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일 새 8.8% 급락…자사주 매수 종료 앞두고 '심리적 공포' 확산
코스피가 나흘 만에 8.8% 급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보다 가파른 금리 상승폭과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기업의 자사주 매수 종료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포가 커지며 향후 증시 향방에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
한국 증시가 최근 나흘 동안 8.8% 급락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25%가 빠지며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 특히 6월 22일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며 사실상 '급락장'의 영역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별한 경제 위기가 없는 상황에서 왜 유독 한국 증시만 이토록 무너지고 있는지, 그 이면에 숨겨진 다섯 가지 핵심 원인이 분석됐다.
미국보다 가파른 금리 상승폭, 한국 경제에 가해진 '직격탄'
박종훈의 지식한방이 분석한 코스피 하락의 첫 번째 원인은 금리다. 흔히 미국 금리 인상에 주목하지만, 정작 한국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미국보다 훨씬 크다. 지난해 9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의 수치를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금리는 2.94%에서 4.54%로 약 1.6%포인트 상승했다. 이를 상승률로 환산하면 무려 54%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금리는 4.2%에서 5.2%로 올랐으며, 상승률은 24% 수준에 그쳤다. 미국이 원래 높았던 상태에서 조금 더 높아진 것이라면, 한국은 낮은 상태에서 갑자기 왕창 오른 셈이다.
금리는 돈의 가격이자 모든 가치의 척도다. 금리가 낮았다가 갑자기 급등하면 가계와 기업이 느끼는 충격은 배가 된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달리 대출의 상당수가 변동금리 구조다. 미국은 30년 만기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에도 몇 달은 버틸 체력이 있지만, 한국은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소비가 즉각 줄어들고 기업의 투자 계획이 바로 위축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미국은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126%에 달하지만 한국은 그 절반도 안 되어 금리가 오를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5월부터 4%를 넘기며 5개월째 고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있다. 국민연금이 채권 대신 주식을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보유하면서 채권을 사줄 '손'이 줄어들었고, 이는 채권 금리를 밀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민연금이 채권에서 뺀 금액만 무려 56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펀드 내 채권 비중이 19.9%에서 16.6%로 줄어든 점, 그리고 개인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주식에 투자하면서 은행의 자금이 부족해져 전년 대비 46%나 늘어난 은행채 발행이 국채 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외국인 '224조 원' 매도…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자금 이탈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인은 수급의 붕괴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기록적인 자금 이탈이 관찰됐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규모는 224조 원에 달한다. 이는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역대 최대 매도액이었던 34조 원과 비교해도 무려 7배나 큰 규모다.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자금 유출이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 문제와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에 따른 변동성 등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요인도 향후 코스피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시장 내 유동성은 급격히 고갈됐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9월 한 달간 18.1조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며 시장을 떠났다. 수출은 9월 기준 1,20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수는 이미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8월 소매 판매 감소, 설비 투자(9.5% 감소), 실질 임금(0.3% 감소) 등 지표가 모두 뒷걸음질 치며 수출과 내수의 극심한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뒤늦게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시장의 금리 상승 기대감을 키운 점도 현재의 취약한 경제 체력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자사주 매수 종료 임박…"끝나기 전에 팔자" 심리적 공포
마지막 핵심 변수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수 종료 시점이다. 최근 코스피를 지탱해 온 유일한 매수 주체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수였다. 9월 한 달 동안에만 32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수가 이뤄지며 시장의 하락을 방어했다. 하지만 이 방어막이 곧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자사주 매수 종료 예정일로 거론되는 10월 18일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매수가 끝나기 전에 먼저 팔고 나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수로 주가를 떠받치던 힘이 빠지면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특히 자사주 매수가 10월 18일에 끝날지, 혹은 10월 25일까지 질질 끌릴지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투자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자사주 매수 종료 시점이 명확히 확정되거나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심리적 압박이 코스피의 반등을 가로막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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