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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13년 만에 낮 12시 라디오로 돌아온다

손석희의 12시 신설과 오승훈 과학 라디오까지, MBC 표준FM 낮 시간 개편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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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13년 만에 낮 12시 라디오로 돌아온다

손석희가 13년 만에 MBC 라디오 정규 진행자로 돌아온다. 새 프로그램 ‘손석희의 12시’는 오는 29일 MBC 표준FM 낮 시간대 개편의 중심에 놓인다. 익숙한 이름의 복귀이지만, 이번 선택은 단순한 향수 소환으로만 보기 어렵다. 아침 시사 라디오의 상징이던 진행자를 정오 시간대로 옮기고, 국내 정치 공방보다 국제 이슈와 사람 이야기에 무게를 두겠다는 점에서 MBC 라디오의 낮 시간대 색깔도 함께 달라진다.

아침 시사가 아닌 낮 12시,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손석희의 MBC 라디오 정규 진행은 2013년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떠난 뒤 처음이다. 그는 2000년부터 13년 동안 ‘시선집중’을 진행하며 아침 출근길 시사 라디오의 문법을 만든 인물로 꼽혀 왔다. 이후 JTBC로 옮겨 ‘뉴스룸’ 앵커와 보도 부문 책임자를 지냈고, 2024년에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로 친정에 먼저 돌아왔다. 이번 라디오 복귀가 더 크게 보이는 이유는 그래서다. 텔레비전 인터뷰 프로그램을 거친 뒤, 다시 매일 청취자와 만나는 라디오로 자리 잡는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새 프로그램은 정쟁을 따라가는 전통적인 정치 시사 프로그램과는 거리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뉴스, 세계 경제, 주요 인물 초대, 음악적 요소가 함께 들어가는 구성이다. 낮 12시는 아침 뉴스 소비가 한 차례 지나간 뒤 청취자가 다시 정보를 정리하는 시간대다. 손석희라는 이름을 이 시간에 배치하는 것은 빠른 논쟁보다 맥락을 듣고 싶은 청취자를 겨냥한 선택에 가깝다. 손석희가 2021년 MBC 라디오 출연 당시 “라디오는 늘 살아남는다”고 말했던 점도 이번 복귀와 겹쳐 읽힌다.

오승훈의 과학 프로그램까지, 낮 시간이 바뀐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오전 11시 5분부터 낮 12시까지 방송되는 ‘오승훈의 이과학 저과학’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과서식 지식 전달보다 생활 속 질문을 과학으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비 오는 날 특정 음식이 떠오르는 이유, 스마트폰 알고리즘이 취향을 읽는 방식, AI와 우주 개발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를 일상 언어로 설명하는 형식이다. 진행자인 오승훈 아나운서는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식을 과시하기보다 청취자가 끝까지 따라오게 만드는 진행이 관건인 자리다.

두 프로그램을 나란히 보면 MBC 표준FM의 의도는 비교적 분명하다. 오전 11시에는 과학을, 낮 12시에는 국제 이슈와 인물 이야기를 배치해 낮 시간대를 ‘가벼운 배경음’만의 시간으로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라디오가 영상 플랫폼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말의 밀도만 높이는 방식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 대신 청취자가 이동 중이거나 일하는 중에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 그리고 다시 듣고 싶은 진행자의 신뢰가 중요해졌다. 손석희와 오승훈의 배치는 그 지점을 겨냥한다.

첫 방송의 확인점은 진행자의 이름값보다 내용이다

관심은 결국 29일 첫 방송에서 확인된다. 손석희의 복귀가 성공하려면 ‘시선집중’의 기억을 반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낮 12시 청취자가 원하는 속도와 깊이를 찾아야 하고, 국제 이슈를 어렵지 않게 풀어낼 고정 코너와 초대석의 짜임도 필요하다. 바로 앞 시간대의 과학 프로그램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MBC 라디오의 낮 시간은 지금보다 선명한 색을 갖게 된다. 첫 주 방송에서 봐야 할 것은 화제성보다 더 기본적인 것, 매일 들을 이유가 생기는가다.

By 차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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