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건설자원 공유로 65억원 절감…품질·물류가 관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현장에서 남은 자원을 다른 현장으로 연결하는 ‘건설자원 공유플랫폼’을 통해 약 65억원을 절감했다고 2026년 10월 20일 밝혔다. 이날 뉴시스가 전한 LH 집계는 정보 등록 현장 52곳, 자원 공유 16건이다. 폐기와 신규 구매를 함께 줄이는 방식이지만, 이 수치를 곧바로 재활용률이나 탄소감축량으로 읽을 수는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현장에서 남은 자원을 다른 현장으로 연결하는 ‘건설자원 공유플랫폼’을 통해 약 65억원을 절감했다고 2026년 10월 20일 밝혔다. 이날 뉴시스가 전한 LH 집계는 정보 등록 현장 52곳, 자원 공유 16건이다. 폐기와 신규 구매를 함께 줄이는 방식이지만, 이 수치를 곧바로 재활용률이나 탄소감축량으로 읽을 수는 없다.
이번 실적의 의미는 자재를 잘게 부숴 다시 원료로 만드는 공정 이전에,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의 사용처를 바꾼 데 있다. 공급 현장의 ‘남는 물량’과 수요 현장의 ‘필요 물량’은 같은 시점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플랫폼이 풀어야 할 문제도 단순한 게시판 확보를 넘어 품질·공정 일정·이동 비용을 맞추는 일이다.

52곳·16건, 서로 다른 단위의 실적
뉴시스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비스 도입 이후 토사 50만㎥, PE방호벽·PE드럼 2,348개, 가설펜스 731m, PC방호벽 50개 등이 다른 현장에서 활용됐다. 부피와 길이, 개수가 섞인 집계이므로 이를 한데 더해 총 재사용 물량이라고 표시하면 의미가 흐려진다. 품목별 수량을 각각 읽어야 한다.
등록 현장 수와 공유 건수도 분모와 분자가 일치하는 지표가 아니다. 한 현장에서 여러 자원을 올리거나 여러 차례 공유할 수 있으므로, 16을 52로 나눈 값을 거래 성사율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등록 품목 수와 유효 신청 건수, 실제 인도 완료 건수 등이 있어야 성사 과정을 평가할 수 있다.
약 65억원은 이번에 보도된 LH의 비용 절감 집계다. 확인한 공개 자료에서는 자재 구매비·폐기 처리비·운송비를 어떤 방식으로 반영했는지 보여 주는 상세 산식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플랫폼 운영비를 모두 뺀 순이익이나 향후 매년 반복될 절감액으로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 품목 | 물량 | 단위 |
|---|---|---|
| 토사 | 500,000 | ㎥ |
| PE방호벽·PE드럼 | 2,348 | 개 |
| 가설펜스 | 731 | m |
| PC방호벽 | 50 | 개 |
지난해 구축한 시스템…민간 현장도 대상
LH의 공식 구축 보도자료는 2025년 10월 28일자로 공개돼 있다. 당시 공사는 현장 반입 뒤 미사용되거나 다시 쓸 수 있는 자재의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현장과 자동 연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구축 발표일과 후속 보도가 설명한 실제 서비스 도입 시점은 구분해야 하며, 이번 실적 발표를 플랫폼의 첫 개통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공식 자료상 LH 현장뿐 아니라 민간 건설사 현장도 이용 대상이다. 다만 자재별·지구 여건별로 공유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다는 조건이 붙는다. ‘민간도 이용 가능’은 모든 물건을 아무 제한 없이 주고받을 수 있거나 품질이 일괄 보증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LH 기술혁신파트너몰의 현재 소개 화면은 토석정보·건설자재·현장비품·수방자재를 구분하고 있다. 기존 토석공유플랫폼 기능을 옮기고 가설자재 활용과 복지기관·임대아파트 기증까지 연결하는 구성이다. 공급자에게는 처분 대상인 물건이 다른 현장이나 기관에는 필요한 자산일 수 있다는 점을 운영 범위에 반영했다.
재사용 확대의 관문은 수량보다 품질 신뢰
자원이 등록됐다는 사실만으로 다음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규격과 상태, 사용 이력, 필요한 수량을 수요 현장이 확인해야 하고 인도·수령 책임도 정리돼야 한다. 이는 이번 발표에서 확인된 개별 사고나 결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 거래를 확대할 때 점검해야 할 실무 항목이다.
독립적인 비교 자료로 확인한 유럽연합 BUILD UP의 2024년 건설·해체폐기물 관리 프로토콜 소개는 재사용 제품과 재생재에 대한 신뢰를 핵심 과제로 둔다. 유해물질과 재사용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물류를 투명하게 관리하며 전 단계에서 품질을 관리하는 접근이다. 국내 플랫폼에 EU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자는 뜻이 아니라, 거래 성립과 품질 확인을 함께 보아야 한다는 참고 틀이다.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 역시 콘크리트를 파쇄해 도로 기층이나 채움재로 쓰는 것과 더 높은 품질의 콘크리트 원료로 되돌리는 것을 구별한다. 같은 ‘회수’라도 자원이 돌아가는 용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LH 실적 역시 어떤 물건이 어디에 다시 쓰였는지까지 확인할 때 재사용의 질을 판단할 수 있다.
절감액을 탄소량으로 바꾸려면 별도 검증
경제적 절감과 환경적 편익은 연결될 수 있지만 동일한 지표는 아니다. 새 제품 생산과 폐기 처리를 피한 효과가 있어도, 재사용을 위해 추가된 운송·세척·보수 과정의 부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 확인 자료에 없는 배출계수나 운송거리를 임의로 대입해 탄소감축량을 계산할 수 없는 이유다.
LH가 지난해 공식 발표에서 예로 든 미사용 보도블록 공유는 보내는 현장의 폐기 처리비와 받는 현장의 구매비를 줄이는 구조다. 그러나 이동 거리가 길거나 필요한 날짜가 어긋나면 거래의 실익이 달라질 수 있다. 등록 물량뿐 아니라 수요 시기와 인근 현장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맞추느냐가 확산의 관건이다.
다음 성과는 인도 완료와 반복 이용으로
향후에는 품목별 등록량·실제 인도량·미성사 사유를 나눠 공개하면 플랫폼의 역할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절감액도 산정 기준과 운송·검사 비용의 처리 방식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공개된 수치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과를 다른 현장으로 재현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이다.
거래가 끝난 뒤 같은 현장이 다시 참여하는지, 받는 곳에서 대체 구매가 실제로 줄었는지도 중요하다. 이번 집계는 남은 자재의 사용처를 연결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지만, 건설산업 전체의 순환 성과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자원 등록에서 적합성 확인, 인도와 사용 기록까지 이어지는 정보가 쌓여야 공유가 일회성 처분을 넘어 안정적인 자원 조달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참고 자료
-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설자원 공유플랫폼' 구축 — LH(2025년 10월 28일)
- 소개 > 건설자원 공유플랫폼 > LH 기술혁신파트너몰 — LH(2026년 10월 20일 확인)
- The EU Construction & Demolition Waste Management Protocol (2024 updated edition) — BUILD UP(2024년 10월 15일)
- Construction and demolition waste —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2026년 10월 20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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