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부작 70% 일본 촬영…‘메리 베리 러브’가 시험하는 한류 공동제작
한국과 일본 제작진이 함께 만든 ‘메리 베리 러브’가 2026년 10월 7일 일본 닛폰TV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10부작의 약 70%를 후쿠오카 노코노시마 일대에서 촬영하고 일본 지상파와 글로벌 OTT를 잇는 구조는, 완성작 수출을 넘어선 한류 공동제작의 시험대다.
한국과 일본 제작진이 함께 만든 로맨틱 코미디 ‘메리 베리 러브’가 2026년 10월 7일 일본 닛폰TV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지창욱과 이마다 미오가 주연한 이 작품은 10부작의 약 70%를 일본 후쿠오카 노코노시마 일대에서 촬영하고, 일본 지상파와 디즈니+를 함께 유통망으로 택했다. 완성된 한국 드라마를 해외에 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촬영·편성·온라인 유통을 현지 파트너와 나누는 한류 공동제작의 시험대다.

10부작의 70%를 일본에서 만들었다
일본 영상산업진흥기구(VIPO)의 지원 사례 자료에 따르면 자유로픽쳐스엔터테인먼트와 쇼치쿠촬영소는 2025년 9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후쿠오카 노코노시마를 중심으로 촬영했다. 10개 회차 전체 촬영분 가운데 일본 촬영 비중은 약 70%였다. 숙박과 교통, 촬영장 정비에는 현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포함됐다.
이 숫자는 작품의 국적을 단순히 주연 배우나 대사 언어로 나누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남자 주인공이 일본 섬으로 건너가 딸기 농부를 만난다는 설정 자체가 촬영지와 서사, 캐스팅을 한 묶음으로 설계한다. 한국 제작 역량에 일본의 지상파 편성망과 로케이션 인프라를 결합한 셈이다.

| 항목 | 확인된 내용 | 출처·기준 시점 |
|---|---|---|
| 전체 분량 | 10부작 | VIPO 지원 사례, 2026년 확인 |
| 일본 촬영 비중 | 약 70% | VIPO, 2025년 9월~2026년 1월 촬영 |
| 일본 지상파 | 닛폰TV 계열 28개 방송국과 TOS | 닛폰TV 공식 페이지, 2026년 10월 11일 확인 |
| 온라인 유통 | 디즈니+·TVer, 미국에서는 Hulu 페이지 확인 | 각 서비스 공식 페이지, 2026년 10월 11일 확인 |
지상파와 글로벌 OTT를 동시에 잡은 유통 설계
닛폰TV 공식 페이지는 이 작품이 계열 28개 방송국과 TOS에서 방영되고, 디즈니+로 스트리밍된다고 안내한다. TVer에서는 실시간 및 다시보기로 제공된다. 디즈니+ 공식 작품 페이지에는 1화가 등록됐고, 미국 Hulu 페이지에도 1개 시즌·1개 에피소드가 확인된다.
이 구조의 장점은 시장 진입 비용을 분산하는 데 있다. 일본 방송사는 현지 편성과 광고·홍보 접점을 제공하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국경 밖 유통을 맡는다. 한국 측은 배우와 제작 경험을, 일본 측은 현지 서사와 촬영·방송망을 보탠다. 다만 어느 회사가 지역별 판권과 2차 저작물 권리를 얼마나 보유하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디즈니+ 공개’나 ‘전국 방송’만으로 흥행을 단정할 수는 없다. 확인해야 할 지표는 일본 지상파 시청률, 회차별 온라인 시청 완료율, 해외 국가별 순위, 제작비 회수율, 후속 시즌이나 리메이크 권리의 귀속이다. 현재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되는 것은 유통 경로와 첫 회 공개 사실이지, 글로벌 시청 성과가 아니다.
한일 협업은 행사장에서 계약 단계로
작품 공개 시점은 한일 공동제작 논의가 실무로 이동하는 흐름과 겹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도쿄비즈니스센터는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한·일 콘텐츠 공동제작 위크 2026’을 열었다. 공식 행사안에는 정책 지원, 방송 공동제작, IP 확장, 제작위원회 방식, 현지 촬영 허가, 저작권·계약 상담이 각각 별도 세션으로 배치됐다.
행사 결과를 전한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포럼과 워크숍에는 연인원 800여 명이 참여했고, 한국 입주기업 15곳과 일본 기업 사이에 1대1 사업상담 134건이 진행됐다. 숫자는 관심이 커졌다는 신호지만 실제 계약 건수나 투자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상담이 공동기획과 제작, 배급 계약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공개돼야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전통적인 제작위원회 방식은 여러 기업이 투자와 권리를 나누기 때문에 위험 분산에는 유리하지만, 해외 파트너에게는 투자금 회수 순서와 권리 구조가 불투명하게 보일 수 있다. 공동제작 위크가 이 문제를 별도 워크숍 주제로 다룬 것도 협업의 병목이 창작 아이디어보다 계약과 회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한류의 다음 단계는 ‘얼마나 함께 소유하나’
‘메리 베리 러브’가 제시하는 변화는 현지 배우 한 명을 캐스팅하는 수준이 아니다. 촬영의 다수를 일본에서 수행하고, 일본 지상파와 글로벌 플랫폼을 동시에 엮었다. 콘텐츠가 성공하면 관광·지역 브랜드·음악·포맷 판매로 확장할 수 있지만, 그 부가가치가 어느 참여사와 지역에 돌아가는지는 권리 계약에 달렸다.
한국 콘텐츠 기업이 얻어야 할 성과도 단순 수출액보다 넓게 봐야 한다. 공동 소유한 IP의 비중, 후속작 우선권, 국가별 유통 데이터 접근권, 현지 제작 인력의 지속 고용, 촬영지 경제효과를 함께 측정해야 한다. 완성작 판매는 매출이 즉시 보이지만 공동제작은 장기 권리와 회수 구조를 보지 않으면 실익을 판단하기 어렵다.
첫 방송 나흘 만인 10월 11일 현재 작품의 흥행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10부작의 70%를 현지에서 만들고 일본 지상파와 글로벌 OTT를 함께 연결한 구조는 이미 확인됐다. 이 실험의 성패는 화제성보다 시청 데이터가 계약 당사자에게 얼마나 공유되는지, 그리고 다음 공동 IP로 이어질 수 있는 수익 배분 모델을 남기는지에 달려 있다.
참고 자료
- メリーベリーラブ|日本テレビ — 닛폰TV(2026년 10월 11일 확인)
- 日韓共同制作ドラマ「メリベリラブ」の日本における撮影事業 — 일본 영상산업진흥기구 VIPO(2026년 확인)
- Merry Berry Love | Watch Full Episodes — Disney+(2026년 10월 11일 확인)
- Watch Merry Berry Love Streaming Online — Hulu(2026년 10월 11일 확인)
- Ji Chang-wook Leads Historic CJ ENM and Nippon TV Premiere in Merry Berry Love — Tech Times(2026년 9월 2일)
- 한·일콘텐츠공동제작위크 2026 — 한국콘텐츠진흥원 도쿄비즈니스센터·일본 디지털콘텐츠협회(2026년 9월 29일~10월 2일)
- 한일 공동제작, 논의 넘어 실무로 — 아시아경제(2026년 10월 7일)
- [73호] FOCUS 1 | 한일 공동제작, 가능성과 구조적 과제 — 한류 조사연구 아카이브(2026년 10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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