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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2 (목)
글로벌 한류

한국어 대사 그대로 뉴욕 무대 올랐다…'벚꽃동산' 전석 매진 기록

LG아트센터가 제작한 연극 '벚꽃동산'이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현대 한국의 이야기로 재해석해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글로벌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어 대사 그대로 뉴욕 무대 올랐다…'벚꽃동산' 전석 매진 기록
실내에서 미소를 지으며 위를 응시하고 있는 여성. (사진=LG그룹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연기하는 연극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LG아트센터가 제작한 연극 '벚꽃동산'이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를 거쳐 마침내 세계 공연 예술의 중심지인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 무대에 올랐다.

LG그룹이 전한 이 여정에는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현대 한국의 이야기로 재해석해 국경을 넘은 과정과, 한국 공연 예술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이 담겨 있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한국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관객을 겨냥해 제작된 '문화 횡단적 각색'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러시아 고전을 21세기 한국 재벌가 이야기로…'문화 횡단적 각색'의 힘

연극 '벚꽃동산'은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를 바탕으로 한다. 원작은 아름다운 벚꽃으로 둘러싸인 귀족 가문의 영지가 빚 때문에 경매에 넘겨지는 과정을 다룬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성공한 상인 로파이는 벚꽃을 베어내고 별장 단지를 조성해 수익을 내자고 주장하지만, 가문의 지주인 라네프스카야는 추억이 깃든 벚꽃을 지키고자 하며 갈등이 발생한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모여 벚꽃동산의 매각 여부를 두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극의 핵심이다.

LG아트센터는 이 고전을 현대 한국 사회의 맥락으로 완전히 새롭게 썼다.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은 한국 사회가 19세기 러시아와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려는 열망과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한국의 특성을 반영해, 러시아의 시골 영지 주인을 한국의 재벌 3세 여성으로 설정했다. 이는 이야기가 국경을 넘으며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문화 횡단적 각색'의 사례로 꼽힌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칠인의 사무라이'가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으로 재탄생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무대 연출 역시 공간의 서사를 극대화했다. 무대 바닥을 끌어올려 지붕과 연결한 독특한 구조는 세대 간의 갈등과 집안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배우들은 1, 2층뿐만 아니라 지붕 위까지 동선을 활용하며, 전면 통유리로 구성된 저택 무대는 주인공 송도영 가족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관객의 관음을 자극한다. 계단으로 구성된 지붕을 오르내리는 배우들의 모습은 계급과 불안정함을 엿볼 수 있게 설계되었다.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 입성…자막 넘어선 '동물적 힘'

이번 뉴욕 공연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제작 과정에서 선박을 실은 배가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인해 통과하지 못하는 변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배는 묘지(Cape)를 돌아가는 먼 항로를 택해야 했고, 이로 인해 현장 설치(Set-up) 시간이 줄어드는 불안함을 견디며 무대를 준비했다.

뉴욕 관객들은 한국어 대사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공연장 상단에 설치된 4개의 전광판 자막이 이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자막보다 배우들의 에너지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관객은 자막을 보는 것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중간부터는 사실 자막을 보지 않았다"고 답할 정도로, 배우 10명이 만들어내는 속도감과 쫀쫀한 호흡이 자막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극의 흐름을 이해하게 만드는 '동물적인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공연이 열린 '파크 애비뉴 아모리'는 전통과 역사를 지닌 건물이면서도 동시대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사적으로 건립된 아모리(Armory)로서 국가적·주적·도시적 차원의 역사적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작품 속 인물들이 뉴욕을 언급하는 설정과 공간의 서사가 맞물리며 뉴욕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K-콘텐츠 열풍 넘어 공연 예술의 글로벌 표준으로

LG아트센터는 마곡 이전과 함께 '우리가 만든 작품을 글로벌하게 소개한다'는 미션을 수립했다. 이번 '벚꽃동산'은 그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프로듀서들에게 작품을 알리며 글로벌 무대를 겨냥해왔기에,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의 마이클(Michael) 관계자가 직접 공연을 보고 결정하는 등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작품 속 인물이 뉴욕에서 살다 돌아온 설정인 만큼, 뉴욕 공연은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다만 한국 공연 예술이 지속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언어의 장벽을 넘는 '1인치의 장벽'과 한국어 공연이 해외 관객에게 동일한 공감을 끌어내야 하는 '문화적 맥락'의 문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K-팝과 영화,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의 문법에 익숙해진 글로벌 관객들이 늘어나면서, 공연 예술 역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영상 속 관계자는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진 만큼, 관객들이 공연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제작 관계자는 "기획과 제작 단계부터 어떻게 글로벌 관객을 만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많이 깨지고 실패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무대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유니버설 랭귀지(Universal Language)'로서 어느 나라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출처: LG그룹 유튜브 「뉴욕을 사로잡은 한국의 벚꽃동산, 한국어 대사 그대로 뉴욕 무대에 오르기까지 | LG아트센터 벚꽃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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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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