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0일 만에 4만 돌파, 다큐 '어떻게 해야
조현병 환자 가족의 25년을 담은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가 국내 개봉 10일 만에 4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일본에서 4개 관으로 시작해 100개 이상의 상영관으로 확장됐던 다큐멘터리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가 한국에서도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7월 29일 국내 개봉 이후 10일 만인 7일 기준 누적 관객 4만 1200명을 돌파했다. 독립영화가 1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것조차 쉽지 않은 국내 극장가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개봉 전 예매 단계에서 이미 1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몰렸고, 개봉 5일 만에 2만 명, 6일 만에 3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전국 60여 개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상영 중이다.
현관문에 채워진 자물쇠, 25년의 기록
영화는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 친누나와 그를 돌본 부모의 25년을 담았다. 1983년 처음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 누나는 2008년이 되어서야 병원 치료를 시작했고, 2021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의사였던 부모는 병원 대신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우는 방식을 택했다. 남동생인 후지노 도모아키 감독은 이 닫힌 문 안에서 흘러간 가족의 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처음부터 영화화를 목적으로 만든 작품은 아니다. 감독은 조현병이라는 질환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사회적 편견과 무지로 인해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기록을 세상에 내놓았다.
관객층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예술영화 애호가나 정신건강 관련 종사자들이 주로 찾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극장을 찾는 이들은 가족 중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나 20~30대 젊은 여성 관객이 눈에 띄게 많다. 수입·배급을 맡은 엣나인필름 주희 이사는 일본 미니시어터의 노란 포스터를 보고 이 작품의 국내 소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모의 선택과 당시의 시대상
영화가 상영된 후 일본과 한국 관객 사이에서는 왜 부모가 발병 초기에 강제입원을 시키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딸을 집에 가두어 둔 부모의 선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후지노 도모아키 감독은 결론을 부모에게서만 찾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1980년대 당시의 정신의학 수준과 사회적 인식은 지금과 달랐다. 당시에는 강제입원이 인권 침해나 증상 악화를 초래할 위험이 컸고, 오히려 집에서 생활한 환자의 예후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감독이 만난 한 80대 정신과 의사는 영화를 본 뒤 "부모님의 판단이 맞았다.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감독은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개봉 결정 후 매일 밤 잠을 설칠 정도였고, 혀를 깨물어 입안에 상처가 날 만큼 긴장했다는 고백도 전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누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영화를 완성하게 한 동력이었다. 감독은 부모님이 직접 누나를 고쳐보려 노력했던 점과 가족들이 누나를 인간적으로 대우하며 집에서 머물게 했던 선택이 당시로서는 최선이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