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번 돈 38억을 길거리에 쓴 이유
박동훈이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충무로 거리 미술관을 만든 이유를 공개한다.
200만 원으로 1인 회사를 시작해 연 매출 100억 원 규모의 광고회사로 키운 박동훈이 이번에는 돈을 번 이야기가 아니라, 그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를 꺼낸다. 24일 밤 9시 55분 방송되는 EBS 예능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박동훈 편의 중심은 충무로 광고계 성공담보다 그 이후의 선택에 가깝다. 그는 예고편에서 충무로 길거리 미술관 조성에 38억 원을 쏟아부은 인물로 소개됐다.
200만 원 창업보다 눈길 가는 38억의 쓰임
박동훈의 이력은 숫자만 놓고 봐도 극적이다. 1992년, 스물아홉 살에 회사를 세웠고 1인 기업은 직원 100여 명과 5층 사옥을 둔 광고회사로 커졌다. 광고업계에 처음 들어갔을 때 그는 디자이너가 만든 그림을 인쇄소로 옮기는 일부터 했고, 책상도 없는 자리에서 일을 배웠다. 직접 그린 그림을 대표 책상 위에 몰래 올려둔 일이 은행 로고 작업으로 이어졌고, 이후 대기업 광고 콘티 작업을 맡으며 독립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방송이 붙잡는 질문은 '어떻게 벌었나'에서 끝나지 않는다. 박동훈은 "평생 벌어온 돈을 지금은 길거리에 쓰고 있다"고 말한다. 쓰레기가 쌓였던 육교 아래 공간은 '둥지 미술관'으로 바뀌었고, 도로가 생긴 뒤 남은 자투리땅은 '사변삼각 미술관'이 됐다. 지금까지 충무로 곳곳에 만든 길거리 미술관은 7곳으로 알려졌다. 자기 땅도 아닌 곳에 사비를 들이는 이유를 묻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부자 탐방보다 한 사람의 돈 쓰는 방향을 들여다보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공담을 넘어 예능이 잡아야 할 지점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돈을 많이 번 사람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회차의 힘은 결국 숫자 뒤의 태도에서 나온다. 박동훈 편도 마찬가지다. 연 매출 100억 원, 직원 100여 명, 38억 원이라는 숫자는 시선을 끌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래 남지 않는다. 더 중요한 대목은 광고 콘티로 익힌 시선이 왜 거리 미술관으로 향했는지, 그리고 성공한 사업가가 왜 수익이 바로 돌아오지 않는 공공 공간에 시간을 쓰는지다.
방송에는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서 외할머니와 살던 어린 시절도 나온다. 그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앞집 대청마루에 있던 누룽지 국물을 떠와 외할머니와 나눠 먹었고, 어느 순간 대야 바닥에 밥알이 넉넉히 담겨 있던 기억을 떠올린다. "아주머니가 제가 가져가는 걸 알고 일부러 챙겨주신 것 같다"는 말은 박동훈이 왜 거리의 빈틈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지 설명하는 단서가 된다. 성공한 뒤의 기부나 선행담으로만 읽기보다, 어린 시절 받은 온기가 도시 공간을 바꾸는 방식으로 되돌아온 이야기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다음 확인점은 방송 속 실제 공간
이번 회차의 관전 포인트는 박동훈의 회사 성장 비법보다 충무로 곳곳의 공간이 화면에서 어떻게 보이느냐다. 예고편에는 과거 공연장이었던 장소를 자신만의 놀이터처럼 꾸민 공간도 등장하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바닥 장치를 알아본 서장훈에게 박동훈이 "눈썰미가 정말 좋다"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방송이 숫자의 크기보다 장소의 변화와 사람의 기억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박동훈 편은 '얼마를 벌었나'보다 '왜 그렇게 쓰나'를 묻는 회차로 남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