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09 (금)
그린 모빌리티

전기차 충전기 54만기, 교통약자형은 3526기만 확인…민간 통계 ‘빈칸’

박해철 의원실이 2026년 10월 9일 공개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자료에서 전국 전기차 충전기 54만1567기 가운데 정부가 교통약자 편의기술 적용을 확인한 시설은 3526기로 나타났다. 민간 충전기의 접근성 정보가 없어 0.65%를 실제 전국 비율로 볼 수 없다는 점과 데이터 표준화 과제를 분석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8월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기 54만1567기 가운데 정부가 교통약자 편의기술 적용을 확인한 충전기는 3526기였다. 단순 비율은 0.65%다. 다만 민간 충전기의 접근성 여부가 집계되지 않아 이 숫자는 전국의 실제 설치 비율이 아니라 정부가 파악한 최소 범위에 가깝다.

주차장에 세워진 회색 전기차 충전기와 검은 충전 케이블
미국 국립공원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국내 교통약자형 충전기 현황과는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 GlacierNPS / Flickr(퍼블릭 도메인)

같은 3526기, 분모에 따라 37.27%와 0.65%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기후부가 직접 설치한 공공급속충전기는 9460기다. 이 가운데 조작부 높이와 케이블 사용성 등 교통약자 편의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된 충전기는 3526기로 37.27%다. 그러나 공공·민간, 급속·완속을 모두 합친 전국 충전기 54만1567기를 분모로 놓으면 동일한 3526기는 0.65%가 된다.

두 비율 가운데 어느 것도 전국의 정확한 교통약자형 충전기 점유율은 아니다. 37.27%는 기후부 직접 설치 공공급속충전기라는 제한된 집단의 비율이고, 0.65%는 접근성 정보가 없는 민간·완속 충전기까지 분모에 넣어 계산한 값이다. 민간 충전기 중 편의기술 적용 대수가 확인되지 않는 한 전국 비율의 분자와 분모가 같은 조사 범위를 갖지 못한다.

확인 범위에 따라 달라지는 교통약자형 전기차 충전기 비율
확인 범위에 따라 달라지는 교통약자형 전기차 충전기 비율

‘설치 대수’는 있는데 ‘쓸 수 있는지’는 모른다

공개 데이터의 불일치도 통계의 한계를 보여준다. 뉴스1은 한국환경공단이 공개한 자료에서 기후부 충전기 가운데 ‘편의제공’으로 표시된 충전기는 146기에 불과해 의원실 제출자료 3526기와 약 24배 차이가 난다고 보도했다. 하나는 시설의 실제 사양을 반영하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 입력 여부에 좌우된다면, 이용자는 충전소 검색 단계에서 접근 가능한 시설을 가려내기 어렵다.

접근성은 단순히 장애인 주차면을 그어 두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휠체어가 충전기까지 이동할 통로와 차량 옆 활동 공간, 앉은 자세에서도 닿는 화면과 카드 결제부, 무거운 급속충전 케이블을 다룰 수 있는 구조가 함께 필요하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안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촉각 정보도 실제 이용 가능성을 좌우한다.

기후부는 2019년부터 공공급속충전기 구매규격서에 교통약자 편의기술을 반영해 왔지만, 전국 공공·민간 시설에 공통 적용되는 세부 기준과 집계 체계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환경공단은 2026년 5월부터 2027년 1월까지 관련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이 없으면 사업자별로 ‘교통약자형’의 정의가 달라지고 설치 실적도 비교하기 어렵다.

서울 100기, 제주 241개소…지역 실험은 시작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중앙 기준보다 앞서 자체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의 2026년 주요업무보고에 따르면 시는 올해 조작부 높이를 낮추고 수어 영상을 지원하는 ‘동행 충전기’ 1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서울시는 2026년 전체 충전기 7034기를 새로 설치해 누적 8만8300기, 동시 충전 가능 차량 40만대 규모를 목표로 제시했다.

제주도는 장애인 주차면적, 충전기 높이, 충전기와 차량 사이 간격 등을 자체 기준으로 정해 2026년 9월 기준 241개소를 설치했거나 설치 중이라고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한 복수 매체가 전했다. 다만 서울의 100기와 제주의 241개소는 집계 단위가 각각 ‘충전기’와 ‘장소’라 단순 합산하거나 지역 성과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교통약자형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핵심 수치
항목수치해석
전국 전체 충전기54만1567기2026년 8월, 공공·민간 급속·완속 합계
기후부 직접 설치 공공급속9460기정부가 사양을 확인할 수 있는 범위
확인된 교통약자형3526기기후부 직접 설치분의 37.27%
전국 전체와 단순 비교0.65%민간 접근성 자료가 없어 실제 전국 비율 아님
서울 동행 충전기 계획100기2026년 설치 목표

11월 데이터 의무화, 접근성 항목도 넣어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 공개한 지침에 따르면 2026년 11월부터 충전시설 설치·운영자는 위치와 규모 등 설치정보를 전산망에 등록하고, 이용 상태와 요금, 고장 여부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야 한다. 충전기 운영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제도적 계기가 생기는 만큼 접근성 항목도 표준화해 함께 등록할 필요가 있다.

등록 항목에는 조작부 높이, 화면·결제부 접근 가능 여부, 케이블 보조장치, 주차면과 이동통로 규격, 음성·수어 안내 제공 여부를 구분해 넣을 수 있다. 현장 점검을 통과한 시설만 ‘교통약자형’으로 표시하고 지도 검색에서 조건별 필터를 제공해야 이용자가 헛걸음하지 않는다. 설치 이후 고장이나 주차면 점유로 기능을 잃은 경우까지 관리하려면 정기 점검 결과와 마지막 확인일도 공개해야 한다.

정부는 7일 발표한 녹색전환계획에서 2035년 신규 차량의 7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차량 보급 속도가 빨라질수록 충전 인프라는 대수뿐 아니라 누구나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정책 성과를 가른다. 교통약자형 충전기 비율조차 알 수 없는 상태를 먼저 해소해야 ‘모두의 녹색전환’이라는 목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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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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