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가전 보급률 29% 돌파 노린다…LG전자, '꽃무늬 냉장고'로 승부수
LG전자가 인도의 열악한 인프라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한 맞춤형 가전이 현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전과 저수압 문제를 해결한 세탁기와 채식 문화를 반영한 냉장고를 통해 인도 '국민 가전'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인도 가전 시장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다. 2024년 기준 인도의 냉장고 보급률은 49%, 세탁기 보급률은 29%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직 가전제품 없이 생활하는 환경이었다. LG전자는 이 거대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의 제품 개발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인도 국민 가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LG전자가 분석한 인도 시장의 핵심은 단순히 '낮은 소득'만이 아니었다. 현지 인프라는 한국의 70~80년대와 유사할 만큼 열악했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현대인들과 같았다. 잦은 단전과 단수, 낮은 수압, 그리고 세제가 잘 풀리지 않는 센물(경수) 등 생활 환경의 제약이 가전 구매를 가로막는 실질적인 장벽이었다. 특히 세탁기는 가족 모두를 위한 냉장고나 TV와 달리 '엄마의 노동'을 대체하는 제품으로 인식되어 구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영상 속 개발진은 "세탁기는 손이라는 대체제가 있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힘든지는 잘 모르고, 엄마만의 편애를 위한 제품이다 보니 항상 구매 후순위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단전·저수압 극복한 세탁기와 채식 문화 반영한 냉장고
LG전자는 '제로 베이스'에서 제품을 다시 설계했다. 인도의 특수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능(USP)을 제품에 직접 녹여냈다. 세탁기의 경우, 물이 부족한 환경을 고려해 사용자가 직접 물을 부어 사용할 수 있는 '수동 급수' 기능을 도입했다. 또한 수압이 낮아 작동이 어려운 환경을 위해 '저수압 솔루션'을 적용했으며, 정전으로 인해 세탁이 중단되어도 전원이 다시 들어오면 세탁 이후의 후반 과정을 다시 시작하는 '오토 리스타트' 기능을 탑재했다.
냉장고는 인도의 식문화를 정밀하게 반영했다. 채식 비중이 높은 현지 특성에 맞춰 야채칸 용량을 기존보다 23% 확대했다. 또한 우유 등 필수 유제품을 특화해 보관할 수 있는 모드를 추가했다. 주택 구조상 단열이 취약해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점을 고려해, 계절에 따라 냉장고 설정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도 기획했다. 이는 사용자가 매번 계절마다 온도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30% 성장을 위해 접근법을 바꿨다"…원가 절감의 기술
고기능을 담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은 치열한 내부 갈등과 조율의 연속이었다. 디자인과 스펙을 강조하는 부서와 원가 절감을 우선시하는 부서 간의 이견이 팽팽했다. 영상 속 개발진은 "처음에는 디자인 쪽에서 무조건 이 스펙이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고, 다른 쪽에서는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냐며 부정적으로 얘기했다"며 당시의 치열했던 상황을 전했다. LG전자는 기존 방식인 '5% 성장을 위한 개선'이 아닌, '30% 성장을 위한 근본적 접근'을 택했다. 목표치를 높게 잡자 아예 설계 단계부터 모든 부품을 재검토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구체적인 원가 절감 사례로는 '멀티덕트' 부품의 구조를 단순화해 크기를 90% 이상 줄인 것이 꼽힌다. 야채실의 경우 투명과 불투명을 반반 섞은 재질을 사용해 디자인 차별화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했다.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 역시 기존 제품을 그대로 쓰는 대신,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낮춘 신규 모델을 직접 개발해 적용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원가 절감 노력 덕분에 냉장고와 세탁기는 약 25만~30만 원대(현지 체감상 한 달 월급 수준)라는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현지 밀착형 디자인이 불러온 '꽃무늬 냉장고'의 완판 신화
제품의 성공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뒷받침됐다. 본사 주도로 제품을 결정해 현지로 보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상품화 단계부터 인도 현지 법인이 참여해 의견을 반영했다. 개발진은 "인도 국민 제품인데 인도 법인의 의견이 많이 담겨야 한다고 판단해 상품화 단계부터 법인을 인바이브(Invite)했다"고 밝혔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아이코닉함'을 강조한 전략이 적중했다. 화려한 패턴을 선호하는 인도 소비자들을 겨냥해 선보인 '골드 플라워 패턴' 냉장고는 현지에서 완판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영상에 따르면 현지 주택의 화려한 패턴들 사이에서 LG의 정제된 골드 플라워 패턴이 고급미를 드러내며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베트남이 GDP 3,000달러 시점에 가전 보급률이 급증했던 사례를 참고해, 인도 역시 2030년경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현재의 성공을 바탕으로 기능을 보강한 상위 그레이드 모델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저수압 환경에서도 잘 돌아간다", "LG 제품을 드디어 살 수 있게 됐다"는 피드백을 이끌어내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인 '국민 가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출처: LG그룹 유튜브 「인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꽃무늬 냉장고, 인도 가전 시장을 뒤바꾼 LG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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