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 검출과 감염은 다르다…병원 옮길 때 알릴 정보
질병관리청은 10월 16일 서울 엘타워에서 ‘다제내성균 통합관리’를 주제로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 포럼을 열었다.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유행,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요양병원 합동조사 등이 의제에 올랐다. 검사실의 균 확인, 진료실의 약 선택, 병동의 전파 차단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자는 논의다.
질병관리청은 10월 16일 서울 엘타워에서 ‘다제내성균 통합관리’를 주제로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 포럼을 열었다.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유행,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요양병원 합동조사 등이 의제에 올랐다. 검사실의 균 확인, 진료실의 약 선택, 병동의 전파 차단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자는 논의다.
환자와 가족에게 이 논의가 중요한 순간은 검사 결과를 들을 때와 병원을 옮길 때다. ‘CRE가 나왔다’는 말만으로 모두 같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다음 의료기관에 알릴 필요도 없다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치료 여부와 전파 예방은 서로 다른 판단이기 때문이다.

균이 있다는 것과 아프다는 것은 다르다
CRE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하나 이상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목을 말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장균과 폐렴막대균 등이 이 내성을 갖게 되면 CRE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 균 한 종의 이름도, 모든 항생제가 무조건 듣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
CDC는 감염을 일으키지 않은 채 몸 안이나 표면에 균을 지닌 상태를 ‘집락화’, 즉 보균 상태로 구분한다. 보균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실제 감염이 생기면 치료가 어렵고 환자 상태에 맞춘 판단이 필요하다. 검사 양성만 보고 항생제를 요구하거나, 증상이 없다고 처방약을 스스로 중단할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위험도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르다. CDC는 인공호흡기·요로 카테터·정맥 카테터를 사용하거나, 특정 항생제를 오래 쓰거나, 면역이 약해진 의료기관 환자를 주요 위험군으로 든다. 건강한 사람에게 CRE 감염이 흔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함께 제시한다. 균 이름만으로 모든 방문객에게 같은 위험을 부여하기보다 환자의 치료 환경을 봐야 한다.
| 구분 | 보균·집락화 | 감염 |
|---|---|---|
| 의미 | 균을 지녔으나 감염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 | 균이 감염을 일으킨 상태 |
| 항생제 판단 |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음 | 환자별 상태에 따라 의료진 판단 |
| 전원 때 정보 | 보균 여부·과거 양성 배양 이력 전달 | 감염 여부·배양 및 감수성 결과·치료 정보 전달 |
| 전파 예방 | 의료기관 안내에 따른 감염관리 필요 | |
검사·처방·감염관리는 함께 움직여야
질병청 포럼은 진단검사와 감시, 항생제 사용, 감염관리를 연계하는 방향을 논의했다. 이를 환자 관점에서 풀면 먼저 어떤 균과 내성이 확인됐는지 파악하고, 감염인지 보균인지 임상적으로 평가하며, 필요한 치료와 전파 예방을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검사 결과가 문서 속에만 남아 있으면 다음 단계의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항생제 적정사용은 무조건 적게 쓰자는 구호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CDC는 항생제 관리 활동을 의료진의 처방과 환자의 사용을 측정하고 개선하는 일로 설명한다. 감염에 적절한 약을 필요한 방식으로 쓰면서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약을 선택하거나 바꾸는 판단은 검사 결과와 환자 상태를 아는 의료진이 해야 한다.
전파 차단은 약물치료와 별도로 필요하다. CDC는 CRE가 오염된 손이나 의료기기를 통해 퍼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의료기관에는 손위생, 보호구, 환경 청소와 함께 상황에 맞는 접촉주의·격리 또는 강화된 보호조치를 권고한다. 일반 독자가 특정 병원의 격리 방식을 임의로 정하기보다 해당 기관의 안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병원이 바뀔 때 결과도 함께 전달해야
특히 병원 이동은 관리가 끊기기 쉬운 지점이다. CDC의 의료진 지침은 환자를 전원할 때 CRE 감염뿐 아니라 보균 여부와 다른 다제내성균 정보도 받는 의료기관에 알리도록 권고한다. 공개된 전달서 예시는 보균·양성 배양 이력과 현재 감염을 별도 칸으로 나누고, 가능하면 최신 배양·감수성 결과를 첨부하도록 했다. 이는 미국 지침의 권고이며 국내 모든 시설의 법적 의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내 포럼에서도 수도권 요양병원 CRE 합동조사 결과와 시설별 여건을 고려한 관리가 의제로 제시됐다.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거치는 현실에서는 한 병원이 검사와 관리를 잘하더라도 정보가 다음 기관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통합관리의 성과를 검사 건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6건 중 1건’의 분모는 한국 환자가 아니다
문제의 국제적 규모는 별도 통계로 볼 수 있다. WHO가 2025년 10월 13일 발표한 보고서는 2023년 전 세계의 실험실 확인 세균감염 가운데 약 6건 중 1건이 항생제 치료에 내성을 보였다고 추정했다. 로이터도 같은 날 이 결과와 책임 있는 항생제 사용의 필요성을 보도했다. 이번 국내 포럼에서 새로 집계한 수치는 아니다.
WHO 보고서는 혈류·요로·위장관 감염과 임균성 비뇨생식기 감염을 대상으로 감염 유형·균·항생제 조합별 내성 추정치를 제시했다. 2023년 자료를 제출한 나라는 104개국이었다. ‘6건 중 1건’은 이 같은 감염과 내성 감시의 맥락에서 읽어야 하며, 한국 입원환자 6명 중 1명이 CRE에 감염됐다는 의미로 바꿔 쓸 수 없다.

감시의 빈틈도 고려해야 한다. WHO는 2023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나라가 48%였고, 제출국 가운데서도 약 절반은 신뢰할 자료를 만들 체계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검사와 보고 역량이 다르면 관측되는 내성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국가별 숫자의 단순한 크기를 병원 안전성이나 개인의 감염 확률로 바로 환산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환자·가족은 해석보다 설명과 전달을 확인
환자와 가족이 확인할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번 결과가 증상을 일으킨 감염을 뜻하는지, 보균 확인인지, 현재 항생제의 목적은 무엇인지 의료진에게 물을 수 있다.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다면 균·내성 정보와 치료 경과가 받는 기관에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호자도 진료 기록을 대신 해석하기보다 설명과 전달 과정을 확인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
이번 포럼 개최만으로 병원 간 정보 연계 체계가 모두 완성됐거나 감염이 줄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공개 보도자료는 관리 방향과 논의 의제를 제시했으며, 전국 시설의 전원 정보 전달률이나 개입 후 감염 감소 효과를 제시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검사 결과가 필요한 담당자에게 얼마나 빨리 전달되고, 처방과 전파 예방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제내성균 관리는 환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의료진·검사실·감염관리팀의 협력과 시설 간 전달 체계가 기본이며, 환자와 가족은 그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안내를 따르는 참여자다. 치료가 필요한 감염을 놓치지 않으면서 보균을 곧바로 질병으로 낙인찍지 않는 것, 두 목표를 함께 지키는 것이 통합관리의 출발점이다.
참고 자료
- [10.16.행사시작(10시)이후] 2026년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 포럼 개최 — 질병관리청(2026.10.16)
- About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ales (CRE) — CDC(2025.12.17)
-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ales (CRE) Infection Control — CDC(2025.12.17)
- Sample Inter-Facility Infection Control Transfer Form — CDC(2024.12 개정)
- Global antibiotic resistance surveillance report 2025 — WHO(2025.10.13)
- WHO warns of widespread resistance to common antibiotics worldwide — WHO(2025.10.13)
- WHO warns of surging levels of antibiotic resistance — Reuters(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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