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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18 (일)
사회·교육

"3초면 정답이 짠"…AI 안경 커닝에 흔들리는 국가시험 공정성

AI 안경을 활용한 대학 입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음성 명령 없이 터치만으로 정답을 확인하는 기술이 시험의 공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3초면 정답이 짠"…AI 안경 커닝에 흔들리는 국가시험 공정성
스튜디오에서 세 명의 출연자가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대학 입시 현장에서 AI 안경(스마트 글래스)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며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반 안경과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감독관의 눈을 피하기 쉽고, 음성 명령 없이도 단축 명령어를 통해 즉각적으로 정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언더스탠딩이 전한 이 취재 내용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시립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각각 발생했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 10일 대학 입학 시험에서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되었으며, 서울시립대에서의 사례는 10월 3일에 이미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최근 수시 논술 시험을 앞두고 일부 수험생들이 문제집을 미리 구매해 AI 안경의 작동 여부를 테스트하고 시험장에 들어온다는 정황까지 보도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툭 치면 3초 만에 정답"…음성 명령 없는 단축 기능의 위험성

AI 안경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사용자가 입을 열지 않고도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백종훈 기자가 직접 대여해 테스트한 중국 로키드(ROKID)사의 고사양 AI 안경은 약 100만 원 상당의 제품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나 오픈AI의 챗GPT(ChatGPT)를 즉각 사용할 수 있다.

백 기자는 고2 9월 모의평가 문제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안경 옆면을 가볍게 터치하는 단축 명령어를 설정하자, 별도의 음성 명령 없이도 안경이 정면의 문제를 인식해 화면에 풀이 과정과 정답을 띄웠다. 특히 '해설을 생략하고 정답만 알려달라'는 조건을 미리 설정해두자, 고난도 문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제가 불과 3초 만에 해결됐다. 사용자가 안경을 쓴 채 문제를 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어, 옆에서 지켜보는 감독관이 부정행위 여부를 알아차리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기능은 설계 단계부터 악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통상적인 AI 기기들은 음성이나 터치로 일일이 명령을 내려야 하지만, 고사양 글래스는 사전에 상세한 지시어를 지정해 단축키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변 소음은 무시하고 정면에 보이는 문제를 무조건 풀어라'와 같은 구체적인 지시를 미리 설정해두면, 사용자는 그저 안경을 가볍게 치는 동작만으로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시험장에서 눈에 띄는 동작을 최소화하면서도 즉각적인 답안 확인을 가능하게 한다.

AI 모델 성능에 따른 정답률 차이…기술 격차가 만드는 새로운 불평등

실험 결과, 사용하는 AI 모델의 성능에 따라 정답률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고2 9월 모의평가 중 가장 난도가 높은 '30번 킬러 문항'의 경우, 무료 버전인 제미나이는 오답을 내놓았다. 이어 유료 버전인 제미나이와 챗GPT 역시 해당 문항을 맞히지 못했으나, 유료 버전의 클로드(Claude)는 정답을 맞혔다. 해당 문항은 풀이 과정만 두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초고난도 문항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적 격차가 시험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흔든다는 점이다. 고가의 고사양 AI 안경을 구입하고 유료 AI 모델을 구독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는 수험생이 부정행위의 도구로 활용할 경우, 시험의 결과가 실력이 아닌 '기술력과 자본력'에 의해 결정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 전 문제집을 사서 AI 안경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한 뒤 시험장에 들어오기도 한다는 정황이 전해졌다.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토익(TOEIC)이나 전기산업기사 등 다양한 자격증 시험에서도 스마트 글래스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포착되고 있어, 입시뿐만 아니라 국가 공인 시험 전반으로 위협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제대로 된 사양의 스마트 글래스가 보급되기 시작한 올해부터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파탐지기 도입 검토하지만…수능 앞둔 교육당국의 과제

교육당국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교육당국은 수능을 앞두고 감독관 교육을 강화하고, 매 교시 시험 시작 전 안경 착용 여부를 검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부정행위 기기 탐지를 위한 전파탐지기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전파탐지기 등 물리적 장비가 11월 19일 수능 전까지 모든 시험장에 완벽히 보급되거나 준비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촉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사양 AI 안경은 일반 안경과 외관상 구분이 거의 불가능해 육안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저가형 제품의 경우 카메라 홀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고사양 제품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식별이 어렵다.

AI 안경은 영어 원서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거나 관광지 정보를 안내하고, 연설 시 화면에 대본을 띄워주는 '프롬프터'로 활용되는 등 기술적 편의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상대방의 동의 없는 촬영이나 기업 기밀 유출 등 사생활 및 보안 문제도 새로운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의 편리함이 가져온 혁신이 시험의 공정성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충돌하면서, 제도적 대응과 기술적 방어 사이의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유튜브 「AI 안경으로 커닝하다 적발 파장...국가시험 구멍 ‘이대로 괜찮나‘(언더스탠딩 백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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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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