참고할 기존 지원 창구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사업 통합 공고’에는 기술보호 바우처, 손해액 산정 지원, 정책보험, 기술자료 임치, 유출방지 시스템 구축 등이 안내돼 있다. 다만 세부사업별 대상과 신청 방법이 달라 통합 공고를 봤다는 사실만으로 지원 자격이나 현재 접수 가능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는다.
인력 관리에는 기본권과 정보 처리의 경계도
이번 발표는 핵심 인재 이탈 대응을 다루면서 직업 선택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 소지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인센티브와 이직 여부 확인을 위한 정보 제공 등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를 근로자의 해외 이직 자체를 일괄 금지한다는 발표로 해석할 근거는 없다.
후속 방안에서는 보호할 기술의 범위와 인력 관리의 목적, 정보 공유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술보호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과 인력 이동을 무제한으로 통제해도 된다는 주장은 다르다. 기업의 보안 필요와 연구·업무 수행,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제도 설계의 평가 대상이다.
입법 진척과 현장 예방을 따로 점검해야
이번 대책의 의미는 기술보호를 사전 관리부터 수사·재판까지 연결하려는 데 있다. 앞으로는 개정안 발의와 심의, 종합계획 발표라는 정책 일정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하는 한편, 기존 보호조치와 취약 기업 지원이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발표의 강도와 예방·구제의 성과를 구분하는 것이 기술유출 대응을 평가하는 출발점이다.
참고 자료
- 기술유출 사각지대 없애고 일벌백계로 엄정 대응 — 산업통상부·정책브리핑(2026.10.19)
- 국가핵심기술 유출 방지 벽 높인다! — 산업통상부(2024.12.27)
-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제10조 국가핵심기술의 보호조치, 시행 2026.6.3
- 2026년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사업 통합 공고 — 중소벤처기업부·기업마당(2026.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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