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68.56세…소득 격차는 8.13년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026년 10월 22일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에서 소득·지역별 건강수명 격차를 논의했다. 2023년 건강수명 68.56세와 기대수명 간 14.93년 차이, 소득 상·하위 20%의 8.13년 격차가 뜻하는 바를 공식 통계와 OECD 자료로 분석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026년 10월 22일 경주에서 열린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에서 소득·지역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2023년 통계에서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 차이는 8.13년으로 2013년보다 0.99년 커졌지만, 지역 상·하위 20%의 차이는 같은 기간 2.28년에서 2.03년으로 줄었다. 지역 격차의 축소만으로 건강 형평성이 개선됐다고 결론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오래 살지만 건강한 기간은 줄었다
질병관리청 수도권질병대응센터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통계집을 재정리한 자료를 보면 2023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49세, 건강수명은 68.56세였다. 두 지표의 차이는 14.93년이다. 기대수명은 태어난 사람이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기간이고, 건강수명은 질병이나 장애로 건강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해 산출한다.
2014년과 비교하면 방향이 엇갈린다. 기대수명은 81.80세에서 83.49세로 1.69년 늘었지만 건강수명은 70.10세에서 68.56세로 1.54년 줄었다. 그 결과 두 지표의 차이는 11.70년에서 14.93년으로 3.23년 확대됐다. 건강수명은 2020년 70.93세를 기록한 뒤 2021년 70.51세, 2022년 69.89세, 2023년 68.56세로 3년 연속 낮아졌다.
| 지표 | 시작 시점 | 2023년 | 변화 |
|---|---|---|---|
| 기대수명 | 81.80세(2014년) | 83.49세 | 1.69년 증가 |
| 건강수명 | 70.10세(2014년) | 68.56세 | 1.54년 감소 |
| 소득수준별 격차 | 7.14년(2013년) | 8.13년 | 0.99년 확대 |
| 지역별 격차 | 2.28년(2013년) | 2.03년 | 0.25년 축소 |
지역은 좁혀졌지만 소득 격차는 커졌다
지역별 격차는 상위 20% 지역과 하위 20% 지역의 건강수명 차이다. 2013년 2.28년에서 2016년 2.86년으로 커진 뒤 2018년 2.74년, 2023년 2.03년으로 축소됐다. 2023년 시·도별 건강수명은 세종이 70.08세로 가장 높았고 전남이 66.76세로 가장 낮았지만, 포럼에서 제시한 ‘2.03년’은 시·도 최고와 최저의 단순 차이가 아니라 상·하위 20% 집단의 차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소득수준별 격차는 반대 방향이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차이는 2013년 7.14년, 2016년 7.59년, 2018년 8.04년, 2023년 8.13년으로 확대됐다. 조사 시점이 띄엄띄엄 제시돼 매년 같은 속도로 벌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10년간 격차가 1년 가까이 늘어난 흐름은 분명하다.
성별 차이도 남아 있다. 2023년 건강수명은 여성이 70.57세, 남성이 66.36세로 4.21년 차이였다. 다만 여성은 기대수명도 더 길기 때문에 이 숫자만으로 어느 성별이 질병 부담을 더 오래 지는지 판단할 수 없다. 성별·소득·지역이라는 서로 다른 축을 합쳐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 통계 해석의 출발점이다.
검진부터 암 정보까지 격차가 누적된다
복지부가 포럼에서 공개한 발표 요약은 격차가 의료기관 문 앞에서만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소득 상위 20% 사이의 건강검진 수검률 격차는 최근 10년 동안 최대 19.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암 예방 정보를 찾아보는 비율도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 10.5%포인트 차이가 났다. 예방 정보를 얻고 검진을 받은 뒤 진단·치료·사후관리로 이어지는 경로마다 차이가 더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만성질환 사후관리 격차는 검진 수검률 격차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이는 모든 의료 단계에서 같은 크기의 불평등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어떤 단계에서 이탈이 커지는지 분리해 측정해야 지원 예산을 검진 접근성, 치료 지속성, 돌봄 가운데 어디에 우선 배치할지 결정할 수 있다.
OECD 평균 위 수명, 그 안의 경고
국가 간 비교에서는 한국의 수명이 길다는 강점이 확인된다. OECD의 ‘Health at a Glance 2025’에 따르면 한국의 기대수명은 83.5세로 OECD 평균보다 2.4년 길었다. 예방 가능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106명으로 OECD 평균 145명보다 낮았고, 치료 가능한 사망도 45명으로 평균 77명보다 낮았다.
그러나 생활과 접근성 지표에는 다른 신호가 있다. 한국 성인의 61%가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지 않아 OECD 평균 30%보다 높았고, 자신의 건강을 나쁘거나 매우 나쁘다고 평가한 비율도 11.3%로 OECD 평균 8.0%를 웃돌았다. 의료비 가운데 의무적 선지불 방식으로 보장되는 비율은 한국 60%, OECD 평균 75%였다. 국가 평균 기대수명만으로 개인의 건강한 삶과 경제적 접근성을 설명할 수 없는 배경이다.
2023년 통계가 2026년에 읽히는 이유
건강수명은 최신 연도 숫자라도 즉시 발표되지 않는다. 산출에 쓰이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는 작성 대상 연도의 다음 해에 구축되고, 퇴원손상심층조사 자료는 그보다 뒤에 공표돼 통계 연도와 발표 시점 사이에 약 2년의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2023년 수치는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최신 측정치이지만, 2024~2026년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는 실시간 지표는 아니다.
이 시차는 정책 평가의 한계이자 과제다. 2023년 이후 시작된 사업의 효과를 이 숫자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검진 수검률·지역 건강행태·사망 원인처럼 더 빨리 나오는 보조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건강수명 하나를 성과 지표로 쓰더라도 공표 시차와 산출 방식이 달라졌는지 확인해야 연도별 변화를 잘못 읽지 않는다.
개입은 가장 먼저 벌어지는 지점부터
복지부는 현재 90개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이 양육 안전지식과 산모 정신건강 등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양육환경 지표의 불평등을 약 18~20% 줄일 것으로 추정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임산부와 만 2세 미만 영유아 가정을 방문하는 방식이다. 이는 건강격차를 질병이 생긴 뒤의 치료비 문제로만 다루지 않고 생애 초기에 개입하려는 접근이다.
다만 포럼 발표는 정책 방향과 연구 결과를 공유한 단계다. 전국 확대의 구체적 일정과 예산, 건강수명 격차를 실제로 얼마나 줄일지에 대한 확정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향후에는 사업 참여율뿐 아니라 소득 하위 집단의 검진 격차, 지역별 지속관리율, 장기 건강 결과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같은 기준으로 공개해야 한다.
2023년 지표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오래 살지만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최근 줄었고, 사는 지역보다 소득에 따른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건강 형평성 정책의 성패는 전국 평균을 조금 끌어올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하위 집단의 출발선과 예방 기회를 얼마나 앞당기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참고 자료
-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이 나는 건강수명, 그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하다 — 보건복지부(2026년 10월 22일)
- 수도권역 만성질환 통계 알리미(제2권 제17호) — 질병관리청 수도권질병대응센터(2026년)
- Health at a Glance 2025: Korea — OECD(2025년)
- Inclusive and Sustainable Well-being in Korea — OECD(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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