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에너지 위기,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 끊기며 정전 심화
에너지 수입의 60%를 베네수엘라에 의존해온 쿠바가 연료 공급 중단과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심각한 정전과 경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쿠바 경제가 에너지 공급 중단과 외화 부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쿠바에서는 전국적인 정전이 반복되고 있으며, 에너지 장관은 디젤 연료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에서는 하루 20~22시간 동안 정전이 지속되는 등 전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연료 부족으로 멈춘 관광산업과 전력망
에너지 부족은 쿠바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산업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쿠바를 방문한 캐나다 관광객은 511명에 그쳤는데, 이는 전년 동기 98,600명 대비 99.5%가 감소한 수치다. 캐나다 항공사인 에어캐나다가 쿠바 운항 중단을 발표한 배경에는 쿠바 공항에서 항공유를 판매하지 못한다는 공지가 있었던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력 공급 상황도 임계점에 도달했다. 지난 9월 27일 저녁 피크 시간대 쿠바의 필요 전력은 3,500메가와트였으나, 발전소의 실제 생산 가능량은 1,240메가와트에 불과했다. 약 1,810메가와트의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력청은 필요 전력의 50~60%를 차단하는 정전을 예고했다. 또한, 1988년부터 사용된 안토니오 기테라스 발전기는 설계 용량인 330메가와트에 못 미치는 200~210메가와트 수준의 전력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의존 구조와 후원국 부재의 여파
쿠바의 에너지 위기는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입 구조에서 기인한다. 쿠바는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필요하지만, 자체 생산량은 필요량의 약 40%인 4만 배럴 수준이다. 부족한 60%의 원유를 수입에 의존해 왔으며, 작년 한 해 수입된 원유의 61%는 베네수엘라산이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인력 지원과 원유 공급을 맞교환하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1월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와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공급망이 무너졌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조치와 더불어 쿠바로 향하는 석유 공급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 역시 쿠바행 석유 선적을 중단하며 쿠바의 원유 수급은 더욱 어려워졌다. 현재 쿠바의 화력 발전 설비 16곳 중 9곳이 노후화와 정비 문제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으며, 디젤 및 중유 발전기 역시 연료 부족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누적된 채무와 미국의 경제 제재 압박
경제적 자금난도 쿠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쿠바는 1980년대 중반부터 상업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파리 클럽 등 채권국으로부터 채무 감면 제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체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런던 법원에서는 1980년대 초반 빌린 채무와 관련해 쿠바 국립은행에 손해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쿠바의 에너지 위기에 대해 쿠바 지도부가 자원을 유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6월 쿠바 국영 석유 회사의 자산을 동결하고 국제 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시작으로, 광산, 건설, 군 연구소, 니켈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경제 제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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